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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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3,137 | |
미스카 란타넨 지음 · 김경영 옮김 다산북스 · 2018 “이제, 집에서 가장 편안한 공간을 찾아보세요.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챙겨서 언제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갖다 놓으세요. (단짠단짠 완벽한 조화를 놓치지 마세요!) 유튜브나 SNS, 넷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때울 스마트 기기는 물론 챙겼겠죠? 이제 거의 다 됐어요. 아, 아직 자리에 눕지 마세요. 가장 중요한 순서가 남았거든요. 냉장고를 열고 차가운 맥주 한 캔을 꺼내서 시원하게 첫 모금을 들이켜세요. 편안한 소파, 좋아하는 과자, 스마트폰, 그리고 알코올. 혼자만의 휴식을 맘껏 누리기에 완벽한 조화네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가장 편한 옷차림으로 술을 즐기는 것. 그게 바로 ‘팬츠드렁크’입니다. 당신은 충분히 휴식을 즐길 자격이 있습니다. 오늘 밤, 팬츠드렁크하며 행복해지세요.”
평생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는 건 특별한 경험이다. 특히 한국처럼 공동주택 거주 비율이 높은 나라에서 말이다. 이웃집(이라고 쓰고 ‘모르지만 근처에 있는 집’이라는 의미다)으로 가려면 여전히 외부로 난 길을 걸어야 한다. 봄이나 여름, 가을에 이 길을 걷는 건 괜찮다. 하지만 지금 같은 겨울은 아니다. 특히 눈이라도 오면 집 밖을 절대 나서고 싶지 않다. 고작 한 계절만 이렇게 살아도 빨리 밝고 따뜻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사계절이 거의 흐리고 추운 핀란드는 오죽할까. ‘길고 춥고 어두운 겨울과 서로 멀찌감치 떨어진 집들을 보며’ 이곳에서 팬츠드렁크가 생긴 이유에 공감한다. ‘우울하고 어두침침하고 눈비 날리는 계절이 1년 중 9개월 보름’에 ‘그거(팬츠드렁크)라도 없으면 견딜 수 없으니까.’ 팬츠드렁크의 궁극적 목표는 몸과 마음의 휴식, 그리고 현재의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팬츠드렁크를 제대로 즐기려면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야 하고 계획된 방식으로 저녁을 보내야 한다. ‘의미 없는 무의미함’을 보내며 ‘오직 승자만 있고 패자는 없는’ 시간을 가진다. 오늘 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맥주와 과자를 사서 집에 들어가 나를 놓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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