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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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3,395 | |
박인석 지음 현암사 · 400쪽 · 25,000원 “한국 아파트는 단위 주거 평면에 관한 한 단연 ‘월드 베스트’다.” 한국에 있는 아파트는 유럽, 일본 아파트와는 달리 전면 폭이 길고 깊이가 얕다. 발코니가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확장이 가능하다. 과연 좋은 걸까? 전면 폭이 길어지면 집안 전체에 햇빛이 잘 들어온다. 하지만 옥외 공간이 줄어든다. 한국에서 아파트 옥외 공간은 녹지와 오픈 스페이스(개방공간) 부족을 해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그래서 긴 전면 폭과 넓은 옥외공간을 동시에 유지하기 위해 ‘고층화’를 선택한다. ‘고층화’하면 같은 조건으로 많은 세대를 구성할 수 있다. 발코니란 원래 바깥 공기를 만끽하기 위해 건물 외벽에서 돌출시킨 구조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발코니를 새시로 막아 내부 공간으로 쓴다. 발코니를 막아서 실내 주거 공간으로 전용할 수 있는 법이 있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서비스 면적’이 된 것이다. 한국 아파트가 전면 폭을 길게 늘릴 수 있었던 것은 다 발코니 때문이다. 발코니 확장을 통해 깊이를 보장해주면서 전면 폭 길이를 끝없이 늘릴 수 있게 해주는 안전장치다. 발코니를 확장해서 큰 집이 될 수 있다면 좋은 일 아니냐는 말은 부끄러운 말이다. 주택 면적의 절반을 넘는 발코니가 실내 공간으로 변하면 주택 밀도가 높아진다. 이에 따라 녹지 같은 옥외공간이 줄어든다. 또한 발코니 면적은 무상으로 주어지는 ‘서비스 면적’이 아니다. 분양가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애당초 발코니 확장 후를 ‘기본값’ 면적으로 하지 않아야 한다. 발코니를 확장 전이 발코니 확장 후 면적이 되게끔, 처음부터 잘 설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발코니 확장은 조세 정의를 훼손한다. 발코니 확장으로 실제로 40평형대 규모가 되더라도 재산세는 발코니 면적을 뺀 30평형 아파트만큼만 과세한다. 시민들을 본의 아닌 탈세자로 만든다. 유럽과 일본 건축가는 집안 전체에 해가 들고 넓게 보이게끔 설계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집은 사고파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파트 층수를 낮추어 인간적인 스케일의 환경을 지키는데 더 공감한다. 한국 아파트만의 평면도 구성을 비롯해 이 책에서는 고밀도 개발. 넓은 거실과 남향집 등을 한국 아파트만의 특징을 찾아내 개선점을 제안한다. 주로 부동산으로만 접근한 ‘아파트’를 건축과 도시계획, 도시사회학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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