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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쥐’의 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2-11
첨부파일 경자년.jpg 조회수 2,030

 

‘하얀 쥐’의 해


2020년은 쥐띠의 해다. 쥐는 십이지 중 가장 먼저 오는 동물로 육십갑자 가운데 갑자(甲子)·병자(丙子)·무자(戊子)·경자(庚子)·임자(壬子)의 순서를 거친다. 올해 '경자(庚子)'년의 경(庚)은 일곱 번째로 방위로 서쪽, 오방색으로 흰색에 해당된다. 자(子)는 십이지의 첫 자리로, 방위로 정북(正北)을, 달로 음력 11월을, 시간으로는 오후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를 말한다. 색깔로 이야기한다면 경(庚)이 오방색으로 흰색에 해당되니 경자년은 '흰 쥐띠'해이다. 

12지의 하나로서 쥐를 활용하는 전통은 신라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김유신 묘에는 쥐를 형상화한 띠 동물상을 무덤 주위에 두르거나, 쥐 조각상을 무덤에 넣기도 했다. 이후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사실적으로 묘사한 쥐 그림이 많아졌는데, 그 중 신사임당의 ‘수박과 쥐’ 그림은 쥐 두 마리가 수박을 훔쳐 먹는 장면이 나온다. 겸재 정선의 ‘서투서과’ 그림에서도 쥐가 수박을 갉아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하얀 쥐는 쥐 중에서 가장 우두머리이자 매우 지혜로워서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데다 생존 적응력까지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또한 쥐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식복(食福)과 함께 좋은 운명을 타고났다고 한다. 쥐가 우리 생활에 끼치는 해는 크지만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본능이 있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살아남는 근면한 동물이다. 또한 재물, 다산, 풍요기원의 상징으로 나타나며 은밀성, 조심성, 예민성, 왜소성, 다산성 등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천지개벽 신화에서 쥐는 영물로 나타난다. 물과 불의 근본을 알고 있어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영물뿐만 아니라 인간이 나타나기 전부터 존재하는 생물이고 인간이 나온 후에도 인간과 같이 공존해 왔다. 문헌을 보면 쥐는 미래를 알고 있어 미래에 대해 어떤 사실을 암시할 수 있고 신성이 있는 동물이다. 또 쥐는 다른 동물보다 더 왕성한 번식력을 갖고 있어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부지런해 부를 가져다주는 존재이다.

한편, 쥐와 관련된 우리의 길조어에는 '꿈에 쥐가 달아나면 기쁜 일이 생긴다'는 것이 있다. 그리고 쥐는 부지런하기 때문에 '쥐띠의 사람은 잘 산다'고 했으며 특히 '쥐띠는 밤에 태어나야 잘 산다'는 속설이 있다. 반대로 금기어로는 '손톱을 깎아 함부로 버리면 그것을 쥐가 먹고 버린 사람으로 둔갑하기 때문에 절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2020년, 힘이 아주 센 '흰 쥐의 해'가 밝았다. 2020년대라는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세계가 모두 안녕하길 바란다.​

정리 이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