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1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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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986 | |
새로운 세대, 새로운 대화 요즘 20대가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현란한 손가락 움직임과 함께 SNS 메시지를 다양하게 입력하기 때문이다. 거의 말하는 것처럼 타이핑을 한 다. 학창시절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필자는 키보드 자판을 사용하여 빠른 글쓰기가 가능하 지만, 스마트폰은 조금만 입력 속도가 빨라져도 오타 투성이라 계속 멈칫멈칫하며 사용하기 일쑤다.
20대 카톡방에 숨은 30대 찾기 다양한 기획 콘텐츠 영상을 접할 수 있는 요즘, 유튜브 채널들은 SNS 공간에서 세대별로 대화하는 방 법이 다름에 착안한 콘텐츠들을 내놓고 있다. 그 중에 4명의 20대와 1명의 30대가 함께 있는 채팅방 을 열고 인사, 자기소개, 취향, 주말일정 등의 주제를 제시하여 대화를 진행하고 나서 숨어있는 30대 를 찾는 기획물이 있었다. 대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과 인사와 자기소개를 했는데도 20대 들은 한 명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먼저는 이모티콘 사용에서, 그 다음에는 바로 사용하는 단어의 차 이가 빠르게 들어났다. 참여한 30대의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채팅 대화 속에서 세대가 다 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밀레닐얼세대(1982~1996년생)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컴퓨터, 인터넷 등과 함께 성장했지만 이들 매체 안에서의 소통은 기본적으로 글을 통해 이루어졌다. 글이라는 것은 전통적으로 작문이라는 교 육을 통해 이루어진다. 글의 의미 자체가 ‘생각이나 일 따위의 내용을 글자로 나타낸 기록’이라는 의 미인데, 각자의 생각을 정확하고 쉽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문법적인 규칙, 알맞은 단 어, 기본적인 논리적 흐름이 필요하다. 따라서, 글은 교육적인 배경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대상이 확 실하다기 보다는 대중성을 띠게 된다. 이들도 지금에는 SNS에 익숙하다고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의 게시글을 접하는 것이 더욱 마음이 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2020년대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Z세대에 주목한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과 SNS와 밀접하게 성장한 이들은, 다양한 문화에 대한 개방성을 기본으로 관심사나 소비활동, 가치관 등의 자신의 성 향을 사람들과 공유하고자하는 경향이 있다. 언어학자 로버트 파우저는 ‘제트세대에게는 글 이전에 SNS가 있다. 이미 글과 대화가 섞여 있는 형태다. 따라서 이들은 글의 일방성을 조심하고 경계한다.’ 고 했다. 그래서 이들은 얼핏 이전세대 보다 소극적인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새로운 소통의 힘이 있다. 일방적인 메시지의 글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디지털 환경 에서 글과 대화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이전에 없던 ‘글자 대화’를 만들어냈다. 언어 역사로 볼 때 이는 매우 큰 변화다. 이들이 만들어낸 ‘글자 대화’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이라는 대화의 기 본 정의를 변화시켰다. 즉 ‘마주 대하여’에 디지털 환경을 추가한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글을 쓴다는 것, 대화를 잘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다른 세대 가 쓴 글을 이해하고 함께 대화하는 것은 참으로 부담스러운 일이다. SNS상에서 다른 세대가 함께 대화한다면 이해보다는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다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 한 것은 이해에 대한 노력이다. 새로운 세대들이 성장하며, 새로운 글과 대화 방법이 생겨난다. 틀린 것으로 보지 말고 언어의 자유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며 자연스럽게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글 정주형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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