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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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1,200 | |
말은 시대와 공간을 담는 그릇 언택트 서비스, 뉴 노멀, 롱폼, 소프트 파워, 로컬 페어 트레이드. 지난 한 해 동안 들을 수 있었던 새로운 용어들이다. 영단어 의미를 조합하여 대략 어떤 의미일지 추측할 수 있으나, 대부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만들어진 사회·경제 용어들이기 때문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을 통해 새로 유입된 외국 용어를 대체할 다듬은 말을 제공해 왔다. 이에 따라 첫 문장의 단어들은 비대면 서비스, 새 기준·새 일상, 긴 영상·긴 형식, 문화적 영향력, 지역형 공정 무역으로 다듬어 졌다. 언어, 그리고 인간과 사회 사회언어학자 김하수 교수가 쓴 책 <거리의 언어학>에는 언어의 형식과 구조를 넘어 언어와 인간, 사회제도의 문제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소 생소한 학문인 ‘사회언어학’은 사회문화적 맥락과 상황적 맥락에 따라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의 의사소통 능력 또는 사회언어학적 능력을 연구한다. 그래서 주로 다루는 요인들로 사회 계층, 성, 연령, 민족성, 힘 등이 있다. 언어의 주인 언어의 주인은 누구일까? 인간은 누구나 말을 하니까 자기 나름대로 말에 대한 경험이나 견해를 갖고 있다. 따라서 언어의 주인은 자기 자신인데, 우리는 쉽게 자기가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조상님이나 전문가가 잘 만들어 둔 것을 우리가 사용한다는 도구적·사용자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언어에 민족주의적인 성격이 강조되어 왔으며, 표준어를 중심으로 언어규범을 지키는 것을 중요시했다. 따라서 언어의 주인이 국민들에게 있다기보다는 중앙집권적인 정책을 따르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다름을 이해하는 열쇠 김하수 교수는 언어를 국가가 정책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일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언어규범을 만들고 지키라는 식의 방식은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빠른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달라지는 언어 이해를 통해 다양성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매체가 넘쳐나고 있는 지금은 사람들의 문해능력(읽기이해능력)을 강화하는 등의 좀 더 넓은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개인들에게는 언어의 주인 됨을 연습하는 것을 권했다. 언어 자체를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글을 읽거나 토론을 하는 것, 스스로 언어를 창조해 보는 것, 부정확하게 사용되거나 왜곡된 언어 사용을 비판하는 것 등의 방법을 제안한다. 맺음말 삶의 방식이 다르면 말본새도 달라진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사피엔스>에서는 인지혁명을 통해 인간은 더욱 특별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언어가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말의 탄생은 그 사람과 사회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를 수반한다. 삶의 자리에 말을 초대하고, 초대받은 말은 다시 삶을 정돈한다. 개인의 경험과 사회와의 관계가 담긴 언어의 생명력을 다양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가 사는 시대와 도시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글 정주형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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