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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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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 사는 즐거움​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독자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기해년은 돼지해입니다. 돼지는 흔히 지저분하고 게으른 동물로 치부되어 왔습니다. 사실 돼지에겐 땀구멍이 잘 발달되지 않아서 자신의 배설물에라도 비벼대야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 비벼댈 뿐이지 사람이 축사를 잘 청소해주고 서늘하게 해주면 청결을 유지할 줄 아는 영리한 동물임에도 사람들이 그렇게 정의해서 그 안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돼지는 어찌 보면 자기의 삶을 살지 못하다 끝내는 자기에게 주어진 목숨도 다 이어가지 못하고 인간을 위해(?) 죽어야 하는 안타까운 운명입니다. 신년 벽두부터 돼지의 삶을 꺼낸 이유는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람이건 국가이건 간에 자기의 정체성을 지켜내지 못하면 돼지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다”는 영국의 철학자 죤 스튜어트 밀의 말처럼 나의 인생을 남의 눈치 보느라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어떤 사람은 자기의 이기심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인격을 폄훼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나의 존재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올곧게 가진다면 남의 인격 또한 존중할 줄 알아야 되겠지요. 국가 또한 다를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분단국가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열강들이 우리의 통일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대한민국이 통일되면 무기를 생산하는​ 나라는 무기를 팔아먹을 수 없기에 반대하는 나라도 있고 우리가 통일되면 저들에게 유리할 게 없기 때문이지요. 반대하는 이유도 가지가지 있고 내면의 문제도 여러 가지가 있지요. 
지금껏 우리는 우리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살아온 국가인 것 또한 현실이지요.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나름 자존감이 낮은 이유도 있었고 자기 자리를 보전하느냐고 외국의 눈치 보는 자도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우리는 달라져야 합니다. 아니 달라졌습니다. 이번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권이기 때문이지요. 그간 잘못된 길을 너무 많이 갔기에 뜯어고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촛불의 이름으로 적폐를 청산하고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그러한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면서 살아갑시다. 2016년도에 불었던 전국의 1,700만 명의 촛불은 아직도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그리 쉽게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원주에서도 몇십만 개의 촛불이 있었습니다. 원주에서도 그 촛불의 힘이 <스토리그래픽 그리고 원주에 사는 즐거움>을 통하여 한곳으로 모으고 걸러서 원주가 협동조합의 메카이며 생명, 평화, 민주의 메카라 불리는 원주가 명실상부한, 그 이름에 걸맞은 도시로 만드는 원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기해년 새해에 건강과 평화가 넘치는 독자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글 무위당사람들 성락철 이사장




원주 사회적 경제 운동의 미래를 만드는 해가 되길​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원주에서 협동조합 운동과 사회적 경제 운동을 하는 모든 활동가분의 행복과 평안함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2018년 원주의 사회적 경제 운동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것 같습니다. 원주 사회적경제 운동의 미래를 준비하는 돌봄 사업을 비롯해 협동조합 리더 양성 교육을 통해 1년여 동안 자신을 훈련시키는 계기가 있었고 강원도 18개 시군 중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설립하거나 지원한 실적이 다른 지원기관에 비해 월등히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것들이 35개 조합원단체의 협동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2019년에는 2년간 연수와 수많은 논의 과정을 통해 잉태되었던 돌봄 사업이 실무인력도 선정하고 조합원단체의 마음을 모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는 돌봄을 협동조합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고 협동조합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2019년에는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의 새로운 임원을 선출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선출되시는 모든 임원분이 복스러운 황금돼지와 같이 넉넉한 웃음으로 모든 조합원과 함께하시리라 믿습니다.

이제는 원주가 협동조합의 도시로 한 발 더 성장해야 하는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무위당사람들은 협동의 집을 건설하여 교육의 장, 교류의 장으로 만들어 원주를 방문하시는 많은 분을 잘 모시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참으로 오랜기간 바라오던 일이 잘 되니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원주네트워크에서도 모든 조합원과 함께 원주시 사회적경제 지원조례를 준비하고 시 정부와의 협의를 강화해 원주시 협동조합지원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올해 많이 기대됩니다. 펼쳐질 많은 일들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설레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주 사회적경제운동의 미래를 만드는 일. 함께하시면 좋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들이 함께한다면 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거로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미래를 만드는 자리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글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길주 이사장




아름다운 마무리​


2018년은 사회적 경제에 관련된 조직이나 사람들에게는 많은 희망을 주는 한 해였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이 나름의 뿌리를 내려가고 있었고, 거기에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정부가 들어서며 위로부터의 움직임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우호적인 환경의 변화 속에 많은 공공기관, 단체, 조직들과의 활발한 접촉과 실천들이 있었다. 그 결과는 어떤가? 몇몇 개별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전체로 본 종합성적은 아쉬움이 많다.

왜 그럴까. 우리의 지향점이 밖을 향했고, 개별적인 성과를 추구했기 때문 아닐까 반성해본다.

2019년을 시작하며 원주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혁신도시, 기업도시, 강원도 최대도시, 치악산, 그리고 최근 출렁다리 정도이다. 우리 사회적 경제가 추구하는 소통하는 도시, 문화도시, 협동조합의 도시, 지역민이 더불어 잘사는 도시와는 거리가 멀다. 2019년은 우리가 원하는 원주를 만들기 위해 먼저 우리 이웃에 관심을 갖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집계하고 있는 원주 소재 사회적 경제 조직만 해도 사회적기업 40개, 사회적협동조합 18개, 협동조합 93개, 자활기업 3개, 마을기업 9개다. 여기에 다양한 시민단체까지 더하고 그 회원에 가족까지 합쳐보자. 감이 오지 않는가. 우리는 많은 것을 할수 있는 내 편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그들을 만나는 일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일을 만들자.​


글 이상훈 (주)인스 대표



내게 주어질 사탕의 수는?

 

어릴 적엔 온통 초록뿐인 시골에서 산다는 게 싫었어요. 사방으로 널려있는 초목들은 저의 유희가 되어주지 못했고, 농사꾼의 자식 입장으로는 친구들 다 가지고 노는 게임기 하나 손에 넣기 어려웠으니까요. 그래도 아버지의 절반쯤 되는 강요로 논에 나가 모를 심어도 보고, 괜히 툴툴거리면서 고구마도 캐보고, 몸에 밴 흙냄새를 폴폴 풍길 만큼 자라나고 보니, 우리 부모님이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일종의 측은지심과 존경심이 동시에 자랐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부모님은 노동 강도의 반타작도 안 되는 한철 수익으로 남은 일 년을 버텨야 했거든요. 버틴다, 그건 정말 슬픈 말이에요. 날마다 외로운 감정들과 절절하게 타협해야 한다는 거, 내가 발 딛고 설 세계가 아름다울 것이라 다짐하고 끝없이 되뇌어야 한다는 거, 마음의 반쪽이 병들어 썩음에도 참고 또 참아 거꾸로 이겨내길 간절히 소망해야 한다는 거. 얼마쯤 뭔가를 버틴다는 건, 그만큼 인생을 진실하게 대면하고있단 증거겠죠. 삶이 절로 살아지는 게 아님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슬픈 얘길 반복하게 됩니다. 다행인 건, 삶을 저절로 제 혼자 살아가게 지켜보는 것보단 안간힘을 다해 제 삶을 살아내려는 노력이 조금 덜 슬플 거란 걸, 우리 모두가 안다는 사실이죠. 그래도 슬픈 순간이 오래 이어진다면, 저는 어릴 때 맞았던 엉덩이 주사를 떠올려요. 아주 차가운 주삿바늘이 맨살을 뚫고 들어오는, 그 찰나를 버티면 의사 선생님이 칭찬과 함께 사탕을 쥐여 주잖아요. 그리고 생각하죠. 아, 앞으로 내게 주어질 사탕은 도대체 얼마큼인지! 어림해보니 올해 제가 받아야 할 사탕은 999개 정도 되는군요.

2019년엔 여러분 모두 사탕 부자 되세요!



글 이인표 원주한살림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