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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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어린이.jpg | 조회수 | 3,234 |
![]() 얼마 전 한국인 기자가 포함된 로이터 통신 사진팀이 올해 퓰리처상 특종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 수상자라니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 국적의 김경훈 기자 특종사진은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는 온두라스 이민자 행렬 가운데 모녀의 사진을 포착한 것입니다. 40세의 온두라스 국적 엄마가 5살 쌍둥이 딸을 붙잡고 최루가스를 피해 달아나고 있는 순간입니다. 기저귀에 맨발이 급박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특종상을 수상한 사진들에서도 아이들은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멕시코에서 과테말라로 흐르는 강에서 온두라스 국적의 한 남자가 5살 소녀를 안고 절박하게 강을 건너는 모습, 캐러밴 사이의 한 아이가 무더위와 높은 습도에 울부짖는 모습 등이 상을 받았습니다.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예멘 아이들의 기아로 인한 문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충격적인 사진이 있습니다. 2015년 9월 터키 휴양지 보드룸의 해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 에이란 쿠르디의 모습입니다. 쿠르디는 전쟁을 피해 가족과 함께 터키에서 소형보트에 몸을 싣고 그리스 코스섬을 향해 떠났다가 보드룸 해변 인근 아크야라 지역에서 배가 뒤집혀 변을 당했습니다. 소형보트 2대에는 모두 23명이 타고 있었는데 모두 전복돼 어린이 5명과 여성 1명 등 모두 12명이 숨졌습니다. 세계적으로 굶주림과 질병, 전쟁에 노출된 아이들이 수백 만 명, 아니 수천 만 명에 달합니다. 우리에게도 가슴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6·25전쟁을 겪으면서 우리의 부모님이거나 삼촌이거나,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가 굶주림과 질병, 가난에 시달렸습니다. 단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노동자의 날, 성년의 날 등 가족과 사람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날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린이날은 참 좋은날 같습니다. 순수함이 가득한 날이기 때문이지요. 동학의 2세 교조인 해월 최시형 선생님은 ‘사람이 한울이니 사람 모시기를 한울님 모시듯이 하셔야 합니다’라며 ‘대인접물(待人接物)’을 설파하셨습니다. 여기에서 해월 선생님은 함부로 아이들 때리지 말라며 아이를 때리는 것은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린이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하게 된다며 겁 없이 아이들을 때리면 아이의 몸과 마음이 죽게 되니 절대 아이를 때려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해월 선생님의 이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사람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아이들은 곧 하늘입니다.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하늘을, 천지만물을 함부로 대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올해 오월 어린이날은 우리의 아이들 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신음하는 아이들에게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는 날이길 소망합니다. 편집장 원상호 원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한 번쯤 공군이 주최하는 전투기 에어쇼(비행기가 공중에서 펼쳐 보이는 전시 비행)에 가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무지개색 연기를 뿜으며 일정한 간격으로 곡예 비행하는 전투기의 모습인데요. 어린이였던 저도 부모님과 함께 에어쇼를 관람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습니다. 그런 에어쇼를 다시 본 건 최근 어떤 티브이 프로그램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와 달리 부푼 감정이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제가 어린이, 청소년 시기를 지나 이제 ‘다 큰’ 어른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스무 살이 넘으면 누구나 어른이 됩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어른은 손바닥 뒤집듯 한 번에 바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는 것은 단순히 술을 사거나 운전을 할 수 있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 자신의 보호자가 내가 되어야 한다.” 이 말은 곧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가 속해 있는 소속에 대한 책임감을 의미합니다. 어린이였을 때 어른을 좇은 적 있었습니다. 어른에게 의지하지 않고 오롯이 내 힘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열망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누구나 어른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하루빨리 시간을 달리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달렸는지 제가 달렸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바라던 대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와 아차 싶더군요. 자유와 함께 얻은 책임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책임감에서 벗어나기란 어렵습니다. ‘놓다’ ‘그만두다’는 동사는 이제 혼자 쓰는 일기장에나 쓸 수 있을까, 현실에서는 되도록 마주하면 안 되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번 호 주제는 5월이면 늘 떠오르는 ‘어린이’입니다. 영국 산업혁명이 시작된 근대에 이르러 주목받기 시작한 어린이의 역사를 시작으로 ‘복사-붙여넣기’와 다름없는 놀이터 디자인이 국내에서 반복된 이유와 독일 베를린에 있는 다양한 놀이터 모습을 담았습니다. 원주 육아공동협동조합 ‘소꿉마당’ 인터뷰도 실었습니다. 이 외에 생생마켓 셀러 ‘평창산드림’과 조합원 단체 ‘두레공예협동조합’도 소개합니다. 5월을 나는 모든 이들의 삶이 푸릇해지는 산야와 꼭 닮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