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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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메인.jpg | 조회수 | 3,057 |
이왕이면 동네책방에서 여름나기
어느 날 후배에게서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2년 여 동안 준비했던 책방 오픈식을 한다며 시간이 되면 와달라고 말 입니다. 강화도에 집을 짓고 책방을 냈는데 잘 알고 지내 는 분들을 초청해 소박하게 개업식을 한다고 했습니다. 후배는 서울 한살림에서 일을 했었는데 책방 오픈을 앞두고 퇴사를 했습니다. <책방시점>이란 작고 예 쁜 간판 현판식도 했습니다. 오픈식에 맞춰 아침 일찍 원주에서 강화도로 향했습니다. 평소 존경하는 분 의 전기차로 가게 되었는데 4월 중순이라 날씨도 좋았고, 가는 길에 벚꽃도 흩날려 봄 소풍 온 것 마냥 좋 았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니 후배는 읍내로 장을 보러 가고 없었습니다. 주인도 없는 책방에 비밀 번호를 알려줘 들어가 보니 젊은 후배의 숨결이 느껴져 참 좋았습니다. 잠시 시간이 남아 강화도에서 꽤 유명하다는 책방 <국자와 주걱>에 들렀습니다.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조심조심 운전해 도착한 곳은 책방 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가정집 같은, 시골집 같은 풍경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낡은 한옥 건물 안에 는 많은 책들이 천장까지 자랐습니다. 뜰이 있고, 텃밭이 있고, 차(茶)가 있고, 책이 있고, 자연이 함께 공 존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무렵 강원도 영월에서도 한 책방이 오픈을 했습니다. 원주의 <책방 틔움> 오픈식 겸 첫 북 토크 초대 손님이었던 「인도에서 놀다 온 이야기」의 저자 윤태원 님이 <인디문학1호점>을 소리 소문 없이 낸 겁니다. 영월읍에 동네책방을 낸 다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영월에 갈 일이 있어 들렀는데, 아담하고 주인의 취향이 진하게 묻어있는 책들이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걱정과 앞으로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원주에도 작은 동네책방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원주에서는 유일한 독립서점 이었던 <책방 틔움>에 이어 단계동에도 독립서점이 생겼습니다. 시청 인근에도 작은 책방이 생겼고 말 입니다. 좋은 책이 많이 나와도 책을 소화할 서점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과 달리 나름 좋은 책방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네서점이 위기에 있는 것과 달리 주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소규모 책방인 독립서점은 호황을 맞고 있 는 것 같습니다. 동네서점 웹사이트의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8년 7월 현재 등록된 401개의 독립서점 중 357개가 운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의 독립서점은 대형서점이나 인터넷서점과 달리 지역과 취향에 뿌리를 두고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 을 통해 주민들과 만납니다. 독서모임은 물론 북토크, 워크숍, 공간 대여 등 아주 다채롭습니다. 곧 삼복 더위가 찾아 옵니다. 대형서점처럼 쾌적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는 않을지라도 지역과 함께 공 동체를 꿈꾸는 동네책방에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면 어떨까 합니다. 편집장 원상호 여는 글 이번 호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공간인 동네 책방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원주에 도 동네 책방이 여러 곳 있는데요. 흥업면 ‘터득골북샵’과 원주역 건너편 ‘책방틔움’부, 남원주중 근 처 ‘스몰굿씽’, 관설동 ‘코이노니아’ 마지막으로 평원중 근처 ‘책빵소’가 있습니다. 동네 책방이 특별한 이유는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개인이 만든 독립출판물을 위탁·판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으레 정식으로 등단한 작가나 학자만 낼 수 있다는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다면 누구나 책을 낼 수 있습니다. 작년 서점을 뒤흔든 책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역시 시작은 독립출판물이었습니다. 출판사를 통해 정식 출간하기 전 모 크 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1,200명이 넘는 후원자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10년대 진입과 함께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세대가 20대로 등장한 이후, 독립출판 시장은 더욱 넓어졌습니다. 부담 없이 읽기 좋은 에세이부터 일러스트, 디자인, 사진, 건축 등 출판물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출판물과 함께 책방 수도 늘었습니다.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던 책방은 어느새 전국 각지로 퍼졌습니다.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을 넘어 여러 가지 문화 활동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의 기 능을 담은 책방이 많아졌습니다. 2017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8.3권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40권, 이스라엘은 60권과 비교했을 때 매우 큰 차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독서량을 높일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나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책을 접할 수 있는 도서관이나 서점 확장뿐만 아니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 많아지고 다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동네책방 이야기뿐만 아니라 생생마켓 셀러 ‘아내들의 작업실’과 조합 원 단체 ‘강원로컬푸드협동조합’ 인터뷰도 실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시원한 실내에서 달달한 커피를 마시며 좋아하는 책 한 권을 읽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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