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7-04 |
---|---|---|---|
첨부파일 | 조회수 | 2,474 | |
집 짓는 사람 최유안 외 3명 지음 민음사 · 2019 입덧하는 아내를 보살피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남자는, 자신의 가족이 머물 집도 함께 쌓아 올리기로 마음먹는다.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기 전 남자는 어떤 책에서 “인간은 자신이 사는 집을 완성해가며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깨우친다.” 문장을 발견한다. 남자는 임신한 아내를 데려와 직접 공사 현장을 보여주고 이것저것 설명한다. 남자의 말을 한참 듣던 아내는 쉬고 싶다고 말한다. 남자는 집 짓는 곳 근처에서 겨우 무인텔을 찾아 아내를 쉬게한다. 다음날, 위생 상태가 엉망인 식당에서 밥을 먹던 아내는 조심스럽게 공사하는 동안 원래 살던 집에 머물겠다고 말한다. 터미널에서 아내를 배웅한 남자는 앞으로 태어날 아이와 아내를 위해 더 열심히 집을 짓기로 마음먹는다. 그 후 남자는 홀로 집을 짓고 아내는 홀로 출산을 하고 아기를 기른다. 처음 공사 현장에는 4명의 인부가 있었지만 마지막엔 결국 남자 홀로 남았다. “언제까지 이렇게 기다려야 하는 거야?” 이제 막 태어난 아이를 홀로 키우는 아내가 말했다. “ 내가 요즘 어떻게 사는지 알기나 해?” 더딘 공사 현장에서 홀로 집을 짓는 남자가 말했다. 남자와 아내, 그리고 아이가 마침내 새집에 함께 머물게 된 날, 남자가 처음 집을 짓기 시작할 때 가졌던 꿈은 이뤄지게 된 걸까. 줄곧 남자는 남자로 불리지만 아내는 여자라 불리지 않는다. 소설 첫 부분에 언급된 ‘가장’이라는 단어를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아내와 아이가 집을 떠난 뒤에도 남자의 집짓기는 계속 된다. 남자와 아내, 그리고 아이. 그리고 이들이 머물러야 할 집은 과연 누구를 위한 집일까.
글 이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