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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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1,209 | |
목소리가 커진 할머니 할아버지
가족들조차 만나기 어려운 요즘,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을 자주 찾아뵙지 못해 대신 전화를 드리거나 손녀 얼굴을 보여드리기 위해 화상통화를 하곤 한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통화를 하는 가운데 아버지가 자꾸 되물으시는 모습을 자주 보이셨다. 한창 말이 늘고 있는 다섯 살배기 딸아이는 반복적으로 말씀드려야 하는 상황에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게다가 만났을 때도 아버지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작게 말씀하시라는 부탁을 조심스럽게 해야 했다. 본인도 불편하셨는지 얼마 전 이비인후과에 가서 청력검사를 실시하고 진료를 보셨는데, 역시나 양쪽 귀에 청력손실이 발생하여 중등도 난청 수준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들으셨다.
노화와 난청 노인성 난청은 청각기관이 노화되면서 생기는 난청을 의미하는데, 흔히 청력 역치의 상승과 더불어 중추 신경계의 음향자극의 처리 저하로 말소리를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 WHO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3분의 1이 난청을 겪고 있다고 하며, 관절염 및 고혈압과 함께 노년기에 나타나는 3대 만성질환 중 하나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한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서는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5년 29만 3620명에서 2019년 41만 8092명으로 4년 새 약 42%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에는 아직 난청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만 170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을 추정하고 있어 노인성 난청은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적인 보건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노화와 의사소통 신체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노년기에는 스스로에 대한 재평가를 하게 되고, 노화를 자각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노년기에는 시력과 청력의 감퇴로 인해 문자나 소리로 전해지는 언어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생기고, ‘중앙정보처리’의 속도와 ‘단기기억’과 같은 인지능력의 저하로 인해 언어이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이름대기’의 어려움으로 인해 문장 표현 시 모호하고 불명확한 단어의 사용이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의사소통의 효율성도 감소된다. 연구에 따르면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생활능력에는 식사, 몸단장, 배변, 이동 및 기거, 의사소통 능력 등이 있는데 이 중 의사소통능력 저하에서 노인들이 가장 곤란함을 느낀다고 한다. 노인성 난청과 의사소통능력 저하는 사회적 고립감, 불안함, 스트레스 등으로 심하면 우울증, 치매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맺음말 70세가 넘은 아버지도 요새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것으로 여가시간을 즐기신다. 청력 저하 때문인지 음량을 꽤 크게 틀어놓으시는데, 그래서인지 혼자 방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시곤 한다. 그런데 이 때문에 가족과의 대화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아 염려가 된다.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희망한다. ‘내가 살던 곳’에서 노년의 삶을 영위하는 것의 중요성에서 출발하여, 최근에는 지역사회 돌봄 시스템(커뮤니티 케어) 구축에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가 노력 중이다. 이러한 노력 가운데 노인의 듣기와 말하기 능력 저하에 대한 조기 진단 및 예방, 그리고 재활이 더욱 강조되길 바란다. 듣기와 말하기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인간다운 삶이 모두에게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도록 말이다. 글 정주형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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