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 속에 빛나는, 서번트 증후군

최근 흥행한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은 닮은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형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이병헌과 신예 박정민의 연기는 다소 진부한 소재를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이끌었다는 평이다. 그 중 동생인 진태는 서번트 증후군 장애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인기 드라마 <굿닥터>에도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자폐 3급과 서번트 증후군 진단을 받았지만 천재적인 기억력과 공간지각 능력을 발휘해 훌륭한 소아외과 의사로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다.

특별한 자폐증, 서번트신드롬

서번트(savant)란 ‘학자’ 또는 ‘석학’이라는 의미이다. 서번트신드롬을 보이는 이들을 이디엇서번트(idiot savant, 백치천재)라고도 한다. 자폐증이나 지적장애 환자 2,000명 중 1명꼴로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견된다. 서번트 증후군의 권위자인 미국 위스콘신의대 대럴드 트레퍼트 교수는 개괄하는 글에서 서번트의 절반은 자폐 증상을 보이고 나머지 절반도 뇌질환이나 선천성 이상 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폐인 사람 가운데 10% 정도가 서번트 증후군을 보인다.
천재를 뛰어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게 된다는 이 증후군은 뇌 기능 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은 어렵지만, 암산, 예순 분야 등 특정 부분에서는 우수한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이들은 한 번 본 책을 통째로 외우기도 하고, 지나친 풍경을 세세하게 다 기억하여 그림으로 그려내기도 한다. 사회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며 재미를 찾기도 한다.

서번트 특징과 원인

선천적으로 지적 정신 장애나 자폐증을 가진 사람과 후천적으로 우연치 않게 사고를 당하여 병에 걸려서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서번트 증후군의 뇌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이들이 공통적으로 좌뇌에 문제가 있거나 좌뇌와 우뇌의 연결이 끊어져 있다고 밝혔다. 결과 좌뇌의 지배에서 벗어난 우뇌가 능력발휘를 함으로써 특정부분 탁월한 천재성을 서번트 증후군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인관계가 잘 안 되는 성향을 보이며 의사소통에도 문제를 보인다. 말이 매우 느리다거나 대화가 잘 안 통하며 다른 이의 말을 잘 안 듣고 자기 말만 하는 성향도 있다. 또한 집착적인 행동도 보이는데 관심이 있는 건 매우 좋아하지만 그 외에는 관심이 없다. 낯선 환경도 싫어해서 처음 보는 장소, 다른 이에 대하여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맺음말

서번트 증후군인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서는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들의 능력을 개발하면 전반적인 삶의 질도 개선된다고 한다. 이들이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곁에서 함께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 가능했다. 이는 비단 서번트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모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재능을 지지해주고 부족함을 채워주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글 정주형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