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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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4,740 | |
봄바람이 부드럽게 얼굴을 감싸던 지난달 13일 오후 6시 50분. 원주시 행구동 행구수변 공원 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 강당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평일 오후 퇴근 후라 지칠 법도 한 사람들의 표정은 의외로 밝고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3층 강당에는 40여 석의 자리가 꽉 차있었고 모자를 눌러쓴 채 하얀 수염을 어루만지는 노(老)신사가 온화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약속한 오후 7시가 되면서 강연이 시작됐다. 이날 강연은 초록빛 자연을 그리는 환경디자이너 윤호섭 국민대 명예교수가 지구와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이었다. 10년이 넘도록 서울 인사동 길거리에서 100% 천연염료로 된 초록빛 물감으로 나뭇잎과 돌고래, 지구, 멸종 위기 동물, 원자력 발전소 등을 시민들의 티셔츠에 그려주며 잊고 있던 자연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 분이다. 윤 교수는 친환경적인 삶은 거창하고 어려운 일이라기보다 입지 않고 있던 옷에 디자인을 넣어 수명을 늘리는 것부터, 종이컵 대신 머그잔 사용, 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는 것 등이 사소하지만 지구를 위한 가장 의미 있는 실천이라고 강조한다. 이날 강연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부터 생명에 대한 소중함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들을 수 있는 내용이 없었다. 디자이너의 생각과 창조가 나무 수십 그루에서 수백 그루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설명은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약속된 강연 시간이 지났지만, 시민들의 질문과 대답은 계속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제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느냐는 한 시민의 질문에 “대학원에 들어오면 책을 50~200여 권을 읽고 그린 디자이너에 대한 이해를 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준다”며 “또 항상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먼저 생각할 것과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지 말고 침 뱉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 장면 ➋ 2015년 7월 29일 오후 7시 30분 행구 수변공원에 위치한 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 강당에서 주한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에너지 담당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지석 씨가 70여 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시작하였다. 대사관이나 담당관이라는 다소 딱딱한 소속과 직책 때문에 강연이 혹시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어투나 제스처 때문에 듣기 편안하고 종종 나오는 익살스러운 표정이 강당 전체를 부드럽게 만들어주었다. 2014년 발간한 ‘기후불황’은 김지석 씨가 직접 저술한 책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신랄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구온난화’나 ‘이상기후’에 대해 많이 접하긴 하지만 아직 우리는 ‘기후변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앞으로 어떤 위기를 초래할지에 대해 사실 예상하기 쉽지 않다. 아마 대부분의 시민은 종종 날씨의 변화를 체감하거나 미세먼지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 일거라 생각된다.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최초로 경제학과 환경학을 복수전공한 재미있는 이력을 가진 김지석 씨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보통 사람들보다 깊이 있게 고민해왔고 이런 고민을 책을 통해 이야기 하게 된 것이다. 강연은 책의 내용을 사진과 국제기구의 검증된 그래프 등을 통해 이어졌고 지금의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진 에너지, 태양, 풍력, 수력, 지열 등)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이야기에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투자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직접 햇빛발전소의 주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는데 김지석 씨 본인도 100kW 이상의 전기를 태양광으로 직접 생산하고 있는 발전소장이라고 소개하였다. 예정된 60분을 조금 넘겨 준비한 강연 이 끝나고 사회자와 나란히 앉아 청중과 함께하는 토크쇼가 진행되었다. 그동안 진행해왔던 강연프로그램과 달리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청중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고 특히, 태양광 발전에 대한 높은 관심이 질문을 통해 드러났다. 김지석 씨는 강연 때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이어갔고 5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날을 시작으로 원주 시민들과 함께한 ‘원주 ESD 시민강좌 夜;톡’은 올해(2017년)도 진행하여 지금까지 20명의 연사와 함께하였고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망가지는 지구환경, 이제는 실천이 필요할 때 지속가능발전교육(ESD,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 ment)은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개념이 등장하면서 그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재조명되기 시작하였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자본주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각 국가는 경제적 성장을 위해 개발에 개발을 거듭하였다. 경제적 성장은 국가와 개인에게 부와 명예, 그리고 삶의 편의성을 제공하였지만, 성장의 이면에는 부의 편중에서 비롯된 국가 간 혹은 국가 안에서 빈곤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였고 특히, 지구 환경은 빠른 속도로 망가져 왔다. 전 세계는 더 이상 이러한 문제를 지켜만 볼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하였고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환경, 경제, 사회 세 분야를 모두 고려한 상태에서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것에 합의하였다. 이것은 오로지 환경을 보호하고 개발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환경을 돌보지 않고 개발을 해왔으니 이제는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개발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행하자는 의미이다. 기후변화를 앞당기고 있는 석탄 화력발전의 가동을 멈추고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가능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지속가능발전의 예가 될 수 있다. 2001년 설립된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이런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교육, 캠페인, 시민실천 사업 등을 진행해왔다. 사업의 형태가 다르고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시민들로 하여금 지구 환경, 사회·경제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원주 ESD 시민강좌 夜;톡’ 역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왜 중요한지, 환경과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의 조화로운 사회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혹은 개인 삶의 변화가 국가,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 삶 가까운 곳의 이야기로부터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만났던 20명의 강연자는 성향에 따라 조금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드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였다.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석탄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정책에 대해 시민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하였고, 스스로를 멸종위기종 이라고 일컫는 신경준 숭문중학교 환경교사는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이 중학교 아이들과 함께하는 지역사회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프로그램의 가치를 소개해주었다. 매회 강연자들은 강연이 끝나면 청중과 함께 앉아 청중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과 가치를 나누었다. 화두는 환경에 국한하지 않았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기업이 어떻게 소비를 이끌어내는지, 경제적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 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아마 그날 참여한 시민 중 몇 명은 신용카드를 없애고 체크카드를 발급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필자도 강연 다음 날 신용카드를 잘라냈다. (최근에는 제한적으로 사용 중이다) 트래블러스맵은 공정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2016년 夜;톡에 참여한 변형석 대표는 여행문화가 어떻게 변화 하고 있는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공정여행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청중들은 여행지와 여행자에게 지속가능한 여행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물리적, 문화적 의미, 지구와 환경을 위해, 그리고 사람을 위한 디자인 등이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이다. 조금 억측한다면 최근 국정농단 사태에 시민들이 힘을 보탠 건 임소진 변호사와 우리의 사소한 행동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눈 탓이 아닐지 생각한다. 夜;톡이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긍정적인 답이 될 수 있도록 원대한(?) 뜻을 갖고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사실 우리의 꿈은 다소 소박하다. 우리는 夜;톡에 참여해 주신 시민들이 한 번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지길 바 랄 뿐이다. 대신 지속가능성에 비춰볼 때 긍정적인 삶을 살아오신 분들께 夜;톡은 일종의 응원이나 격려가 되고 그리고 만약 지금까지 이런 부분에 있어 특별한 고민 없이 살아오신 분들에게 는(그렇다고 그분들의 삶의 방식이 잘못되었거나 부정적인 영 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번쯤 이런 관점(지속가능성)에서 본인들의 삶을, 지역사회를, 국가를 생각해 볼 기회가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운영된 ‘원주 ESD 시민강좌 夜;톡’
2015년(1) 기후변화시대 대응법, 재테크(김지석 주한영국대사관 기 후에너지선임담당관) 미래를 선점하는 착한 혁명가들 ‘에코크리에이터’(김대호 소통라이브러리 대표) 2015 파리는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안병옥 기후변화 행동연구소 소장) 에너지 전환사회로 나아가는 길(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 위원장) 2015년(2) 우리 삶의 균형, 지속가능성(오수길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 생물다양성은 우리의 삶, 지켜야할 문화(최진우 환경생태 연구재단 상임이사) 지속가능한 소비, 제대로 돈쓰기(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도시에게 지속가능한 삶을 묻다(조명래 단국대학교 교수) 2016년(1) 멸종위기 환경교사(신경준 숭문중학교 교사) 세상을 바꾸는 여행(변형석 트래블러스맵 대표) 자연을 품은 아이디어(양경모 에코샵홀씨 대표) 버려지는 것 = 쓸모 있고 재미있는 것(이영연 저스트프로젝트 대표) 2016년(2) 건강형평성(고상백 연세대학교 교수) 숲(엄태원 상지대학교 교수) 열린공간, 열린 사회 그리고 열린 마음(이재영 상지영서대 학교 교수) 아주 사소한 행동의 힘(임소진 가율법률사무소 대표) 2017년(1) IT기업과 재생가능에너지(이진선 그린피스 동아시아 지부 캠페이너) 초록빛 자연을 그리는 환경디자이너(윤호섭 국민대학교 명예교수) 기후변화와 지역사회(박연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소장) 원전없는 사회는 가능한가(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국장, 탈핵팀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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