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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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설악자연농원_영농조합법인.jpg | 조회수 | 2,292 |
“설악산이 좋아 500번 넘게 왔어요.” ![]() 설악산의 고장은 어디일까? 아마 많은 사람이 속초시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설악산 면적의 약 66%는 인제군에 속해 있다. 그리고 이 지역을 내설악이라 부르는데, 바로 이곳에 차 생산 전문 마을기업 ‘설악자연농원 영농조합법인’이 있다.
설악산이 좋아 내려오다 윤문희 대표는 5년 전에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이곳 설악산 안쪽에 터전을 꾸렸다. “여기 내려오기 전에 설악산에 미쳐가지고(웃음) 설악산을 500번을 넘게 왔어요. 거의 매주 온 거죠.” 그리고 그 산에서 지금의 동료들을 만났다. “산에서 우리끼리 ‘나이 오십 넘으면 설악산 들어가서 살자’라고 얘기한 게 현실이 된 거죠. 제가 먼저 내려왔고, 나머지 친구들이 하나 둘 내려왔어요. 그리고 여기에 살던 토박이 친구도 합류했죠.” 이어 윤 대표는 산은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설악산과 잡산(웃음) 설악산은 다른 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훌륭한 산이에요. 지금도 주말에 자주 가요.” 이곳으로 오기 전 윤 대표는 IT 관련 일을 했다. “여기 내려오기 전부터 일을 하면서 10년 정도 따로 약초 공부를 했어요. 한의사를 비롯해 많은 약초 전문가에게 배웠죠. 약초 사업을 하려고 마음먹은 상태였기 때문에 미리 레시피도 다 만들어놓고 내려왔어요.” 그렇게 만든 차가 ‘설기차’와 ‘설비차’이다. “설기차는 ‘설악산의 기운을 받은 차’라는 의미예요. 일반적으로 쌍화차는 8가지 재료가 들어가는데요. 여기에 5가지 재료를 더 추가해서 총 13가지 한방 재료로 만들었어요. 설비차는 한자 ‘날 비’ 자를 써, 몸이 가벼워지는 차라는 의미예요. 비트와 우엉으로 만들었고요. 비트는 혈관을 청소하고 우엉은 지방 제거에 탁월해서 특히 여성분들에게 좋아요. 이것 외에도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설황차’도 판매 중이에요.” ‘설악자연농원’이 주력 상품으로 내놓은 차는 ‘설’과 ‘차’가 들어간다. “앞으로 여름에서 마실 수 있는 ‘설화차’와 남성한테 좋은 ‘설강차’, 여성에게 좋은 ‘설미차’도 준비 중이에요.”
차를 만드는 과정 사업 초기에는 직접 산에 올라 약초를 채취했다. “지금은 납품 규모가 커져서 직접 채취로는 물량 확보가 어려워요. 그래서 마을에서 약초를 재배하는 분들에게 수매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에 호텔 납품이 늘면서 동네에서 약초를 수매하는 걸로도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내년부터 약초재배단지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우선 다섯 농가, 5천 평 정도가 확보 되었고요. 추이를 봐서 사업 단지를 더 넓힐 생각이에요.” 지금은 자체 생산 시설을 갖췄지만 초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무일푼으로(웃음) 내려와 컨테이너에서부터 지금의 사업장을 갖추기까지 이사만 열 번을 했어요. 처음에 자체 생산 시설이 없을 때는 다른 곳에 부탁해서 차를 가져왔어요. 그럼 맛이 표준화가 되지 않는데다가 일정한 품질을 보증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돈을 버는 족족 기계만 샀어요(웃음) 이번에 마을기업에서 지원 받아서 포장 기계를 들인 것 말고는 나머지 기계는 전부 사비로 마련한 것들이죠.” 차를 만드는 과정이 궁금했다. “채취한 것들이 공장으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세척기로 씻습니다. 그리고 세절기로 자른 다음 말리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 다음, 차에 좋은 크기로 잘라서 덖어요.” ‘덖는다’는 말이 낯설어 의미를 물었다. “보통 소금이나 커피는 ‘볶다’는 표현을 쓰는데요. 차에서는 ‘덖다’는 말을 써요.”
인제군과 상생하기 윤 대표는 지역 일자리 창출과 함께 매출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을기업이든 일반기업이든 매출이 중요해요. 매출이 높아야 더 많은 지역 내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 두 곳의 호텔에 납품을 하는데요. 올해나 내년 중으로 납품 예정 호텔이 더 늘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물량이 많아질테고 2명을 추가로 더 고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설악자연농원 영농조합법인’은 10명의 조합원으로 구성 중이다. 이 중 4명이 상시근로자이다. “저는 회사 전반적인 일과 함께 마케팅을 맡고 있고요. 다른 조합원 분들은 각각 연구소장, 공장장 등의 업무를 맡고 있어요.” 지역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지역 내 유휴농지 활용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인제군에 유휴농지가 많아요. 놀리는 땅이 많은 거지요. 그런 땅에 약초재배단지를 만들어서 활용하면 어떨까 싶어요.” 요즘엔 유튜브 채널을 개설도 고려 중이다. “10월부터 ‘설악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열 예정이에요. 단순히 차만 알리는 채널이 아니라 설악산 전체, 이를테면 관광 정보라던지 등산코스, 맛집 등을 소개할 생각이에요. 나아가 인제군 지역 내에 있는 기업체를 소개하고 설악산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설악자연농원이 꿈꾸는 미래 “인제군에는 연매출 50억 원이 넘어가는 기업이 없어요. 이런 이유 말고도 인제군 자체가 지금 큰 위기를 맞았어요. 양양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인제를 통과하는 차량 수가 1/4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군 위수 지역(군인이 외출, 외박을 나가더라도 1~2시간 이내에 부대에 복귀할 수 있도록 허가된 지역)도 폐지가 되었어요.” 인제군에 있는 식당, 펜션에 사람이 점점 줄고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해결방안을 모색 중인데요. 그 중에 하나가 한방학과가 있는 대학교와 연계해서 ‘치유센터’를 여는 거예요. 다음에 센터와 연계한 힐링 치유 마을 단지를 만들고 싶어요. 인제군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공기 좋고 산새 좋은 곳이잖아요. 30분이면 바다도 볼 수 있고요. 이곳에 있는 펜션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요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이어 차에 대한 자부심을 전했다. “저희가 소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자부할 수 있는 것은 차의 품질이에요. 설악산이라는 청정 지역에서 나온 약초로 만들기 때문에 원산지에 대해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HACCP인증(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 부터 최종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위해요소가 해당식품에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위생관리 시스템)도 받았어요. 소비자 분들에게 늘 건강하고 깨끗한 차를 제공할 것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 취재·사진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스토리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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