네트워크 풍경


사회적 경제 이야기 [17] - 커뮤니티케어 학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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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생협에서 바라보는 돌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나간 한해는 ‘다사다난’했던 한해로 기억되는 것 같다. 내게 있어서도 2019년은 많은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하게 하는 큰 변화의 시간들이었다. 생활협동조합, 협동조합, 돌봄, 자립, 사회적 경제 등등 스치듯 지나가던 단어들이 일상이 되어 나의 생각과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생활자립지원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포괄돌봄특별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커뮤니티 케어에 대해 정말 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음을 알았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원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도 돌봄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내/외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하고는 있지만, 사업을 구체화시키고 진행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커뮤니티케어 교육 ‘협동조합에서 바라보는 돌봄’은 시의적절한 교육이었고 돌봄의 방향성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고령화 시대, 1인 가구 증가, 저출산, 복지의 사각지대 등 많은 정보를 통해서 돌봄의 필요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몇 년 전부터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는 있으나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이나 사업은 미흡한 상태이며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한 단발적이고 개별적인 활동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돌봄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는 있으나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선출직 기관장들의 임기나 전임자의 정책 승계 여부 등 기본적인 한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돌봄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정책의 수립단계부터 참여하여 사업의 분야, 방향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관철시키는 활동들이​필요해 보인다. 또한 사회적경제 조직들도 분야별 개개의 조직들이 네트워킹을 통하여 조직의 강점은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상호 보완하는 방향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이번 교육을 통하여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 조직과 조직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는데 현재의 우리사회가 사회적 신뢰가 낮은 편이며 사회적 신뢰를 만들고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빨리빨리’와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보다 여유롭게, 긴 시간이 필요해도 천천히 신뢰를 구축하고 담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며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하는 사업과 단기에 마무리해야 하는 사업을 잘 구분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올해는 원주생협이 창립 31주년을 맞는 해이다. 31년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활동적이던 3,40대 조합원들은 60대의 노년층이 되어가고 있고 생산자분들도 얼굴의 주름과 거친 손마디가 지나간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이것이 원주생협이 돌봄에 대하여 고민하고 논의를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긴 역사가 돌봄 사업의 필요를 절실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진 못하고 있으며 이제부터 지역 내의 사회적 경제조직들과 연대하여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려고 한다. 돌봄사업을 진행하면서 재정적 부분이 많은 걸림돌로 작용하는데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야겠다. 우리의 사회적 필요를 설명하고 제안해서 함께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간다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돌봄을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돌봄의 필요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활동 방향을 설정해서 지역사회와 원주생협이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글 구경모 원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