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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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3,421 | |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귀한 선물, 21세기 최고의 신물질, 천년의 빛이라 불리는 옻. 그런 옻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곳이 원주다.” 옻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옻이 올라 온몸이 붓고 가렵고 고통스럽다는 것이 떠오른다. 하지만 오늘날 옻은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귀한 선물, 21세기 최고의 신물질, 천년의 빛 등 옻을 향한 구애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런 옻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곳이 바로 원주다. 신라의 여러 고분에서 출토된 각종 칠기류와 천마총의 천마도 등을 비롯 백제 무녕왕릉에서 출토된 두침(頭枕), 족좌(足座) 등에서 고대부터 옻을 이용해 왔음을 엿볼 수 있다. 통일신라 시대에는 칠전(漆典)이라는 관직을 두고 옻의 채취와 기물의 칠에 관한 업무를 맡아오기도 했다. 고려시대 나전칠기는 상감청자와 함께 고려의 귀족문화를 대표하는 것으로 나전칠기에 소요되는 옻을 충당하기 위해 국가에서 적극적인 시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칠기 사용은 왕실과 귀족 및 승려 계층에 국한된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지나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옻칠이 훨씬 대중화됐고 옻나무 식재가 국가적으로 장려되는 등 지방관청의 엄격한 감시 속에서 보호됐다. 광복 전까지 우리나라 주재배지는 원주를 비롯한 평북 태천과 함남 신흥, 경남 함양, 충북 옥천 등이었다. 아직도 집단적으로 식재되고 채칠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은 원주와 횡성 일대다. 세계 최고의 품질과 명성 원주 옻 나전칠기 명인 고(故) 일사(一沙) 김봉룡(1902~1994) 선생과 그의 후계자 이형만(1946~) 선생을 비롯해 수많은 옻 장인들이 천년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원주옻. 원주옻의 우수성은 1987년 (사)일본칠공협회에서 발간한 간행물 ‘일본칠공(日本漆工)’에 품질이 우수한 옻칠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원주가 소개돼 있을 정도로 품질의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양적인 면에서도 원주는 국내 최대의 옻나무 주산단지다. 원주는 조선초기부터 옻나무가 재배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에서 옻나무 증식 10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원주시 판부면에 옻나무 재배 시험지를 설치해 150만 그루의 옻나무를 식재했다고 전해진다. 1960년대에는 원주칠정제연구소가 운영돼 인간문화재 제10호 나전칠기장 일사 김봉룡(1902~1994) 선생 등 칠기기능 보유자들이 원주로 이주했다. 한국산 옻액이 최고의 품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이유는 옻산의 함량이 일본산이나 중국산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옻산의 농도는 옻칠의 품질을 좌우한다고 알려져 있다. 옻산의 농도가 높으면 칠을 할 경우 도막(塗膜)이 두껍게 생기고, 투명성이나 광도가 좋기 때문에 옻칠 산업이 발달된 일본에서조차 한국산 옻을 최고로 여긴다. 원주에서 생산되는 옻은 타지역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다고 널리 알려져 왔으며 실제로 1939년에 실시한 성분분석 결과를 보면 원주산 중급옻칠의 경우 옻칠의 품질을 좌우하는 옻산(Urushiol)함량이 72.5%로 타 지역의 옻칠에 비해 많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도 값싼 중국산 옻칠로 인해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되자 식용 또는 약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옻나무를 무자비하게 베어냈다. 이로 인해 옻나무 자원뿐 만 아니라 옻칠 채취량도 급격하게 줄어든다. 원주시는 원주산 옻칠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옻나무 재배 및 채취, 정제, 공예품 제작, 옻칠 관련연구 등 전 분야의 관련인들이 참여하는 ‘원주옻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동양에서는 4,000년 전부터 칠기문화가 발전했고 옻은 단순한 생활용품 외에 각종 예술품, 금속이나 목공도장용, 칠기류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목판 중 옻칠을 한 32%의 목판은 다른 목판과 달리 거의 완벽한 보존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옻칠의 우수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신이 내린 물질로도 불리는 옻. 그 중심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원주옻이 있다. 그 원주옻을 만나러 떠나본다.
원주시 봉산동 역사박물관 2층에 오르면 인간문화재 제10호 나전칠기장 일사 김봉룡 선생의 치열했던 삶과 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김봉룡 선생의 작품과 선생의 유족들로부터 기증받은 2,180점의 나전도안을 비로 백골도안, 작품제작 재료 및 도구 중에서 선별된 주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선생은 나전칠기의 고장인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나전칠기에 입문, 우리나라 근·현대 나전칠기 공예의 거장으로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칠공예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1968년 칠과 원목의 생산지인 원주에 이주, 정착해 당초문을 조선시대보다 한층 더 발전시켰다. 한 시대를 이끌었던 인물답게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 개척하기에 주저함이 없었고 전통적인 장인에 머물지 않고 근대적인 작가정신을 가진 독립적인 작가의 모습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김봉룡 선생은 1919년 통영에서 처음 나전칠기 기법을 배울 때까지는 우리 기구와 도구로 순수 우리 기법의 줄음질과 끊음질을 배웠다. 그러나 1920년 일본에 다녀오면서 시계방에서 사용하는 금속세공용 손잡이 톱의 사용법을 익혀 이것으로 자개를 오리는 데 활용함으로써 주름질기법에 큰 발전을 이룩했다. 즉, 그간의 전통 나전칠기 기법은 선이 거칠고 투박하며 문양도 사군자(四君子)·십장생(十長生)·당초문(唐草文) 일색으로 거의 빈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김봉룡 선생의 나전칠기 기법은 간결하며 대담하리만큼 빈 공간이 많고 당초문양의 잎새 엉클어짐은 가히 천하일품이라 할 정도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2009년 10월 옛 평생교육정보관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원주옻문화센터에서는 원주옻 전통문화체험행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원주옻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 및 시연회를 통해 원주옻의 우수성 및 옻칠기제품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옻칠공예의 저변확대 및 원주옻 전통문화에 대한 시민들 인식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옻칠액 채취 체험을 비롯해 옻칠공예품 및 체험행사용품 판매를 하고 있다. 원주옻문화센터에는 나전장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보유자 이형만 선생과 칠화 공예작가 양유전 선생, 나전 공예작가 설명돌 선생, 목칠 공예작가 김영복 선생, 나전칠기장 강원도무형문화재 제13호 보유자 박귀래 선생, 칠장 강원도무형문화재 제12호 보유자 김상수 선생, 생칠장 강원도무형문화재 제17호 보유자 이돈호 선생, 옻칠 공예작가 오삼록 선생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원주옻문화센터에서는 나전칠기 중급반을 비롯 나전칠기 초급반, 목칠기 주간반, 칠화칠기 초급반을 운영한다.
원주 옻칠기공예관은 5,206㎡(1,575평)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건축돼 1층에는 전시실과 판매장, 2층에는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전시실에는 한국옻칠공예대전 수상작품 및 옻칠기 제품이 전시돼 있어 옻칠 장인들의 혼이 담긴 작품을 감상한 뒤 2층으로 올라가 옻칠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1층에서는 원주산 옻으로 만든 부부잔, 물컵, 반상기 등 각종 생활칠기도 판매한다. 원주 옻칠기공예관에서는 옻칠기 공예품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세계적인 옻칠 명장의 신비로운 작품 감상 “1만년의 보존능력 옻칠작품은 지구상에서 원주옻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2013년 10월 상지영서대 전통산업진흥센터 내 칠예관 개관식에서 세계적 옻칠명장 전용복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옻은 만년의 신비를 가지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그 어떤 물질보다 오래도록 생명력을 유지하고 자연친화적”이라며 “이런 경이로운 물질의 최고가 바로 원주옻”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원주 땅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세계 최고 수준의 전통문화를 만들어 내겠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의 대표 명품 브랜드는 바로 원주옻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또 “전시관과 연구소 개관을 통해 원주옻의 가치와 옻의 비전을 가르치고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후진 양성과 함께 지역의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옻칠예가 전용복(64) 선생은 2010년까지 일본에서 23년간 활동하면서 세계 최대 옻칠 건축물이며 일본 유형문화재인 ‘메구로가조엔’의 실내 장식 복원을 일본인 장인 3,000여 명을 제치고 따낸 후 3년에 걸쳐 성공적으로 복원해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또 메구로가조엔에 세계 유일의 옻칠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을 비롯 8억 4,000만 원을 호가하는 옻칠시계, 옻칠악기 등을 제작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상지영서대 전통산업진흥센터 1층 칠예관에 가면 세계적 옻칠명장 전용복 교수의 화려하고 신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봄나물의 제왕 옻순을 맛볼 수 있는 한마당 잔치 열려” 오는 4월 29일부터는 천천히 먹고 쉬는 작은 축제 ‘2017 원주 옻순한마당잔치’에서 옻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4월 29일~30일까지 이틀 동안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옻칠기공예관 마당에서 열리는 이번 한마당 잔치는 옻순 음식 맛보기는 물론 옻칠 및 나전에 관한 체험행사 등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옻순 음식에는 옻순 튀김을 비롯 옻순 부침개, 옻순 비빔밥, 옻닭이 준비된다. 또 옻칠 및 나전 등에 대한 간단한 체험과 원주에서 활동 중인 옻 장인들의 시연도 볼 수 있다. 치악산으로 이어지는 철쭉길과 황장목소나무숲길, 수레너미길, 전나무숲을 걸을 수 있도 있다. 특히 옻칠기공예관에서 원주 장인들이 만든 옻칠기제품 20% 할인 판매라도 마련돼 평소 쉽게 구입할 수 없는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한마당잔치는 원주옻순한마당잔치 축제위원회가 주최한다. 문의 : 010-5361-4881 원주 역사박물관 2층 일사 김봉룡실 원주시 봉산로 134 Tel. 033-737-4371 원주 옻문화센터 원주시 봉산로 20(구)평생교육정보관 옻문화센터 Tel. 033-745-0160 원주 옻칠기공예관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710-8번지 치악산구룡사 진입로 입구 Tel. 033-732-5726 칠예관 원주시 상지대길 84 상지영서대학교 내 원주전통산업진흥센터 1층 Tel. 033-734-5705 글. 원상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