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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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1,309 | |
한국, 결혼, 여성 <잃어버린 이름에게> 김이설 · 문학과지성사 2020 “시집갈 나이”여서 다들 시집을 갔다. 우리 엄마도, 내 친구네 엄마도 모두 그렇게 결혼을 하고 출산을 했 다. 사회에서 직위를 달고 과정을 밟아나가며 주목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 기혼 남성인데 한국 기혼 여성은 대체로 아줌마로 통하며 ‘맘카페’에서나 ‘시장’ ‘학교’ 주변에만 있는 것처럼 비친다. 결혼한 한국 여 자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집 <잃어버린 이름에게>에는 네 명의 여성이 나온다. 여성 암 건강검진 결과를 앞둔 여성(「우환」), 주말부부로 외도를 일삼는 남편을 둔 여성(「기만한 날들을 위해」), 감정 교류가 어려운 남편을 둔 여성(「미아」), 여자 친구들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사춘기 아들을 둔 여성(「경년」)이 순서대로 이 어진다. 이들은 모두 우울증을 겪으며 같은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으며 서로를 스쳐간다. 「경년」 속 여성 은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키운다. 어느 날 모범생이자 사춘기인 아들 세훈이 또래 여자 친구와 성 관계를 맺는다는 소문을 듣고 남편에게 말한다. 남편은 “어떤 년들이길래 그 나이에 몸뚱이를 함부로 굴려. 뭐, 뻔해. 다 공부 못하는 것들이겠지.”라며 또래 여자 친구들을 힐난한다. 여성이 세훈의 여동생 세은에게 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하자 남편은 “어깃장 부리지 마. 계집애가 무슨. 여자들은 태생적으로 그런 짓 안 해.”라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어 또래 여자 친구들을 “그것들이 미친년이지. 세훈이 때 남자애들 은 여자라면 정신 못 차리니까 어떻게든 몸으로 꼬셔보려고.”라고 말한다. 아들 세훈이 아닌 또래 여자 친 구들을 향한 비난은 남편뿐만 아니라 비슷한 일을 겪은 윤서 엄마로 이어진다. “요즘 여자애들은 정말 못 당하겠어요. 공부면 공부, 잔머리면 잔머리. 어수룩한 남자애들만 피해본다니까.” 어느 누구도 남자애들과 남편을 탓하지 않는다. 모든 비난의 화살은 여자애들에게 꽂힌다. 한편, 「기만한 날들을 위해」 속 아빠의 외도를 견디며 사는 전업주부 엄마에게 대학생이 된 딸이 말한다. “눈치 보지 말고 엄마 하고 싶은 거 하면 서 살아. 뭐든 참지도 말고. 더 늙기 전에.” 결혼한 모든 한국여성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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