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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CH STORY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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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랩까지 ‘떼창’하는 방탄소년단 해외 아미들


팝송을 처음 듣기 시작했던 중학교 때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잠깐씩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 단어나 문장, 후렴구를 따라하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다.

최근 영화를 통해 다시 큰 인기를 얻은 퀸을 비롯해, 본 조비, 보이즈투맨 등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어 영어발음을 소리 나는 대로 한글로 적어보기도하고 한국어로 해석해서 그 뜻을 찾기도 했다.

요즘 대세라는 표현으로 다 수식이 되지 않는 아이돌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영어로 부른 노래가 아닌 한국어가 주로 사용 된 가사말을 전 세계인들이 함께 부르며 열광하고 있다. 최근 앨범 발매 후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 LA를 시작으로 시카고와 뉴욕 등의 대형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규모에 모두들 놀랐다. 그런데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한국어 랩까지 이른바 ‘떼창’하는 관객들의 모습이었다. 인종과 연령, 언어의 장벽을 뛰어 넘는 이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공식팬클럽 이름이 ‘아미’다. 다른 K팝 아이돌그룹이 주로 아시아권에 팬덤이 모여있다면, 방탄소년단은 미국과 유럽권의 팬들이 국내의 팬들의 규모와 조직력에 견줄 규모이다. 그리고 해외 아미들은 이제 ‘BTS의 나라’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서도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팬들이 한국어 스터디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유튜브에서는 또 하나의 재밌는 현상이 있다. 방탄소년단 관련영상에서 주로 뮤직비디오나 한국 컨텐츠에 영어 등 다른 언어의 자막을 넣어 올라온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뮤직비디오 자막은 번역이 아닌 한국어 발음을 알파벳으로 그대로 옮겨 놓은 것도 많다. 공연에서 외국인들의 떼창의 비결이 이런 컨텐츠들의 공급에 있는 듯하다. 반대로 우리는 미국 등 해외에서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방송영상을 한국어 자막으로 시청하고 있다. 이러다가 방탄소년단을 해외로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농담이 빈번할 정도다.

이런 컨텐츠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한글의 특징이 이러한 떼창을 가능하게 한다. 한글은 가장 발달된 체계인 음소 문자에 해당하는 과학적인 문자라고 한다. 문자는 표의문자와 표음문자로 나눌 수 있는데, 표의 문자는 글자 하나하나가 일정한 의미를 나타내는 문자로, 한자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 표음문자는 글자 하나하나가 일정한 의미를 갖지는 않고, 대신 일정한 소리를 나타내는 문자이다. 표음문자는 다시 음절문자와 음소문자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의 언어 체계 내에서 음소의 수는 수십개이지만, 음절의 수는 수백 내지 수천 개나 된다. 따라서 한국어는 사용 인구수로 열세 번째에 위치하는 언어로 세계인들에게 낯설기는 하지만, 관심을 갖고 배울 때는 좀 더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습득하기 쉬운 언어이다.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얼마 전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BTS의 상징인 보라색 조명으로 바뀌었었다. 이 빌딩에 있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환영하는 의미였다. 이들에 대한 세계인들의 사랑이 높아지며, 그리고 한국과 한국어 등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BTS보유국’이라는 자부심 넘치는 용어까지 사용되고 있다. 방탄소년단 덕분에 한국어가 세계인의 문화 코드를 관통하는 언어로 사용되는 기분 좋은 시대에 살고 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글 정주형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