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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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1,800 | |
누구나 글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난 뒤 태어나고 자란 세대를 베이비붐 세대(보통 1955년~1963년생을 지칭)라고 부른다. 역사상 최고의 번영기에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은 노년기에 들어선 지금도 자식세대 보다 풍부한 재력과 강력한 구매력,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세대의 교육환경을 그리 좋지 않은 편이어서 대학 진학률도 남녀 모두 20%대 수준이었다. 이러한 베이비붐 세대가 낳은 자식 세대는 일반적으로 1979년~1992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가리키며 이들을 에코세대라고 한다. 에코는 메아리를 의미하는 영어 echo에서 온 것으로 베이비붐 현상의 메아리라는 의미를 지닌다. 재미있는 부분은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자녀들의 대학 진학을 강조하는 것인데 덕분에 에코 세대의 대학 진학율은 80%를 넘긴다.
문해와 비문해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데 필요한 글을 읽고 이해하는 최소한의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한다. 반대로 과거에는 ‘문맹’이라고 사용하였으나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하여 최근에는 ‘비문해’라고 한다. 2001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문해력이 최저 수준(예: 의약품 설명서를 봐도 정확한 투약량을 알지 못하는 정도)인 사람의 비율이 38%로 나타났다. 다른 회원국은 평균 22%를 훌쩍 뛰어 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20개국 중 19위로 하위권을 차지했다. 2008년 국립국어원이 국민기초문해력을 조사한 결과, 전체 성인의 5.3%가 은행, 관공서의 서식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1.7%는 글을 읽지 못하는 완전 비문해자로 드러났다.
최저 문해와 기능적 문해 처음에 문해를 ‘읽고(reading), 쓰고(writing), 셈하는(arithmetic)’ 기초적인 능력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1978년 유네스코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간 ‘기능적 문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이는 ‘자신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읽기, 쓰기, 셈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바로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문자활동이 필요조건임을 가리킨 것이었다. 이에 앞서 1965년 9월 테헤란에서 개최된 ‘비문해 퇴치를 위한 세계교육장관회의’에서 “문해는 그 자체가 목표라기보다는 한 인간이 단순히 읽기와 쓰기에 국한되는 기초적인 문해 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어 사회적, 시민적, 경제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간주돼야 한다.”라고 선언하며 개념 확대에 대한 출발을 알리기도 했다. 실생활에 적용해보면 최저 문해는 그저 읽고 쓰는 능력을 말하지만 기능적 문해는 시청, 은행 등을 방문할 때 스스로 자유롭게 용무를 볼 수 있으며, 정치집회나 강연회 등에 참석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의사소통 기능을 갖고, 간단한 회계업무도 볼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맺음말 얼마 전 많은 이슈를 배경으로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부모세대와 주인공의 세대가 서두에 밝힌 베이비붐 세대와 에코 세대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유년시절 교육환경이 열악하여 기능적 문해력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이를 노리는 보이스피싱이나 투자사기 등의 문제가 이슈화되기도 했다. 게다가 세상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요즘,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IT기기를 사용하는데 있어 기능적 문해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그나마 방송통신중고교 및 교육청의 고령 대상 문해교육 등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도 기능적 문해에 어려움을 느끼는 세대 또는 성인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겠다.
글 정주형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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