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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에서 보낸 편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12-21
첨부파일 여정.jpg 조회수 1,304


 

여정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뜻밖에 ‘여정’이었습니다. 코로나19 앞에 국가, 인종, 성별, 나이, 경제력 은 무력했고 가보지 않은 길이 계속 펼쳐졌습니다. 그래서 참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채널마다 넘 치던 여행 프로그램은 재방, 삼방으로 이전에 방송한 여행지를 반복해서 보여주고 사람들은 얼굴 을 반 쯤 가린 채로 걸어 다닙니다. 여러 번 언급은 되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만 같던 재택근무 와 온라인 수업도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뉴스에서는 매일 확진자 숫자가 오르고 내 리는 것을 보여주고 백신 개발의 진척 상황도 세세히 전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나던 해외 여행은 그리운 과거가 되었고, 많은 사람이 모여 음악과 춤을 나누던 공연은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옛 기억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세상 속에서도 지구는 스스로 돌며 낮과 밤을 주고 태양 주위를 돌며 계절을 만듭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계속 흐릅니다. 어떤 것들을 마주 하고 부딪쳐도 결국 시간 속에 머뭅니다. 그리고 인간들의 삶도 어떤 형태로든 계속됩니다. 마치 “전 쟁터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철학을 하고, 글을 쓰는 것”1) 처럼 말입니다. 
곤란한 이 해를 견딘 여러분, 모두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세상은 잠시 비틀거리며 걸을 뿐, 아직 눈을 감지 않았습니다. 

1) 정지우 <행복이 거기 있다, 한 점 의심도 없이>


 에디터 이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