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8-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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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648 | |
“떠날 수만 있다면” <네버랜드가 아니어도 네덜란드> 정미진 · 엣눈북스 2019 낯선 장소 속에 있는 ‘나’가 느낀 감상을 모은 책들로 가득한 ‘여행 에세이’ 서가는 별로 흥미로운 곳이 아니었다. 글과 사진만으로는 여행하는 기분을 내기 어렵고, 개인이 쓴 감상문은 아무개 독 자를 염두하고 쓴 공개적인 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행이라는 건, 직접 가서 부 딪치는 것이 참이라고 여겼는데 그만 하늘길이 막히고 말았다. 여행은 낯선 풍경만큼이나 낯선 언어가 들려야 한다. 유행병을 겪으며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 여행지에 발을 디딜 수 없었다. 그 래서 ‘여행 에세이’ 서가를 기웃거렸다. 오만했던 시선으로, 함부로 생각했던 과거의 나를 부끄러 워하며 발견한 책은, 네덜란드 아르험(Arnhem)에서 1년 정도 머물며 써 내려간 한국 여성 일러 스트레이터가 쓴 에세이였다. 작가가 머문 아르험은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1시간 10분 정 도면 닿을 수 있고 섬유와 선박, 제지 등의 공업이 발달한 중소도시다. 아기자기한 카페, 드넓은 공원, 쾌적한 도서관, 개성 있는 책방 등을 보며 작가는 ‘나를 위해 만들어놓은 맞춤 도시’인 것 같다고 표현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좋은 곳이고 창문에 커튼을 치지 않을 만큼 개방적인 도 시라고도 남겼다. 모든 것이 완벽한 도시 같지만,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이방인 신분일 것이고 ‘ 음식은 생존을 위한 에너지일 뿐’이라는 네덜란드 식문화를 몸소 체험하며 떠나온 곳을 다시 떠 올리는 순간도 겪는다. SNS에 올리고 ‘좋아요’를 많이 받을 것만 같은 풍경에 이면에는 ‘Coffee Shop’이라는 간판을 달고 대마초를 사고파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이들이 자주 오가는 거리 한 편에는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는 성인용품점이 있다. 작가에게 네덜란드는 양면성이 가득한 열 린사회다. ‘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 네덜란드에서의 일상을 상상하며 비행 기 표가 필요 없는 여행을 떠나보자. 글 이지은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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