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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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원인동_마을_관리소.jpg | 조회수 | 1,217 |
더 나아가는 공동체를 위하여 - 원인동 마을 관리소 -
여기 또 다른 형태의 공유가 있다. 공유주택이 집이라면 이번엔 관리소다. 살면서 한 번쯤은 형광등이 나간다거나 수도꼭지가 고장 나는 일을 겪는다. 아파트 주민이라면 보통 관리소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한다. 반면 단독주택에 사는 고령의 어르신의 경우, 상황이 훨씬 복잡해진다. 단순한 말썽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트리는 큰 불편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마치 아파트 관리소처럼 마을 주민 간에 도움을 주고 받는 플랫폼을 공유할 순 없을까? 원인동 마을관리소는 이런 발상으로부터 출발했다. 원인동마을관리소는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사회공헌기금을 지원받아 추진된 사업이다. 마을주민으로 구성된 활동가를 배치해 전등, 수도꼭지, 방충망 등 간단한 집수리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생활공구를 무료로 빌려주기도 하고, 주민들의 동네 사랑방 역할도 한다. Interview | 원주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박은희 사회복지사 마을관리소는 어떤 취지로 만들어진 공간인가요? 원인동 안에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있어요. 그 단지들은 관리소가 있어서 집 안에 무언가 고장 나면 수리가 금방 되죠. 그런데 같은 동네 안에서도 단독주택에 사시는 분들은 그게 안 되는 거예요. 고칠 수 있는 연령도 아닌 거죠. 전등이 나간채로 1년 내내 불을 안 켜고 사시기도 하는 거예요. 이분들을 도와드릴 수 있는 관리소 개념의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된 게 마을관리소예요. 마을관리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2019년 7월에 문을 열어서 현재 운영된 지 1년이 조금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처음 단계로는 주민들한테 마을관리소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리는 게 어려웠어요. 간판은 달았는데 다들 기웃기웃만 하시고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시더라고요. 홍보를 하는데 1년 정도 걸렸어요. 문을 연 후에는 마을에 살고 계신 주민 분들 가운데 이런 활동에 관심 있는 분들을 모집을 했어요. 지금 여섯 분 정도 활동하고 계세요. 간혹 비용이 많이 든다거나 공사가 커지면 업체를 연결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올해부터는 단순히 집만 고쳐드리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걸 넘어서 어르신 돌봄에 관련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요. 복지서비스를 못 받은 분들이 없도록, 정보를 몰라서 돌봄을 못 받다가 돌아가시는 분들이 없도록 사각지대를 메꾸자는 취지를 가지고 특히 올해는 어르신 돌봄 사업을 하고 있어요. 지난 1년여 간의 마을관리소 운영으로 원인동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다고 보시나요? 지금은 주민은 다 알고 계시고 적극적으로 고충을 요청해오세요. 지난 겨울에 수도가 많이 얼었잖아요. 그럴 땐 바로 전화주시고 보일러 수리도 요청하시는 경우도 있었어요. 또 지난 번에 이 지역에 큰 불이 나기도 했잖아요. 저희가 지역소방서와 관공서랑 연계를 맺어서 그 일대에 소화기를 전면 보급해드렸어요. 고무적인 건, 마을관리소가 원인동에 작년에 생기고 나서 올해 네 군데가 새로 생겼어요. 태장동, 명륜1동, 문막읍에 생겼고 또 하나는 춘천에 생겼어요. 주민 분들 호응이 크고 저희도 사업의 확장성을 갖고 있죠. 코로나 전에는 어르신들이 모이셔서 치매예방운동도 하셨어요. 지역 주민 중에 강사로 나서서 강연을 하시는 분도 계셨고요. 그렇게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을 하고 있어요. 올해는 방문객 제한이 있어서 잠시 멈춘 상태고요.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커뮤니티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거는 사람인거 같아요. 마을을 위해서 뭔가 해보고 싶다는 사람. 그런 사람이 한 두 명만 있어도 뭐가 되거든요. 그리고 그 다음 단계는 이분들이 끝까지 계속해서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되어야 하는데 그 단계에서 중요한 건 재정인 것 같아요. 무슨 일을 해보려고 하는데 재정이 뒷받침이 안 되면 낙담하고 좌절하게 되잖아요. 일단은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 세워지고 그리고 그 분들이 조금 더 활동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들이 꾸준히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치채움’과 ‘마을관리소’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마을 관리소는 원인동에 사는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에요. 그 가운데 저희가 구상하는 것은 마을 안에서 주민들 간의 돌봄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어르신들도 본인이 사시던 집안에서 사시다가 돌아가시고 싶다는 마음이 있거든요. 그렇다면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거든요. 주변 이웃들이 바로 옆집의 안부를 확인하고 서로가 돌보는 그런 문화들이 정착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치채움에 사는 청년들도 어르신이 가꾸시는 텃밭에 가서 일손을 돕고 거기서 반찬거리를 자급해볼 수도 있는 거죠. 청년들은 농사를 잘 모를 수 있지만 어르신은 너무 잘 알고 계시잖아요. 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세대통합도 이뤄지길 바라고 있어요. 글 황진영 글 황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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