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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협동조합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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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원주고등학교 학교협동조합 이사장 김정래입니다.

처음 스토리그래픽에서 취재를 오셨을 때 떨렸던 마음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1주년이라는 말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어느날 친구가 스토리그래픽 매거진을 들고와서 제가 나온 모습을 보여주어 당황했습니다. 이걸 볼 줄이야. 생각치도 못해 멋쩍은 미소만 보여주고 있었는데 친구가 부럽다는 말을 건넸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라는 기로에서 자신에게 맞는 꿈을 찾지 못해 고민을 하는 친구였습니다. 중학교 때 자사고에 진학하려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원주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이 저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과연 자사고에 갔었다면 내가 하고 싶을 찾았을 까?'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협동조합은 저에게 굉장히 큰 존재이고 이미 제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스토리그래픽이 다녀간 후 소쿱놀이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 매점과 갈등이 있어 한동안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짧지만 그동안 운영했던 모습을 돌아보면서 문제점들을 찾아내어 보완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7월에는 1년의 노력 끝에 드디어 사업자등록을 마쳤습니다. 이전에는 임시영업의 홍보차원에서 진행해 여러 제약이 있었지만 정식영업을 8월 학교 개학 때 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외에도 학교협동조합연합회 활동을 통해 많은 학교협동조합들을 만나고 지속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사실 더 많은 활동과 에피소드들이 더 있지만 고3이다 보니 아쉽게도 모두 참여하지 못해 전해드리지 못하네요.

올해가 지나면 저는 대학생이 되고 지금의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아직 이사장의 임기가 남아있어 매 달마다 소쿱놀이를 방문할 생각이지만 지금만큼 신경을 써주지 못하고 후년에는 제 이사장 임기가 끝남과 동시에 소쿱놀이 담당선생님이 전근을 가십니다. 이 때문에 한 가지 걱정이 있어요. 과연 잘 유지가 될까? 물론 원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 계시는 선생님들이 있어 큰 걱정은 안 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입니다. 이러한 걱정을 가진 일부 학교협동조합들도 있었어요. 학교라는 환경 특성상 구성원이 자주 바뀌고 관심을 가지는 선생님이 안 계신다면 학생들만의 힘으로 이끌어가야 하는데 아직은 그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학교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학생이 이사나 이사장직을 맡을 경우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동의 구하는 절차를 4~5번 정도 하는데 그로 인해 시간 허비가 너무 많고 부모님은 자녀를 믿고 동의를 해주면 되는건가? 하고 불안해 하십니다. 아직 국내 협동조합이 걸음마 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면 여러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런 글을 처음 써봐서 굉장히 어색하고 떨리지만 그동안 제가 걸어온 협동조합의 길을 돌아보는 그런 시간을 또 가져볼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스토리그래픽처럼 사회적경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알려주는 매거진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지막으로 가끔 학교가는 버스에서 스토리그래픽을 읽을 때가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읽고 싶어요. 스토리그래픽 1주년 축하드립니다!!!

 

. 김정래 학교협동조합 소쿱놀이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