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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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1,467 | |
<천천히 재생>
정석 저 · 메디치미디어 2019 <천천히 재생>은 지방 도시 재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신도시, 뉴타운 다음 키워드는 도시 재생이다. 으레 도시재생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것들이 있다. 오래된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는답시고 그려놓은 벽화와 어딘가 어설픈 주민 자치 시설, 여행자들을 위한 마을 호텔, 청년들을 모아놓은 프로그램... 정말 ‘도시재생’은 이것뿐일까? <천천히 재생>에서 가장 재미있게 들여다본 부분은 일본의 ‘지방 창생 정책’이다. 그리고 이런 정책과 각 도시의 인재들이 만들어내는 몇 가지 사례에 눈길이 간다. ‘공짜와 할인으로 만드는 행복도시-도야마현 도야마시’ 편에서는 아이디어 맨인 ‘모리 마사시’ 시장이 직접 발 벗고 나서 만든 ‘손주와 외출 지원사업’이 흥미로웠다. 시에서 운영하는 유료 공공시설(미술관, 박물관 등)을 이용할 때 조부모가 손주나 증손주를 데리고 오면 입장료가 무료이다. 처음에 이 정책을 실행할 때 손주가 없는 고령자에게는 불공평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시장은 “그저 아는 아이를 데려와 ‘내 손자다’라고 말하면 돼요. 입장할 때 호적등본을 보여 달라고 안 할 테니까.”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또 다른 사례는 ‘괴짜 공무원 별난 시도-이시카와현 하쿠이시’ 편이다. 하쿠이시 소속 공무원인 ‘다카노 조센’은 ‘하쿠이 주의’를 강조하며 ‘우리 도시 하쿠이가 가진 모든 걸 살리자’를 외쳤다. 특히 지역 내 쌀 품종인 ‘고시히카리’를 브랜드화 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우수한 특산물이 있음에도 시는 이것을 널리 알리는데 태만했다. 다카노 조센은 쌀이 나는 마을 이름의 뜻이 ‘신의 아들이 사는 곳’임을 발견하고 ‘신의 아들에게 쌀을 먹이자’는 발상을 했다. 그렇게 2005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쌀을 보냈다. 이후 교황이 먹는 쌀이라는 기사가 나오면서 주문이 쇄도했고 한 달 판매고가 700가마에 육박하기도 했다. 원주에서도 <천천히 재생> 속 예시와 같은 일들을 펼칠 수 있을까? 고령 인구가 늘고 출생 인구는 줄고, 코로나19가 퍼진 현실에서 지방 도시 원주는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여러 도시 사례를 곱씹으며 실용적인 도시 재생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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