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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BOOK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04
첨부파일 조회수 2,115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우종영 지음
걷는나무 · 2009

 


좋아하는 노거수(老巨樹)가 있다. 부론면 정산리 거돈사지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는 천년을 살아
왔다. 겨울이면 자신의 살점을 떨궈 빈 몸뚱아리만 남는다. 속살을 온전히 드러낸 그 앞에 서면 나마저도 벌거숭이가 된 기분이어서 더 좋다. 서로 간에 아무것도 감추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문막읍 반계리 은행나무는 마치 살아서 꿈틀대는 것만 같다. 말이라도 걸어올 것 같은 그의 자태는 황홀경 그 자체다. 흥업면 대안리의 400년 된 느티나무도 좋아한다. 어린 시절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단오가 되면 그네를 매달던 곳이다. 대안리 느티나무에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옛 금물산면 터 앞에 700년된 노송(老松)이 눈길을 끈다.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 

초등학교 시절 반공웅변대회는 늘 초여름에 있었다. 날이 조금 더웠는데, 전교생이 나무그늘 밑에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초여름이라 잎은 무성했고 그늘은 시원했다. 말없는 그들의 지혜를 사람들은 사랑한다. 그들, 나무의 지혜를 온전하게 알아볼 수 있는 책이 있다.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다. 항상 우리 곁에 있는 나무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다. 이 책은 우종영이 나무들이 담고 있는 탄생배경과 나무를 키우면서 얻은 지혜와 깨달음, 나무처럼 살고 싶은 마음 등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또 중간 중간 생생한 원색의 나무사진을 실었다. 주목나무, 이팝나무, 소나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명자나무, 회양목 등 다양하다. 못생긴 모과나무는 내면이 아름답고,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은행나무는 외로움을 견딘다. 우종영이 전하는 사람처럼 저마다 다양한 이름을 달고 살아가는 나무들의 이야기는 우리네 삶과 닮아 있다. 

늘 우리곁에 있지만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나무에게 인사 한 번 하고 지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글 원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