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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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4,925 | |
청년농부협동조합은 어떤 곳? 스피드스케이트 전 국가대표, 군인 장교 출신, 대학원생, 디자이너 등 다양한 이력의 젊은이들이 고향 원주에서 농산물 판로개척과 농가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뭉쳤다. 이들 청년농부 협동조합의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유통전문 판매업 및 식품 소분업으로 조합에서 생산한 1차 생산물을 주문자상표부착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생산을 통해 2차 가공, 공동브랜드 제품으로 개발한다. 또 농식품 전문 쇼핑몰을 운영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망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조합원의 농가 및 조합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농장을 개방해 6차 산업 체험농장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들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 유통마진 폭을 줄여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농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다양한 생산품을 판매,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착한 농수산물을 접한 소비자들에게 생산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역에 대한 이미지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청년 실업률이 높은 요즘 안정적인 판로와 귀농 정보를 제공해 창농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하고자 한다. 식품 소분업을 통한 선물세트 패키지를 개발해 기업체 등에 유통 판매는 물론 제품 OEM을 통한 2차 가공식품을 개발, 로컬푸드 및 기존 판매처 등에 유통한다. 가든 형태의 감성적인 텃밭을 분양해 하나의 관광과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감성적인 주말농장도 운영한다. 현재는 온라인쇼핑몰 ‘청년농부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농산물과 수산, 음료, 과자, 가공식품,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농부와 어부가 산지에서 직접 보내는 먹거리 보양식으로 도시 소비자들을 유혹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청년농부협동조합 홈페이지(http://www.youngcoop.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 ‘청년농부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농산물과 수산, 음료, 과자, 가공식품,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농부와 어부가 산지에서 직접 보내는 먹거리 보양식으로 도시 소비자들을 유혹 중이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서울에서의 생활은 스트레스가 많았죠. 좋지 못한 사람을 만나서 사기도 당했어요. 사람에 대한 실망과 상처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이유이기도 해요. 살이 많이 쪘고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이 겹쳤죠. 지금 그런 것은 없어요. 이런 이야기는 소주 마시면서 해야 하는 얘긴데. (웃음)” 삽 한 자루 들고 너른 들판에 서 있는 성실하고 순박한 농부일 것이란 생각은 여지없이 박살이 났다. 세미 정장을 말끔하게 입은 청년농부 우주혁 이사장에게서 농사꾼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청년농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하다가 어색한지 오히려 수줍어했다. ‘설마 이런 곳에서 농사를 짓는 건 아니겠지?’ 천주교 일산동 성당 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두 바퀴 돌고도 약속 장소를 찾지 못했다. 골목길을 걸으며 전화를 걸었다. 친절한 목소리가 가르쳐주는 대로 미로 같은 좁은 길을 따라가니 청년농부 협동조합이라고 쓴 간판이 보였다. 낡은 2층 건물이었다. 청년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에 20~30대 귀농 인구가 늘고 있다. 원주에도 의기투합해 기존 1차 산업에 친환경 식품 가공, 유통, 체험, 관광 등을 연결해 농업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청년 농부들이 있다. 도전과 열정, 창의적인 아이디어, 거기다 무모함까지 두루 갖춘 젊은 농부들이 침체한 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전 국가대표, 건축기사, 장교 출신, 디자이너…. 농사와는 전혀 관련 없는 다양한 이력의 젊은이들이 바로 주인공이다. 톡톡 튀며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로 판로를 개척하는 젊은 농부들의 모임 청년농부협동조합. 농업에 대한 열정과 확신으로 희망을 쟁기질하는 청년농부협동조합 우주혁 이사장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청년농부협동조합 이사장 우주혁 입니다. 귀농한 지는 8년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웹디자인과 컴퓨터 홈페이지 마케팅을 하다가 고향인 원주로 오게 되었어요. 저는 임업 후계자예요. 산에서 산양삼과 산나물, 표고버섯, 약초류 등 임산물 을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귀농 결심은 연로하신 아버지가 힘들게 농사짓는 모습을 보면서였습니다. ‘저러다 병이 나 시면 어떡하지’ 늘 고민이 되었어요. 그러면서도 아버님을 대신 해 농사를 지으면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세대 차이가 있었어요. 아버지와 같이 농사일을 했을 때 전통 농사 방식을 고집하시는 아버지와 다투기도 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아버지가 하시는 농사방법이 틀린 건 아니었지만 저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 싶었어요. 너무 힘들게 일을 하시는 거 같아서요. 그런데 아버지는 ‘농사를 편하게 하면 안 된다, 내 방식대로 해라’고 말씀하시면서 제가 한 제안은 무시하셨어요. 그래서 조금씩 갈등이 시작되었죠. 저는 농업도 경영이라고 생각 하거든요. 아버지는 전문 경영과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회 계 관리나 경영처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셨어요. 특히 작물을 생산한 후에 판매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다 팔고 나서 수지타산을 해보면 남는 게 거의 없어 허탈했어요. 정말 힘들었죠. 그래서 2년 전에 독립을 선언했어요. “아버지는 생산하세요. 저는 유통을 담당하겠습니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으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업무분담을 한 거죠. 그러면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게 되었고 부자간의 갈등도 줄어들었어요.
독립한 후에는 어떻게 지냈나요? 독립하면서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어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는 단계에서 ‘원주시4H청년’이라는 단체에 들어갔어요. 이 모임에서 청년농부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친구들을 만났죠. 이 친구들과 직거래 장터에 나가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판로를 뚫기 너무 힘들더라고요. 소비자들의 시선이 차가워 마음도 많이 상했어요. 그러다 “우리가 직접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 마음에 들게 잘 진열해서 판매를 해보자, 또 매장도 꾸려보자”고 해서 청년농부협동조합이 탄생하게 되었어요. 전 국가대표, 건축기사, 장교출신, 디자이너 등 대부분이 농사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직업에 종사했던 분들이 많아요. 2~30대가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다가 원주로 돌아온 친구들이 대부분이에요. 처음에는 조합원 다섯 명으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8명이고, 예비조합원으로 교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화천이나 춘천 등 다른 지역에서 가입하려는 분도 계세요. 앞으로 지속해서 조합원 수를 늘릴 예정이에요. 조합을 설립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진 않아요. 앞으로 더 알려져서 다른 조합들과 연대도 하고, 원주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단체로 커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조합원은 거의 다 후계농들 이에요.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농산물은 고구마, 배, 감자, 포도, 산나물 등. 계절별로 매우 다양한 편입니다. 주요 생산지는 어디인가요? 신림, 흥업, 황골, 귀래, 문막 등이에요. 흥업에서 3명 정도가 곤충을 기르고 배, 포도, 대추나무 농사를 짓고 있어요. 귀래에는 사과 농사하는 친구가 있고, 신림에서는 고구마 재배를 해요. 저는 문막에서 산나물과 버섯, 약초류를 재배하고 있어요. 홍보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우리 조합은 젊은 친구들이 많아 온라인에 특화되어 있어요. 요즘은 봄 농사 준비도 하고 3월에 공개될 판매 홈페이지를 구축하느라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오프라인에서 홍보를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생생마켓과 같은 직거래장터를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 장터에서 친해진 농부들과 농사와 판매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다른 단체들과의 유대관계를 넓혀나가면서 협업하고 있죠.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들은 다른 단체에 요청해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서로 도와가면서 협력을 하니까 지속적인 교류가 이어지더라고요. 이렇게 서로서로 알아가면서 차츰차츰 소문이 나고 홍보도 되더라고요.
저희는 관행농법에 대해서는 많이 배척하고 있어요. 작물 대부분을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고 있지요. 그런데 상품성 측면에서 친환경이 썩 좋진 않아요. 그래서 생장조정제나 보조제와 같은 약품에 대한 유혹이 있죠. 친환경으로 농사지었다고 해도 상품성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거든요. 소비자들은 예쁘고 때깔 좋은 것만 찾거든요. 이런 점이 아쉽죠. 관행농법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릴까봐 힘든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아무리 친환경농업이 힘들어도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조합을 운영할 때 힘이 되었던 사람이 있나요? 힘이 되었던 사람들은 역시 ‘원주시4H청년’에서 만난 친구들 이죠. 귀농을 하고 힘들 때 이 친구들을 만나서 소주 한잔 나누며 얘기를 하다 보면 서로서로 의지가 되면서 동지애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우리가 재배한 농산물을 사 간 고객들이 맛있게 먹었다면서 다시 연락을 주시고 꾸준하게 찾아줄 때 보람을 느끼죠. 처음에는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데 수입이 들어오지 않으니까 애를 많이 먹었죠. 지금은 수익이 최저생계비를 넘어섰어요. 그 걸 넘어서고 나니까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어요. 작년부터 수익이 안정화 되면서 조합원들의 의지가 충만해있어요. 올해가 청년농부협동조합이 확장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싶어요.
이사장님의 꿈은 무엇이세요? 제 꿈은 함께 일하는 젊은 농부들이 다 같이 잘 되었으면 하는 것이에요. 저 혼자만 농사로 성공해보겠다는 욕심이 있었다면 협동조합은 하지 않았을 거예요. 조합원들이 모두 자리를 잘 잡아서 잘 먹고 잘살았으면 좋겠어요. 청년농부협동조합이 5년 안에 자리 잡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우리 조합이 자리를 잡으면 이사장 자리를 다른 친구한테 물려주고 저는 제 일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세계화 추세 속에 외국 농산물이 들어오면서 농촌의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요. 농업인구도 많이 줄어들고 있고요. 그래서 농업을 전망이 어두운 ‘레드오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농업이 독창적으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해요. 외국 농산물에 의존 하다 우리나라 농업이 무너지면 삶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거든요. 지금은 먹을거리가 풍부하지만, 앞으로 식량 대체에 대 한 고민을 하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참 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친구들이 농촌으로 많이 들어와서 농촌을 유지하는 힘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농촌에도 필요한 인력들이 많거든요. 원주 지역이 아니어도 귀농에 뜻이 있다면 청년농부 조합원으로 가입해서 함께 활동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지 로드맵을 짜주고 컨설팅을 해드릴 수 있고요. 함께 유통에도 참여해보고 안정적인 소득을 함께 만들어 보는 거예요. 귀농했을 때 아쉬웠던 것은 가까이에서 조언을 해줄 좋은 선배님이 없었다는 거였어요. 8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시행착오가 많았거든요. 부담 없이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 귀농에 뜻이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인터뷰를 마치고 ‘허허허’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우 이사장의 얼굴에서 세미정장을 입은 첫 모습과 달리 땅을 일구고 있는 순박한 농부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그의 소탈한 웃음소리에는 가을 들녘에서 자신이 정성껏 키워낸 튼실한 농산물을 바라보는 농부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글.김예은, 원상호 사진.원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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