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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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김현아.jpg | 조회수 | 3,203 |
우리 교육을 살리는 생명·평화·협동정신 ![]() 무위당 장일순 선생 25주기를 맞아 <우리 교육을 살리는 생명·평화·협동정신>을 주제로한 교육포럼이 지난 5월 18일 원주역사박물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생명평화협동 정신을 오늘날 우리 교육 현실에 접목하고 계승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동과 청소년 교육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장 활동가들의 사례를 직접 들으며 담론을 넘어 구체적인 실천을 고민하는 포럼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포럼은 김익록 강원도교육연구원 교육연구사를 좌장으로 김현아 로드스꼴라 대표 교사와 김영연 한살림서울식생활교육센터 팀장, 이승현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사무국장이 각각 이야기 손님으로 나섰다. 길 위에서 배우는 공부, 밥 교육의 중요성, 지금 이 시대 협동운동과 사회적 경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정리했다. 원주여행, 길 위에서 만난 조 한 알 할아버지 ![]() 로드스꼴라 김현아 대표교사
로드스꼴라(Roadschola)는 길 위에서 배우고 놀고 연대하는 여행학교입니다. 여행 속에서 철학과 인문학을 배웁니다. 국내외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연대하기도 합니다. 소통과 배려, 즐거운 상상과 창의적 에너지를 가진 스토리텔러가 되고자 합니다. 다양성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세상을 지속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로드스꼴라는 주 5일 동안 다니는 대안학교와 주말 로드스꼴라로 운영됩니다. 주말 여행학교는 공교육에 다니는 친구들, 학교 안다니는 친구들,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 혹은 대학에 안 다니는 청년들이 주말에 한 번 모여서 같이 여행을 하는 학교입니다. 첫 번째 토요일에 모여서는 여행을 가기로 한곳, 예를 들어 원주로 가겠다면 원주의 역사와 문화 등 전체적인 감을 잡아요. 두 번째는 여행을 같이 기획하고, 세 번째 주에는 여행을 하고, 네 번째 주에는 여행한 것에 대해 글을 써서 책을 냅니다. 지금 이 친구들이 원주 강원감영에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어제 와서 오늘 내일 여행을 하고 오늘 5시부터 진행되는 어울림한 마당에서 노래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여행을 하기 전 경북 성주 아소재라는 곳에서 2박3일 동안 여행자의 몸만들기를 합니다. 여행자의 몸만들기는 밥을 해먹고, 화장실에 가서 샤워를 하고 나서 머리카락을 잘 뭉쳐 쓰레기통에 놓고, 다음 사람이 샤워하는 것을 배려해 창을 열어놓고, 신발도 세워놓고 하는 것 등을 배우는 것입니다. 생활 속에서 내가 잘 지켜 나가야 하는 것들입니다. 최근에 여행자의 몸만들기를 하면서 성주에서 유명한 참외를 먹는데, 중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남녀를 불문하고, 참외를 못 깎더라고요. 참외를 집에서 안 깎아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너희들은 집에서 참외를 누가 깎니?’라고 물어보니 놀랍게도 ‘아빠가 깎는다’고 해요. 예전에는 엄마가 깎았는데 지금은 아빠들이 깎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5명이 한 조가 되어서 30명 정도의 밥을 짓는 훈련을 합니다. 저는 인생에서 50명 정도의 밥을 한 사람이 차려 낼 수 있으면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훈련을 해봅니다. 그런데 점점 더 심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열아홉, 스물 된 친구들이 양파를 처음 깐다는 겁니다. 이 친구들이 계속 양파를 까고 있는 겁니다. ‘너 왜 계속 까니?’라고 물어보니까 ‘어디까지 양파를 까야하는 거냐?’고 오히려 되물어봅니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옛날에 집에서 그냥 하던 것을 이제는 점점 못 하는 구나 라고요. 요즘 친구들 같은 경우 뭐를 모르겠어요. 인터넷 들어가서 네이버 검색하거나 구글을 치면 사실 모를 것이 하나도 없잖아요. 그런데 양파껍질을 어디까지 까서 된장국에 넣어야 하느냐, 참외를 어떻게 깎느냐 등 이것을 점점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는 것 같아요. 여행자의 몸만들기 중 제일 많이 하는 것은 집안에 들어갈 때 신발을 가지런하게 놓게 하는 것입니다. 특히 화장실 사용을 잘 하는 것도 있고요. 원주에 와서 발표를 하는 것은 무위당 선생님에 대한 것이었는데 맨 먼저 원주를 왔던 것은 아니고 동학에 대한 어떤 루트를 거치면서 왔어요. 동학의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을 할까 했을 때, 동학은 조선 말 일어난 혁명이기도한 것이라서 왜 조선 말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됐고, 혁명을 하게 됐는지 보기 위해서 서울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조선이라는 나라는 어떤 꿈을 가지고, 누가 세우게 됐는가란 이야기를 먼저 들여다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굉장히, 너무나 익숙했던 것들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광화문의 뜻은 무엇인가, 경복궁의 뜻은 뭔가, 그리고 경복궁 안에서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맨처음 세운 사람들이 가졌던, 새로운 나라에 대한 꿈같은 것들을 만들어 놓은 현판을 보기도했습니다. 그리고 15세기 동아사아에서 가장 인문적이고, 어떻게 보자면 민주적이고, 어떻게 보자면 나름대로 인권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그것을 실현했던 나라가 조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광화문의 두 사람, 한 사람은 이순신이고 한 사람은 세종인데, 누군들 세종을 모르고 누군들 이순신을 모를까만은, 사실은 들여다보면 들여다 볼수록 참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순신을 화석에서 사람으로 돌려놓은 분이 김훈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세종은 여전히 굉장히 훌륭하신 분이고 훈민정음을 창제했는데, 왕이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이 어여뻐서, 그 스스로 표현하기를 원해서 문자를 창제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핀란드에 가서 핀란드 문자를 보고, 베트남에 가서 베트남 문자를 보지만 그 문자에 창제 연원이 이토록 재미있는 나라도 드물어서 화석화 되어 있던 세종을 어떻게 사람으로, 창의적인 사람으로 다시 보게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서울에서 15세기 조선을 보고 다음은 전북 정읍으로 갔습니다. 사실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부터 시작하려면 경주부터 가야하는데 경주를 가기는 조금 바빠서 그러지 않고 ‘동학 이야기 길’의 시작인 정읍을 갔습니다. 정읍을 가서 보면 동학의 메카 같습니다. 백산면이란 곳은 아주 작은 면 소재지인데 동학과 관련된 이야기가 남아있는 것은 물론 현재도 그것을 계승해 나가는 그룹들이 남아 있습니다. 가기 전에 책을 읽고 갔는데, 이광재 작가가 쓴「봉준이 온다」라는 텍스트입니다. 주말 로드스꼴라는 14세부터 24세가 같이 공부를 하기 때문에 저 텍스트를 14세가 어떻게 읽고, 24세가어떻게 읽지?라며 걱정했습니다. 책 두께가 목침하기 딱 좋을 정도로 두껍지만 그래도 일단 읽을 만큼 읽습니다. 14살은 14살 만큼 읽고, 24살은 24살 만큼 읽습니다. 일단 정읍에 가면 동학의 흔적들이 곳곳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백산성도 남아있고 말입니다. 여행학교니까 백산 같은 곳에 가면 무엇을 할까? 현장에 가면 이 친구들하고 뭘 했을 때 현장에 대한 이해를 잘할까? 생각합니다. 공부와 현장이 만난다는 것은 뭔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되잖아요. 이광재 선생님을 만나 강의를 먼저 듣기도 하고, 둘째 날은 현장을 다녔고 백산에서는 동학 관련 운동회를 했어요. 전봉준 팀 등으로 나눠서 말입니다. 머리띠에는 동학의 경전중에서 자신이 쓰고 싶은 말을 씁니다. 사인여천(事人如天), 시천주 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이천식천(以天食天), 인내천(人乃天) 등을 써서 머리띠를 두릅니다. 백산은 동학군들이 모여서 서울로 가기 전 에너지를 모았던 곳이기 때문에, 우리도 여기서 그 때 그 사람들만큼 에너지를 올려보자는 맥락에서 놀아보았습니다. 11월에는 전주를 갔습니다. 전주성은 동학군이 들어가면서 쾌거를 올렸던 곳이잖아요. 11월에는 전주동학영화제 즉 시천주영화제라고 하는 영화제를 2박3일 동안 학생들이 영화를 찍어 와서 그 영화를 마지막 날 밤에 상영을 하면서 놀았어요. 11월의 텍스트 같은 경우는 「해월의 딸 용담할매」 였습니다. 고운광순 선생님이 동학언니들이란 그룹을 만들어서 왜 동학 이야기 속에는 남자들만 나올까에 대해 왜 그럴까? 고민하면서 동학이라는 것이 그 당시 모든 것은 하늘이라며 어떻게 보면 굉장히 혁명적이었잖아요. 최제우가 맨 처음 한 일도 자기 노비를 해방하는 것이었고요. 동학에 가장 매혹되었던 사람은 오히려 그 당시에 가장 하층민이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 중에 여성들이 굉장히 많지 않았을까? 그런데 왜 동학의 전면에 드러나는 인물들은 모두가 남성일까?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읍에 가서 보면 동상이나 동학농민 전쟁 중에 죽은 사람들과 싸운 사람들 100여 명을 형상화해 놓은 것이 있는데 100% 남자입니다. 동학이야기 속에는 단 한명의 여자도 나오지 않을까란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해월의 딸 용담할매」 같은 경우는 최시형 선생의 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굉장히 재미있고,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 이 노래가 최시형의 외손자가 만든 노래였습니다. 최시형 딸의 아들이 방정환과 같이 일본 유학을 가는 과정에서 졸업식 노래를 만들었어요. 최시형의 딸인 그 용담 할매가 어떤 식의 생을 살았는지 이 책에 잘 드 러나 있습니다. 공주에서는 우금치를 갔습니다. 동학 농민군들이 많이 죽었던 학살터에 가서 학생들이 퍼포먼스도 했습니다. 그리고 난 뒤 이 친구들이 만든노래가 ‘났네 났어’입니다. 노래를 들어보는 시간도 있습니다. 동학 노래를 지금 이 친구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했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났네 났어> 났네 났어 난리가 났어 갑오년에 난리가 났어/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그들은 말했지 사사천 물물천 이천식천 인내천/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모든 것은 하늘이라 그들은 말했지/ 나무도 흙도 비워도 흘러가는 강물도 모든 일이 하늘이라 그들은 말했지/ 너와 나의 만남도 헤어지는 그날도 황토현부터 우금티까지 쉬지않고 걸어갔지/ 세상을 밟아디디며 손잡고 걸어갔지 사사천 물물천 이천식천 인내천/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모든 것은 하늘이라 그들은 말했지/ 나무도 흙도 비워도 흘러가는 강물도 모든 일이 하늘이라 그들은 말했지/ 너와 나의 만남도 헤어지는 그날도 하나의 밀알이 땅에 떨어지면/ 더 많은 밀알이 다시 자라나고 산 속의 버섯이 바람에 날리면/ 또 다른 버섯이 새로 돋아나지 이어진 진심은 무너지지 않아/ 푸르른 새들은 떨어지지 않아 우리의 여행은 쉽게 끝나지 않아 그곳의 강물처럼/ 그때의 그들처럼/그곳의 강물처럼/ 그때의 그들처럼/ 그곳의 강물처럼 그 다음 원주에 왔습니다. 동학의 이야기를 따라서 온 곳이 바로 원주입니다. 무위당 선생님의 사상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이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원주에 왔는데 원주에서는 당연히 무위당학교에서 저희가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위당 선생님이 살고자 했던 삶은 어떤 삶인데, 그 아저씨하고 나하고는 무슨 상관이 있지? 나는 왜 오늘 여기에 와서 이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 라는 질문을 계속하는 거죠. 원주에 와서 고진하 시인도 만나고, 언니들협동조합도 가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노래가 ‘일순씨의 얼’입니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일순씨의 얼’이라면 장일순 선생님이라고 생각을 못해요. 학생들이 원주에 갔다와서 만든 노래가 이 노래입니다. <일순 씨의 얼> 그대와 내가 저 들꽃과 쌀 알 / 모두가 한울님이네 하늘과 땅 저 태양과 바람 / 모두가 한울님이네 혼자만 잘 사는 건 의미 없네 / 스스로를 낮추고 풀잎을 스승으로 쌀 한 톨에 농부가 있네 / 쌀 한 톨에 우리가 있네 쌀 한 톨에 우주가 있네 / 쌀 한 톨에 만물이 있네
정리 원상호 사진 원춘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