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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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3,268 | |
곽병은 저 웜홀 · 2018 · 13,000원 그를 만난 것은 아주 오래전 일이다. 아니,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래 전 그의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원주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봄직한 ‘부부의원’ ‘갈거리사랑촌’이며 ‘십시일반’이며 ‘노숙인센터’ 등의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번 그를 본 사람이라면 그의 선한 인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 듯도 하다. 원주의 슈바이처, 갈 곳 없는 이들의 벗, 인권운동가, 봉사자, 동네의사 등 수많은 이름을 가진 의사. 아내와 함께 병원을 운영하면서 끊임없이 빈자(貧者)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 준 이. 곽병은 전 갈거리사랑촌 원장이면서 현재 밝음의원 원장. 그를 찾아가는 길은 언제나 설레고 들뜬 기분이다. 그의 온화한 미소와 부드러운 음성을 듣고 있으면 온 세상이 평화로워지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원주시 중앙로 차 없는 거리 밝음신협 건물 3층 그의 작은 진료실은 작지만 온 우주의 섭리가 담겨있는 것만 같다. 예전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동네의사란 말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평생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그는 봉사를 하면 할수록 행복하다며 진정한 나눔과 봉사는 바로 평등사상에서 나온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와 너를 나누지 않고 동일시할 때 비로소 나눔의 정신이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나눔과 봉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나눔이라는 것이 후원해주고 봉사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마음가짐이 더 중요합니다.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밑바탕에 평등사상이 있어야 합니다. ‘너 와 나는 같은 인격체다’라는 마음이 없으면 봉사를 못해요. 나눔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아마도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위로가 되고 행복을 줄 수 있습니다. 돈을 많이 나누고 물질적인 것을 나누기보다 상대방을 인정해주고, 가난하다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해주는 것. 따뜻한 말 한마디나 따스한 눈길, 고운 웃음을 보내는 것이 곧 남을 배려하는 것이고 나눔이라고 봅니다.” 그의 따뜻한 말 한마디, 따스한 눈길, 고운 웃음을 책을 통해서 만날수 있게 됬다. 동네의사 곽병은 원장이 원주에 30년 동안 살아오면서 쓴 에세이 「갈대는 무게가 없다」가 출간됐다. 30년 동안 한결같이 일기를 써온 자신의 성장통 같은 글이다. 진료실에서 만난 사람들(진료실의 밤톨 몇 개), 지역 사람으로서의 원주 이야기, 사재를 털어 만든 갈거리사랑촌과 원주노숙인센터 등의 사회복지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내 구두는 반짝 구두) 그리고 일찌감치 시골로 들어가 촌부로 살아온 이야기(대안리에 살면서) 등이 담겨져 있다. 그의 따스함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글 원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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