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1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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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1,147 | |
“삶을 감각하며” 〈너의 나의 시절이다〉 정지우 지음 · 포로체 2021 전부가 아닌데도 마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바람에 그대로 얼어버렸던 어떤 시절을 기억한다. 기 억하는 것은 지금에서 벗어난 것이고, 이미 지나간 것이다. 악보로 치면 마디가 끝났고 책으로 치면 장 (章)이 마무리된 것이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무언가’에 시작과 끝을 재조정하는 마디와 장처럼, 우리의 삶에도 그런 것이 있을까. 그럴 때마다 정지우 작가가 쓴 책들이 필요하다. 표현할 방법이 없 는 감정과 막연한 생각이 정지우 작가가 써 내려간 글로 구체적으로 가시화된다. 작가는 결혼하고 아 이를 키우며 새로운 직업을 가진 지금을 말하면서,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작가에게 지 난 시절이란 아련하고 아름답기만 한 감상의 소재가 아니다. 그때부터 지금에 이르며 변한 것과 변하 지 않은 것에 관해 설명할 수 있는 자료이자, 입체적인 삶을 드러낼 수 있는 장치이다. 한편, 변화하는 감각에 맞춰 그때에서 지금으로, 지금에서 다음으로 부드럽게 연결될 수 있을까. 취향과 기호가 흔들리 지 않을 때 우리는 확신과 한계를 동시에 느낀다. 사람을 상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때부터는 받 아들임의 자세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작가는 “의사소통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문제 중 하나는 내 기분에 따라 상대방을 오해하는 일일 것이다.”라고 짚는다. “좋은 대화를 할 줄 아는 일이란, 무엇보다 도 상대방의 의도를 선하게 들을 수 있는 능력이라 생각된다.”라고 말하며 흔히 말하는 ‘통찰력’과 ‘넘 겨짚기’에 한 끗 차이에 관해 얘기한다. “대개 상대의 나쁜 의도를 잘 캐치해내는 건 스스로 뛰어난 통 찰력처럼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그보다는 나와 관계 맺는 사람들의 ‘나쁜 심성’을 일관적으로 해석하여 구축하는 ‘자기 세계관 만들기’ 쪽에 가까울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삶을 감각하는 방법을 잊은 이들 에게 정지우 작가의 생각 꾸러미를 열어보기를, 그리하여 다시 삶을 감각하는 기회가 닿기를 바란다. 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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