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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천길[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5-02
첨부파일 원주천길_2__1.jpg 조회수 3,296

월운여울길

월선이와 함께 바람 따라 물결 따라​


Address 행구로 치악교 밑 둔치




어쩐지 친근감이 가는 이름 월선이. 소설 『토지』에도 등장하는 월선이란 이름은 우리네 서민과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친숙하다. 그 월선이란 이름의 여인을 원주천 월운여울길에서 만날 수 있다. 월운정이라는 지명이 월선이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옛날 원주시 단구동 홍판서의 소실이라고 알려진 월선(月仙)이란 기생이 홍판서 집 뒤에 정자를 지어 놓고 놀았다 하여 불려진 월운정(月雲亭). 월운정은 병영교부터 현대아이파크 간 우측에 있는 마을이다. 그래서 원주천 제방 길을 월운정길이라고 한다. 물길 따라 바람 따라 노닐던 월선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원주천의 월운여울길이다. 이 길을 걷다보면 여름날 물놀이를 하고 겨울이면 얼음 배를 띄우던 어린 시절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동네 친구들이 손짓을 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월운여운길 코스는 치악교 아래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시작한다. 벽산블루밍아파트 앞 작은 교량을 지나면 원주시가 자연형하천정비사업으로 단장한 원주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원주천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어느새 월운정교에 다다른다.

물고기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어도(魚道)를 가까이에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너무 가파르지 않지만 작은 물고기들이 오르기에는 어려울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걷다보면 어느새 병영교를 지나고 동부교아래 도착한다. 병영교는 1974년 붕괴되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140m 지나 우측 계단으로 올라가서 다시 우측으로 가야 동부교를 건널 수 있다.

동부교 주변과 상류 쪽으로는 물이 맑고 깨끗해 여름철이면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 피서지이기도 하다.

원주천변 경치를 즐기며 걷다보면 발걸음은 벌써 월운정교에 다다른다. 여름이면 즐겁게 물놀이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이다. 옛날 빨래터 풍경, 고기잡이와 겨울철 얼음썰매를 즐기던 예전 모습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1970년대까지도 이 일대에는 가마터와 한지공장이 여럿 있었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

월운정교에서 조금 더 내려가 반곡아이파크 아파트 앞 물가에 커다란 징검다리가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든다. 소교량을 지나 200m쯤 가면 반곡교 아래 또 하나의 철교량을 만나는데 생각보다 아늑하기만 하다. 치악교 밑을 거쳐 로아노크광장 앞 소교량을 건너 인라인스케이트장에 도착하면서 월운여운길의 마무리다.

 

글 원상호 사진 원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