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1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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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2,200 | |
낯선 외래어와 외국어, 어려운 한자어를 우리말로 다듬기
매일같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곤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텀블러를 사용하려고 더 신경 쓰고 있다. 최근 코에 들어간 빨대로 괴로워하는 바다거북의 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충격을 주었다. 바다생물과 새들이 플라스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진들이 연이어 공개되자 자성의 목소리가 늘어나며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기 위한 시도들이 많아 졌다.
이렇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나아가 환경을 생각하자는 운동의 일환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과도하게 포장된 상품의 포장지를 버리고 오는 행동을 ‘플라스틱 어택’이라고 한다. 그러나 외래어를 바로 사용하는 경우다보니 처음 들으면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채기 어려운 단어이기도 하다.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을 좀 더 보편적으로 알리기 위해 국립국어원에서는 우리말로 다듬어 ‘과대 포장 거부 운동’으로 부르는 것을 제안했다.
또한 우리는 ‘환경을 생각한다면 텀블러 하나 정도는 머스트 해브!’ 같은 광고 문장을 다양한 쇼핑사이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근에 국립국어원은 ‘머스트 해브 → 필수품’, ‘번아웃 증후군 → 탈진 증후군’, ‘인플루언서 → 영향력’자로 다듬어서 공표하기도 했다. 대부분 시대현상을 대변하는 말들 또는 유행어들이 많이 있고, 이런 말들이 광고에서 쉽게 그대로 다루어지다 보니 사용양이 적은 것은 아니다.
이렇게 국립국어원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 생겨나거나 쓰이는 말들을 알기 쉽고 쓰기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우리말 다듬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991년 국립국어원이 개원된 이래 계속 된 사업인데, 초기에는 외국어나 한자어를 되도록 고유어 중심으로 다듬는 ‘순우리말 쓰기’가 주된 방향이었지만, 최근에는 ‘쉬운 말’을 중점으로 다듬어가고 있다. 국민들이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말들을 ‘다듬고 싶은 말’로 제안하고, 선정된 말을 다듬기 위한 공모에 직접 참여해서 함께 다듬을 수도 있다. 이렇게 다듬어진 말들의 목록 또한 정리되어 있어 의미 있는 글쓰기를 할 때 쉽게 참고 할 수 있다.
물론 실제 말 다듬기 과정에서 ‘낯설고 자연스럽지 않은’ 새로 다듬은 말들을 만나기도 한다. 이러면 실제로 쓰기에 어색하고 오히려 소통을 방해할 때도 있다. ‘텀블러’를 ‘통컵, 들컵’으로 다듬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도 외래어 ‘컵’은 그대로인 것에 대한 모순을 지적하는 비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노력은 의미가 있다. 영어를 모르거나 전문 분야에 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우리말로 누구나 쉽게 소통하는 언어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점점 비중이 높아지는 외국어가 자칫 우리말의 생명력에 피해를 줄 수도 있어 우리말의 창의성을 확장하고 생명력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이에 대한 방향성에 공감하고 과정의 노력을 함께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듬어진 우리말이 많이 쓰여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글 정주형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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