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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가 만드는 지역경제 활성화, 2016 대한민국 마을기업 박람회 참관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9-08
첨부파일 조회수 5,324

행정자치부와 세종특별자치시가 주최하는 2016 대한민국 마을기업 박람회가 지난 930일부터 23일간 진행되었습니다. 장소는 정부 세종컨벤션센터 및 호수공원 일원으로, 전국 마을기업 200여 개 업체가 참가해 지역별 대표적인 마을기업의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생생했던 박람회 개막식 현장 열기를 함께 느껴보시겠어요?

 
 

함께하는 경제 공동체를 찾아서

아침 일찍 스토리한마당의 두 연구원은 원주 우산동에 위치한 강원도산업경제진흥원(이하:산경원)으로 향했습니다. 산경원 정문 앞에는 이미 사회적경제 영역에 종사하는 관계자 분들이 반가운 얼굴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강원도청(춘천)에서 출발한 버스는 산경원(원주)을 경유하여 떠날 채비를 마친 총 38명의 인원을 싣고 세종특별자치시(이하:세종시)로 출발했습니다.


2010
년도에 정부에서 공동체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립형지역공동체 사업으로 처음 시작된 마을기업은, 2011년부터 마을기업육성사업으로 명칭을 바꾸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습니다. 마을기업은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을 육성해 지역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마을기업들은 박람회를 활용하여 생산·가공한 제품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2012년 경상북도 문경시에서 처음 열린 대한민국 마을기업 박람회는 벌써 5년째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2016
마을기업박람회가 펼쳐지는 세종시는 2012년 출범한 대한민국 신행정수도이자 전국에서 가장 뚜렷한 도농복합도시입니다. 수많은 전통 시골 마을과 신도심 속 새로운 마을이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마을의 자원을 활용한 자발적인 마을기업 활동이 활발한 도시입니다. 이러한 도시 특색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마을기업들이 저마다의 독특한 사업내용을 바탕으로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평택~제천고속도로를 지나며 본 바깥 세상은 가을비로 촉촉이 젖어있었습니다. 처음 만나게 된 세종시의 풍경은 행정중심복합도시답게 도시 중심부에 큰 관공서 건물이 버티고 있었고 계획도시답게 도시 전체가 반듯했습니다. 대형 마트가 들어서고 크고 작은 기업의 물류창고, 아파트 단지에 많은 자리를 내주었지만 가을 초입에 만난 들녘 풍경은 당찼습니다.



마을을 살리는 경제 공동체
,

흥겨운 박람회장 풍경

세시간 남짓하여 박람회장에 도착했습니다. 멀리서부터 세종시컨벤션센터에 걸려있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현수막엔 2016 마을기업 홍보대사 송소희씨가 방긋 웃고 있었습니다. 비가 짤끔짤끔 내려 지원센터에서 준비한 우비를 챙겨 버스에서 하차했습니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 칠천원 어치의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 싱싱 밥상 식권을 받아 행사장 내에 있는 먹거리장터를 찾았습니다. 메뉴로 세종시 마을기업 소상공인협동조합에서 마련한 따뜻한 도시락과 선짓국을 선택했습니다. 즉석에서 만든 도시락을 받아들고 큰 솥에서 설설 끓여낸 선짓국을 퍼 담아 푸짐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배도 든든히 채웠겠다 기분 좋게 야외 전시장을 분주히 돌아다녔습니다
.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는 야외 전시장에는 먹거리·전시·판매·체험(예술소상공인 포장마차가 구역별로 배치되어 오감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시식·체험코너가 함께 마련되어있어 과일, 음료, 주전부리부터 놀이까지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 부스를 찾았습니다
. 도내에서는 참좋은식품(오징어순대), 백담마을(황태채), 해담(버섯너비아니) 12개 업체가 참여하여 지역특산품을 선보였습니다. 새벽같이 부리나케 달려와서 자신들이 일군 마을기업의 상품을 부스에 가득 채워 놓은 주민들의 모습에 생기가 감돌았습니다. 언제 오셨냐 물어보니 새벽 일찍 물건을 싣고 달려와 부랴부랴 부스를 열고 개막 전부터 관람객들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가장 멀리서 와 부스를 연 제주시 서귀포 귀농귀촌 협동조합에서는 눈길을 끄는 아기자기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 제주 마을기업 제주살래에서는 엄마의 바다(See of the mother)’라고 불리는 독특한 형태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엄마의 바다는 마을의 어르신들과 은퇴해녀인 제주 할머니들이 자신이 살아온 바다와 삶을 직접 표현하여 향초를 만들어 제주 해녀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소라향초를 구입했습니다. 첫 손님이라고 하하호호 좋아하셨던 해녀 할머니들의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세종시컨벤션센터
2층 기획전시장에는 마을기업 전시관과 판매부스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전시관 로비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이 플리마켓을 열어 악세서리, 보세 의류 등을 펼쳐놓아 개성 있는 핸드메이드 제품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관은 먹거리·도소매·교육·체험의 4개 구역을 색깔별(빨강, 주황, 초록, 파랑)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부스를 찾아다니며 도장 5개를 받아오는 모든 사람에게 작은 다육 식물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체험관에서는 가족 쿠킹 클래스가 마련되어 가족 단위 참가자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생크림 케이크와 무스비 도시락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 이외에도 스마트폰 OX퀴즈, 마을기업 우수제품 경매, 마을기업 제품 경품행사, 버스킹 공연, 구름빵 캐릭터 체험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부스 한 켠에는 국민권익위원회 이동신문고가 출두하여 마을기업인의 애로 및 고충을 상담 해주는 코너도 마련되었습니다. 마을기업 판매자들은 일반 거래에서는 마을기업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지만, 박람회라는 화합의 장이 마련되어 전국 각지로 판로를 넓혀나갈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얘기했습니다.


박람회장을 떠나기로 한 시간이 되자 각자 구매한 물건들을 한아름 안고 사람들이 하나
, 둘 모여들었습니다. 물건을 하나씩 꺼내보며 잘 샀다고 서로 자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엔 흐뭇한 표정이 묻어났습니다. 마른고사리를 구입한 한 참관객은 강원도의 고사리 산지에서도 이 가격에는 판매하지 않는다며 저렴한 가격에 샀다고 좋아합니다. 가족을 생각하며 물건을 구입했을 그분들을 바라보는 제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오후가 되자 비가 그쳤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산과 물, 푸른 하늘과 구름이 만들어내는 풍광이 아름다웠습니다. 노을에 젖기 시작한 하늘은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고, 물길 따라 펼쳐지는 낮고 평온한 풍경에 한가로운 졸음이 쏟아졌습니다. 가을길 따라 아롱다롱 영글어 가는 세종시는 조용하나 활기에 넘쳤으며, 평화로웠으나 다채로운 도시였습니다.



지역공동체 대표브랜드,

마을기업이 희망입니다

최근 들어 마을의 공동체 가치가 새롭게 부상하면서 마을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활발합니다. 마을기업이 추구하는 공동체 정신은 복지, 일자리,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를 추구하는 솔루션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마을과 마을, 계층과 지역을 넘어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기여해주는 마을기업이 벌이는 박람회에서는 기업 간의 정보를 나누고, 마을기업 제품의 벤치마킹을 통해 제품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공연도 함께 마련해서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도 짜임새 있게 구성되고 있습니다.


2016
마을기업 박람회에서도 시·도별로 특색 있는 마을기업 홍보관을 설치하고 마을기업 컨설팅관을 운영했습니다. 마을기업체험관, 마을기업 신청·상담 등이 진행되어 참가한 마을기업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유익하고 풍요로운 박람회가 되었습니다. 개별 기업별로 판매 및 홍보 등 만족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새로운 제품 판매 시도와 구매 선호도 조사, 아이디어 공유 등을 통해 납품 협의까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전국
1,342개의 마을 기업들 중 203개의 마을기업만이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마을기업 박람회 참여가 확장되어 기업과 상품을 알리고 매출을 올리는 한편, 지속적인 교육·컨설팅·상품개발·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마을기업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마을기업 당사자의 신뢰와 연대를 바탕으로 지속적, 주도적인 활동을 통해 마을 공동체와 지역 살림이 회복되고 강화되길 바랍니다. 혼자이기보다는 다같이를 꿈꾸며 마음을 담은 제품을 생산·공유하고 있는 마을의 공동체 조직과 마을기업을 응원합니다.

 

. 김예은 사진. 여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