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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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2,395 | |
어느 날, 변두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김효경 지음 남해의 봄날 · 2019 예전부터 마을은 하나의 공동체였다. 마을의 이웃은 있는 것을 서로 나누고, 없는 것은 서로 얻기도 하면서 먼 친척보다 가깝게 지내는 끈끈한 관계였다. 힘든 농사일은 품앗이로 힘을 보탰다. 농사철이 행복하기까지 했던 시절도 있다. 먹고 마시는 것이 가난한 가운데서도 풍요로웠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떨어진 변두리 마을에 산다는 것은 어쩌면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기 마련이다. 소아과나 치과 등의 병원이 없고, 문방구도 있을리 없다. 대형 마트나 빵집도 없고, 카페는 언감생심이다. 그 흔한 편의점도 없다. 그렇다고 그 불편이 불편함으로 다가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최근 <남해의 봄날>에서 출간한 「어느 날, 변두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가 꼭 그렇다. 서울 근교의 변두리 마을에서 겪은 시골살이와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의 삶, 그리고 이곳에 흐르는 반자본의 정서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한 아이를 키우며 회사를 운영하던 저자는 40대에 접어든 몇 년 전,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으로 일상이 무너졌다. 운영하던 회사를 접고 우울증 약의 부작용으로 삶의 즐거움이었던 글 쓰는 일마저 힘들어진 어느 날, 우연히 아이와 함께 서울에서 멀지 않은 변두리 마을을 방문한 후 이사를 결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울증 약으로도 찾지 못했던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만났다. 저자는 삶의 대안이, 마음의 평안과 행복이 그림책에 나올 법한 마당 딸린 전원주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굴을 마주하며 웃는 사람들, 함께 부대끼고 살아가는 관계들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변두리 마을에서 깨닫는다. 그리하여 마을과 이웃이 손에 잡히는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음과, 자본보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원주라는, 어찌보면 수도권의 변두리 마을일 수 있지만 이곳은 자본보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곳이다. 모두 원주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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