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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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1,442 | |
읽기 즐거움의 시작 얼마 전 가족모임에서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 조카들을 만났다. 가끔 볼 때 마다 훌쩍 커버린 조카들의 모습은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변화가 크다. 대화를 나누어 보아도 이제 단순한 일상생활이 아닌 요즘 관심사와 생각을 물어본다. 우연히 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6학년 조카는 책읽기를 강요하는 친구 엄마이야기를 꺼냈다. 친구네 종종 놀러 가는데 친구 엄마가 독서지도 경력이 있는 분이라 그 집에 가면 꼭 책을 읽으라고 하신다고 투덜댔다. 그리고는 책을 읽기 싫어 만화책을 본다는 이야기를 했다. 낯설어져 버린 책 읽기 지금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활성화 된 시대에 태어나 살고 있다. 손에 책을 들고 있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을 들고 살아온 시간이 많은 세대다. 게다가 COVID-19 시대의 삶의 변화가 다양하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빠른 이 세대는 이미 온라인 수업이 표준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지금의 청소년들은 미디어와 온라인 교육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배우고 있다. 게다가 이전에도 청소년기의 독서는 우리나라 입시환경에서 즐겨 찾는 활동이지 못했다. 실리적으로 독서는 입시와 학업성적에 도움이 되고, 학생부종합전형에도 반영되는 중요한 요소이나 청소년들이 느끼는 독서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서점에 출간되는 미취학아동 및 초등학생 도서에 비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서적은 진로·학습서적 외에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책과 거리 두는 이유 서두에 언급한 조카에게 “책을 많이 읽어보라”라고 한다면 굉장히 따분하고 잔소리하는 삼촌이 되어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책을 안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분석하고 대안을 내 놓은 <읽어도 도대체 무슨 소린지>라는 책이 얼마 전 국내에 출간되었다. 저자 크리스 토바니(Cris Tovani)는 30년 넘게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수많은 학생들을 지도하며 읽기와 쓰기에 관한 학계의 연구 결과를 교실 수업에 적용한 경험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많은 수의 청소년이 글씨만 읽고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가 안 되니 흥미를 잃고 점점 독서와 멀어진다는 것이다. 어른들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읽고 이해해야 할 텍스트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잘 모른다. 만일 어렸을 때 책 읽기를 좋아하던 아이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책 읽기를 내려놓았다면 그것은 공부에 바빠서가 아니라 책을 이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읽기의 목적 크리스 토바니는 책 읽기를 ‘가르쳐야’한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제안한 여러 가지 솔루션 중에 첫 번째가 바로 읽기의 목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목적이 없이 어려운 텍스트를 읽는 학생들은 보통 ‘관심 없는 주제에요’, ‘공감이 안 돼요’, ‘집중이 안 돼요’ 등의 불만을 쏟아낸다. 이럴 경우 읽기는 시간낭비가 된다. 의미를 구축하기도, 그 정보를 활용하지도 못하게 된다. 그 동안 학생들에게 읽기의 목적은 ‘시험’과 ‘과제’가 아니었을까. 일단 글을 읽을 때 목적을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어서 읽기에는 다양한 목적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여기서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이 필요한데, 글의 핵심 이슈에 대해서 미리 알려주면 글 읽기를 시작하며 목적을 만들고 시작할 수 있다. 등장인물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하는 것도 목적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초등학생 6학년 조카는 요즘 아이돌 그룹에 흠뻑 빠져있다. 아이돌 관련 굿즈를 모으고, 관련 뉴스나 SNS 소식도 챙겨본다. 같이 뉴스를 보며 아이돌에 대해 잘 모르는 삼촌을 위해 친절히 멤버들의 특성과 요즘 이슈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글을 읽는 기능적인 문제가 아닌 읽기의 즐거움의 문제가 청소년의 읽기에 영향을 준다. 다양한 목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를 읽고 이해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자. 아이들은 세상의 다양함을 읽기를 통해 이해해 나갈 것이다.
글 정주형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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