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5-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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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712 | |
“단호하지만 다정하게”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허지원 지음 · 김영사 2020 가끔 삶이 애매하게 망가진 컴퓨터 같을 때가 있다. 어떻게든 뚝딱거리며 굴러는 가도, 자꾸만 프로그램 이 종료된다. 심지어 작업하던 파일을 제대로 저장하지도 않았는데! 본체를 쾅쾅 두드리고 유료 백신프 로그램까지 돌리지만 영 차도가 없다. 그냥 손을 놓아버리자니 처리할 일은 많고 섣불리 건드렸다간 컴 퓨터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까 두렵다. 주변에서 건네는 ‘힘내’라는 말은 물론 고맙지만 힘낸 다고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 이럴 때야말로 우리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정확히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 지만 전문가가 시키는 대로 하니, 마침내 골골대던 컴퓨터가 되살아난다. 지식 만세! 마음 건강도 마찬가 지다. 일상에 자꾸만 제동을 거는 가지각색의 문제들은 ‘잘 될 거야’라는 막연한 위로로는 해결할 수 없 다. 정말로 잘 되려면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 다. 도움을 받으면 분명히 좋아진다는 걸 알면서도 선뜻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의 문제 앞에서 공연히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길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때론 독서도 하나의 방법이다. 임상심리학 전문가 허지원 교수가 쓴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는 해법은 물론 미더운 위로까지 선사하는 책이다. 저 자는 완벽주의, 낮은 자존감, 애정결핍, 불안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가지 정도는 품고 살아갈 법한 괴로움의 원인을 명쾌하고 담백한 어조로 정의한다. 챕터별로 구체적인 사례를 든 뒤, 관련 연구 자료를 들어 현상의 이유를 밝히고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제안하는 식이 다. 이 책은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삶을 지속할 이유가 있음을 끊임없이 상기 시킨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가(심지어 저자도!) 비슷한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과거의 상처로 말 미암아 현재까지 힘들어야 할 까닭은 없다고 다독인다. 잘 정제된 문장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단전에서 부터 기운이 솟는다. 시력이 좋지 않아 책을 오래 읽기 힘든 이들을 위한 큰 글씨 버전도 출시되어 있다. 글 황진영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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