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6-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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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 | 2,806 | |
가만한 나날 김세희 지음 민음사 · 2019 중학교 때 만난 친구가 얼마 전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같은 반이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식이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의자에 앉아 기다릴 때 나는 자연스럽게 아이폰을 들어 우리들의 모습을 남겼다. “어, 지은이가 저렇게 사진 찍는 거 보니깐 우리 중학교 때 생각나.” 그러고 보니 그때부터 나는 특별한 날에만 사진을 남기지 않았다. 무대에 오르기 전 무대 뒤편이나 무대를 기다리는 객석이 더 특별하다고 느끼는 감정으로 사소한 일상을 기록했다. 일상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매 순간 생멸한다. 『가만한 나날』 속 이야기도 꼭 그랬다. 작가는 너무 사소해서 기록조차 남길 생각을 하지 않는, 가만한 나날을 붙잡는다. 「그건 정말 슬픈 일일 거야」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꿈인 ‘중한’과 그의 여자친구 ‘진아’가 다큐멘터리 촬영 일을 하는 어느 선배 부부의 집에 방문한 반나절 동안의 이야기다. 그곳을 나온 ‘진아’는 “다가오는 것들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는 생각을 한다. 「현기증」은 회사를 그만둔 지방 출신 ‘원희’가 남자친구 ‘상률’과 결혼 대신 동거를 택하고 집을 구하러 다니는 이야기다. “가시내들이 서울로 대학만 보내 놓으면 다들 남자랑 동거를 하고. 세상에 가시내들이 겁도 없을까.” 그녀는 집과 가구를 마련하며 고향에서 그녀의 어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드림팀」은 사회초년생으로 어느 회사에 입사한 ‘선화’가 상사 ‘은정’을 만나 회사에 맞는 사람이 되어가던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게 시작한 사회생활”에서 두 인물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만다. 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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