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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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1,617 | |
고전에 기대는 시간 정지우 지음 을유문학사 · 2017 마음이 어지럽고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가 자꾸 충돌할 때마다 페터 비에리가 쓴 <삶의 격>을 읽는다.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을 찾았다. 정지우 작가의 <고전에 기대는 시간>이다. 이 책은 몇 권의 고전 문학을 인용해 작가가 느낀 생각을 섞은, 인문학과 에세이의 중간 형태의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내부 세계에 몰두하며 외부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려고 애썼던 과거 어느 나날이 떠올랐다. 그리고 작가가 "나와 다른 세계"를 언급하며 그러한 삶과 사람들의 "입체적인 모습을 모두 받아들이는 태도"에 공감했다. 나는 모든 개인을 함부로 판단하고 한계 짓고 규정하고 싶지 않다. 아니 판단해도 그걸 바깥으로 드러내서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 싶지 않다. 모든 개인은 저마다의 속도와 지점을 갖고 자기 뜻대로 사는 것이기에, 타인에게 심각한 손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그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고 싶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속도로 찍힌 자신만의 지점을 가지고, 타인에게 쉽게 말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말은 충고와 조언이라십고 타인의 삶에 쉽게 침범한다. 작가는 자기계발서처럼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식의 메시지를 던지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살 수도 있고 저렇게 살 수도 있지만 그런데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스스로 물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이런 문장을 책에서 발견했다. "정신적 평온과 전방위적 풍요" 그리고 그렇게 견디는 삶은 사실 "죽음과 이별로 가는 긴 세월"일 뿐임을 아로새겼다.
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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