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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 이야기 [17] - 커뮤니티케어 학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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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지속가능한 사회적 돌봄에 대하여~


사회복지에서는 클라이언트를 가리켜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스스로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사람. 사실, 우리는 누구나 혼자는 살 수 없는 존재이며 사회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살기 힘들다. 물론,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돌본다는 것은 무엇이며 잘 돌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혹자는 돌본다는 단어에 대해 강자가 약자를 돌본다는 의미 같다고 불편하다고 말한다. ‘돌봄’이 아니라 ‘섬김’이나 ‘모심’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모심’ ‘섬김’이라는 단어도 선뜻 쓰기가 어렵다. 우리가 과연 타인을 지속적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잘 섬기고 모시는 것이 가능할까? 글쎄, 나는 별로 그렇게 훌륭한 사람은 못되는 것 같다. 사실,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섬기고 모실 자신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돌봄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에너지와 자원의 일부를 타인과 공유하고 나누는 정도일 것 같다. 그러면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서로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10년 전에 비해 원주도 점점 더 소득 수준의 정도에 따라 구도심과 아파트 중심의 신도시 간의 부익부 빈익빈의 블럭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는 특히, 아이들을 돌보는 것에 좀 더 관심이 있다. 아이들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의․식․주, 교육, 정서지원 등이 필요하다. 이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많이 부족하게 되면 잘 성장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결핍과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인 돌봄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복지사로 일할 때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과 양육자들을 많이 만났다. 아이의 분유 값이 없다며 돈을 꾸어 술을 사 먹는 아버지, 생활비로 인스턴트 음식만 사 먹는 당뇨가 심한 젊은 어머니, 3명의 아이들을 양육할 수 없어 장애를 가진 셋째는 시설로 보낸 어머니, 선천적 장애를 가진 손녀를 돈이 없어 병원에도 잘 못 데려가고 손주가 좋아하는 고기를 못 사줘서 속상하다는 조모 등이 생각이 난다.

그 당시 나는 자원과 교육을 제공해도 이들이 사회복지사가 생각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과 처리해야 할 너무 많은 행정서류 등의 작업으로 인해 점점 몸과 마음이 지쳐갔던 것 같다. 

이들의 삶이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원과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것을 가능하게하기 위해서는 관중심의 행정적인 돌봄이 아니라 마을 단위의 돌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정적 절차는 최소한으로 하고 관리는 실무자와의 간담회를 통해 직접 이들의 이야기와 고충을 들어 행정에 반영하면 좋겠다.

그리고 돌보는 사람들이 간과해서 안 될 것은, 사람은 누구나 다 각자 자기 인생에서는 제일 전문가라는 것이다. 타인은 그저 타인일 뿐. 그래서 반드시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들의 삶을 존중해야 한다. 타인은 그저 도움의 선택지를 제시할 뿐, 자기 자신이 그것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사회복지사의 말대로 다 하지 않고 각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니 우리가 다 책임질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들이 어떤 것을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며 그것에는 반드시 그만한 이유와 사연이 있다. 우리는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이웃으로 동반자로 있을 때 모두가 행복한 지속가능한 사회적 돌봄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글 윤은주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