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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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3,240 | |
20세기 언어와 21세기 언어 시대가 변하고 사회 이슈가 달라지면 우리가 쓰는 언어의 형태나 의미도 달라진다. 그리고 시대의 언어는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내기도 한다. 갈등과 투쟁의 언어 시대 철학가 한병철은 저서 <피로사회>에서 시대의 분류를 시대마다의 고유한 주요 질병으로 구분했다. 20세기까지 인류는 박테리아, 인플루엔자 등의 바이러스가 만연한 공포시대를 살았다. 때문에 나와 다른 인종, 민족, 국가 등의 유입을 본능적으로 구분하고 배척하려는 습성을 보였다. 꼭 위와 같은 원인뿐만 아니라 20세기는 세계대전, 냉전 그리고 우리나라의 일제강점, 분단, 군부독재 등 국가적・집단적 갈등이 시대를 관통하여 우리의 언어를 지배했다. 이는 우리의 생활 도처에도 스며들어 심지어 가정과 학교에서도 군대문화와 용어가 일상적이었다. 심지어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있어서도 자녀들 사이의 위계와 집안 내의 규율이 강조되어 이를 통제하기 위한 폭력적 언어가 많았던 시대를 살았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넓은 시각으로 보면 우리는 21세기의 초반에 살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아직 20세기의 흐름이 남아 있다. 제국주의와 냉전의 잔재, 분단과 독재의 찌꺼기들이 산재하여 우리의 생각과 언어에 묻어 있다. 때문에 평화와 번영이라는 단어를 맞이하며 설레는 동시에, 차별과 배척이라는 습관이 관성적으로 나타나 도처에 갈등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모바일, SNS를 필두로 하는 새 시대를 살아내며 변화의 속도에 대한 부담과 정보와 관계의 홍수로 인한 새로운 신경증이 중심이 된 새로운 질병의 시대가 도래 했다.
신뢰와 소통 언어의 시대
<피로사회>에 의하면 현대 사회는 성과사회이다. 불가능을 거세하고, ‘할 수 있음’으로 채워진 사회. 그 사회 속에서 개인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채찍질한다. 개인이 스스로 도구화하도록 구조화된 시스템을 극복하고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대에 필요한 언어가 무엇일까 고민해 본다. 언어 시작은 상호작용에서 시작된다. 대상의 존재에 대한 인정과 존중에서 비롯된 눈 맞춤과 동시주목이 상호작용과 소통의 근간이다. 이 전세기의 다름을 배척하고 차별하는 부정적인 인식은 새로운 세기에는 소거되어야 한다. 종교와 사상이 달라서, 인종이 다르고 국가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간 본연의 존엄함을 보지 못하고 편견을 일반화하는 구태의연한 생각과 언어는 바꿔야 한다. 맺음말 재미있게도 1960년대부터 시작한 ‘미니멀리즘’의 흐름이 요새 유행하고 있다. 다행히 이전 세기에도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본질에 집중하려는 운동이 각처에서 나타나 현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복잡하고 빠른,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현 시기에 보다 우아한 삶을 위한 생각과 언어를 제안한다. ‘신뢰, 소통, 협동, 여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이러한 단어들이 더욱 녹아들기를 바란다. 이런 소모적인 사회 환경에서 무위의 피로로 인한 막간의 시간만이 성장 주체들에게 해방감을 준다고 말한다. 무위(無爲)는 중국의 노장철학에서, 자연에 따라 행하고 생멸의 변화를 떠난 것을 의미하는데, 인간의 지식이나 욕심이 오히려 세상을 혼란시킨다고 여기고 자연 그대로를 최고의 경지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