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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프레임을 걷어 내는 바른 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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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프레임을 걷어 내는 바른 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웨덴 출신의 재즈아카펠라그룹 리얼그룹(the Real Group)’2005년에 발매한 앨범에는 ‘Words’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다. 제목 ‘Words’는 가지고 있는 여러 의미 가운데 낱말 혹은 말로 해석하면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 노래의 후렴에 반복되는 표현으로 사람들은 낱말을 찾고 사용하고, 말하고 듣고, 쓰고 읽고, 사랑하고 두려워한다.’라는 가사가 나온다. 노래는 우리가 말과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충고를 담았다.

 

혐오표현의 심각성

한국에서 혐오표현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2010년 이후로 온라인 혐오표현이 대표적이며 이는 영혼의살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혐오표현이란 어떤 개인·집단에 대하여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으로 정의한다. 문제는 혐오표현의 주 대상이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유형도 차별적 괴롭힘, 차별표시, 공개적인 멸시·모욕·위협, 증오, 선동 등으로 다양하다.

혐오표현의 문제는 한 마디로 정제되지 않는 발언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다. 혐오표현은 소수자가 사회 구성원으로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다. 혐오표현에 노출된 소수자들은 스트레스,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과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지장을 겪고 있다.

 

노키즈 존, 그리고 맘충과 파파충

최근 양상의 문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혐오표현 대상과 유형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게 쓰고 있는 중년여성을 비하하는 김여사’, 여성을 비하하여 낙인하는 ○○’,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뜻하는 한남충, 일베충, 유족충, 개독교등의 표현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이제 사회의 변화로 인한 이해관계의 차이가 편견과 혐오로 확장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 예로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 아빠들을 일컬어 파파충이라는 비하의 표현을 쓴다. 내 아이 밖에 모르고 오냐오냐하는,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귀저기를 갈고 아이의 소란을 눈감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맘충이라는 표현을 씌웠다. 그리고 이러한 이슈들을 빌미로 노 키즈 존이 생겨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논란으로 뜨거운 상황이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노력

말과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따라서 이러한 말이 혐오표현으로 바뀌는 것은 언어의 배경이 되는 문화적 사고방식의 문제다. 게다가 표현의 자유와 혐오표현의 상충되는 딜레마를 해결하는 것도 매우 높은 수준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단순히 혐오표현의 찬반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포용 있는 공공선과 기초적인 정의를 구현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바탕으로 한 바른 말의 사용은 그 시작일 것이다.

 

정주형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