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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 피해 면적 1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2-25
첨부파일 강원도_산불_피해.jpg 조회수 2,057

강원도 산림 시나브로 사라진다​

 


강원도 산불 강풍과 불에 잘 타는 소나무 원인
무분별한 산지 전용과 불법 산림 훼손, 대형산불로 강원도 산림이 줄고 있다. 산림 경영지를 개발 용지로 전환 못하게 하고 과태료 부과 등 벌칙과 제도적인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 산림과 숲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지구환경의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이글과 사진, 인포그래픽, 표 등은 지속가능발전강원협의회에서 펴낸 퀘스천 Vol.3 에 있는 내용입니다. 게재를 허락해주신 윤도현 국장님과 지속협에 감사드립니다.>

 

유엔은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650만ha1) 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으며 전체 생물 종 가운데 100만 종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매년 대형산불과 무분별한 산지전용으로 인해 산림면적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산림이 1년간 주는 공익적 기능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126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중요한 자원인 산림의 감소현황과 원인, 해결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산림자원의 보고 강원도

강원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림자원의 보고이다. 2015년 발표된 산림기본통계 기준 우리나라는 전체 국토면적 중 산림면적이 63.2%를 차지하고 있다. 국토면적 대비 산림비율만 따지면 OECD 34개 회원 국가 중 핀란드, 일본, 스웨덴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산림비율은 갖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산림비율은 강원도가 81.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산림면적 역시 강원도가 전국 산림면적의 21.7%인 약 137만ha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허파 역할을 강원도가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1) 1ha는 100m*100m=10,000㎡의 면적을 의미한다. 큰 운동장 한 개 정도의 면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 산림청은 5년에 한 번씩 산림기본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따라서 산림기본통계의 최신 자료는 2015년이다. 

이러한 산림면적은 1972년 약 659만ha에서 2017년 633만ha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매년 평균 여의도 면적의 20배에 해당하는 산림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는 약 622만ha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불과 산림피해
2019년 4월 4일 강원 동해안 5개 시군에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 초속 20m에 달하는 강한 서풍이 불던 날 발생한 이번 산불은 빠른 속도로 번져 해안까지 덮쳤다. 산불의 이동 경로에 있던 마을들은 마치 전쟁터에 폭격이 지나간 듯 폐허와 잿더미가 되어 버렸다. 이번 산불의 최종 피해면적은 고성·속초 1,227ha, 강릉·동해가 1,260ha, 인제 345㏊, 합계 2,832ha로 발표되었다.

산불은 천재가 아닌 인재이다.
우리나라의 산불은 고의든 실수든 사람에 의해 발생된다. 자연상태의 발화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번 산불 역시 한전의 시설관리 소홀이 도마에 오르며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가 첨예화되고 있다. 산불통계연보의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년간의 산불 발생 원인은 다음과 같다. 
입산자 실화 (36%), 논 밭두렁 소각(17%), 쓰레기 소각(14%), 담뱃불 (4%), 성묘객 실화 (4%), 건축물 화재 (4%), 어린이 불장난(1%), 기타(20%)이다. 산불은 특성상 원인을 밝히는 것도 쉽지 않지만 원인을 밝힌다 해도 누구에 의해 발생했는지 구체적 대상을 밝히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산불 가해자의 검거율이 41% 밖에 되지 않으며. 가해자는 불명확하고 피해자는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입는게 산불피해의 현실인 것이다. 산불기간 입산금지, 소각행위 규제 등 정부시책에 적극 협조하고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실천하는 건강한 시민의식이 그 어떤 대책보다 큰 효과가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반복되는 동해안 대형산불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4,316건의 산불로 6,699ha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2000년에는 동해안 4개 시군에서 16건의 산불로 24,846ha의 산림이 파괴되었다. 이는 역사이래 최대규모의 산불 피해로 기록되고 있다. 대형산불이 없었던 2018년만 보더라도 산불 발생 건수는 496건, 피해면적은 894ha이다. 이중 강원도는 발생 건수로는 경북(96건), 경기(67건), 경남(66건)에 이은 4위(33건)이다. 하지만 피해면적은 단연 1위이다. 전체피해면적의 73%인 656ha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강원도 특히 동해안의 대형산불은 반복되고 있으며 그 피해 또한 심각한 현실이다. ​

대형화되는 동해안 산불의 원인
대형화되는 산불의 원인은 강풍과 불에 잘 타는 소나무 단순림, 이 두 가지 요인이 크다. 그런데 바람만 세면 산불이 대형화되는 것일까? 산불에 잘 타는 무언가 재료가 있어야 한다. 나무들 중에서 불이 잘 붙는 수종은 소나무를 비롯한 침엽수종이다. 소나무는 기름 성분인 송진을 가지고 있고 마른 솔잎 낙엽층과 솔방울은 아주 좋은 불쏘시개의 역할을 한다, 동해안 지역은 소나무림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분포하고 있고 소나무가 주요수종인 단순한 산림이 많다. 이에 반해 산불이 발생한 지역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곳은 활엽수종이 자라고 있는 곳이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또한 피해지역 인근의 소나무숲의 솔잎 낙엽층을 확인해본 결과 10~15cm 정도의 솔잎 낙엽층이 쌓여 있었다. 나무 땔감을 쓰지 않는 현실 여건으로 인해 솔잎낙엽층은 더더욱 두꺼워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는 언제든 여건 만 되면 순식간에 타오를 수 있는 화약고를 안고 지내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나무를 아예 심지 않거나 없애 버릴 수는 없다. 소나무 목재의 우수성과 경관성, 송이버섯과 같은 임산물로 인한 경제성 등은 소나무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우리 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 1호가 소나무가 아닌가? 그렇다면 산불 대형화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없는가? 

 


대형 산불의 예방 
앞에서 언급했듯이 소나무(또는 침엽수) 단순림은 산불에 가장 취약한 산림구조이다. 이러한 소나무 단순림의 산불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 및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방화수림대를 조성하는 방법이 있다. 방화수림은 산불에 강한 활엽수림을 일정 간격, 일정 면적 이상으로 조성한 것을 말한다. 방화수림은 산불의 진행속도를 늦추게 하는 효과를 준다. 고속도로, 국도 등 주요 도로의 옆 비탈면에도 자연발생적으로 자라고 있는 침엽수들을 정기적으로 제거하거나 관리하여 도로가 방화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림지대와 마을이 만나는 인접부위(임연부)에는 일정 면적 이상 활엽수종으로 갱신하여 마을로 산불이 쉽게 이동하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이번 산불로 피해를 많이 입은 마을들을 보면 산과 연접해 있고 소나무림이 인가나 마을 가까이 있었다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유의할 점은 활엽수 방화수림대는 아무 곳에나 조성하지 말고 입지조건과 환경을 고려해 활엽수가 잘 자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과 수종선택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활엽수림대 조성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두 번째는, 적절한 숲 가꾸기가 필요하다. 소나무숲에 쌓여 있는 솔잎 낙엽층과 솔방울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앞서 언급했었다. 따라서 과감한 솎아베기를 통해 햇볕이 일정 정도 들어가게 하여 낙엽층의 빠른 부식을 유도하고 나무들 간의 적절한 간격도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또한 일정 구간 정기적으로 바닥의 낙엽층을 제거하여 지표면의 산불 진행속도를 더디게 하는 관리도 필요할 것이다. 동해안의 대형산불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분명히 반복되는 실수도 있을 것이다. 
심도 있는 진단과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소나무, 잣나무 같은 침엽수종은 불에 잘 탄다. 특히 소나무는 기름 성분인 송진을 가지고 있고 마른 솔잎과 솔방울은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사진은 수액을 맞으며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해송.​



무분별한 산지전용

그렇다면 산불만 산림피해와 산림면적 감소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산불피해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다시 나무를 심어 복구를 하면 산림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우리가 관심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은 불법 산림훼손과 무분별한 산지의 타용도 전용허가이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2011년~2015년 5년간 전국의 산지 가운데 타용도로 전용한 산지전용면적은 총 39,747ha에 달한다. 전용면적 가운데 29.4%는 울창하고 보전가치가 높은 보전 임지가 11,692ha를 차지하고 있다. 비농업용으로 전환된 산지전용 사례 중 산림을 크게 훼손하고 파괴시키는 것은 골프장과 채석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골프장으로 전용한 면적이 2,103ha, 채석장으로 전용된 면적이 4,531ha에 달한다고 한다. 강원도의 경우 넘쳐나는 골프장 때문에 강원도와 환경단체 주민들 간의 장기적인 대립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불법산림 훼손 

무분별한 산지전용 외에도 불법산지전용, 무허가 벌채, 도벌 등 불법행위로 인한 산림피해 역시 심각한 실정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3,735건의 불법 산림훼손의 이루어졌고 피해면적은 1,632ha에 이르며 강원도의 경우 718ha로 전체 피해면적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다. 불법산림 훼손 역시 강원도가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불법산림훼손 원인별로는 불법산지전용이 71%로 가장 많고 무허가벌채와 도벌 9%, 기타 20%이다. 최근 5년간의 누적으로 보면 16,771건, 5,763ha의 피해가 발생했다. 

 

방지 대책

최근 사유림에서 산림경영에 의한 벌채 이후 이행해야 할 산림경영을 회피하고 관광지, 골프장, 산업단지 등 개발용지로 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벌채 후 식생보전등급 하락 등의 이유로 개발 가능한 산지로 변환하는 것이다. 산림경영지를 개발용지로 쉽게 전환되지 않도록 과태료 부과 등 벌칙을 강화하고 제도적인 규제 조치가 검토되어야 할 것이며 환경영향평가 대상에 산림벌채가 수반되는 산림개발계획과 사업을 포함하여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또한 불법산림훼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예방 교육도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수한 산림의 보전과 이용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나오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가뭄과 홍수, 폭염과 혹한 등 이상 기후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과학자들은 산업혁명 이후 지속된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된 대기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였고 이것이 기후변화의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또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대기가스(일명: 온실가스)가 이산화탄소라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이자 저장창고인 산림자원의 중요성이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산림과 숲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지구환경의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열쇠이자 희망인 것이다. 이는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이용에 대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글 윤도현 강릉생명의숲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