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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8-10
첨부파일 미피와_책이_머무는_도시.jpg 조회수 909

미피와 책이 머무는 도시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 2004년 시작

○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주요 전략으로서의 창의성을 반영하는 도시 간 국제협력 플랫폼
○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을 위한 행동과 혁신을 추구하는 유네스코의 사업

○ 공예와 민속 예술/디자인/영화/미식/문학/음악/미디어 예술 총 7개 분야

○ 2022년 현재, 7개 분야에 80개국 246개 도시 가입

○ 한국은 총 7개 분야에 11개 도시 가입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동남쪽으로 42km 떨어진 곳에 위트레흐트(Utrecht)가 있다. 이 곳은 12개 주 중에 하나인 위트레흐트 주(州)에 주도이다. 2021년 기준으로 약 35만 명이 살며 네 덜란드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다. 위트레흐트는 수많은 예술가들이 여행한 곳이자 유럽 교통의 중 심지이다. 그리고 ‘이 캐릭터’의 고향이다. 쫑긋한 두 귀, 동그란 얼굴 끝에 있는 코와 입을 합친 듯 한 엑스 모양, 굵직한 검은 테두리와 단출하지만 선명한 색상을 가진 ‘미피’는 1955년에 일러스트 레이터이자 디자이너, 작가인 딕 브루너(Dick Bruna 1927-2017)의 손에서 탄생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은 ‘작은 토끼’의 고향

미피(Miffy)를 주인공으로 그린 그림책은 전 세계로 50개 언어로 번역되어 8천 5백만 부 이상이 팔렸다. 첫 번째 책 제목은 “작은 토끼(nijntje, 1955)”였다. 이후 사과(the apple, 1953), “볼렌담 의 토토(toto in volendam, 1955), “동물원에 미피(miffy at the zoo,1955), “작은 왕(the small king, 1957), 아이스크림(tijs, 1957) “자동차(the car, 1957)”를 줄줄이 펴냈다. 출판 초창기에는 직 사각형 판형이었다가 1963년부터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같은 16cm 정사각형 판형으로 바뀌었다. 미 피의 원래 이름은 네덜란드어로 작은 토끼를 뜻하는 ‘nijntje(나인체)’였고 출판 초창기에는 각 나 라에 언어에 맞춰 ‘작은 토끼’라 번역했으나, 9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 어디에서든 미피로 불린다. 

 

오직 빨강, 파랑, 노랑, 초록으로 그리는 미피

작가는 출판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청년 시절에 영국과 프랑스에서 유명 서점에서 인턴으로 일한 다. 이때 프랑스 여행을 하며 여러 예술가의 그림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페르낭 레제(1881-1955) 로부터 하얀 바탕에 검은 선을 그리고 면과 선을 분리하고, 앙리 마티스(1869-1954)로부터 단순한 형태로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을 체득한다. 딕 브루너는 미피에 네덜란드 모더니즘(데 스틸)을 투영 한다. 데 스틸 운동을 대표하는 건축가와 화가, 디자이너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데, 특히 흰 바탕에 검은 격자를 그리고 격자 안에 빨강, 노랑, 파랑을 채운 몬드리안 방식을 미피에 적용한 다. 지금도 미피와 관련한 모든 책, 상품 등에 적용하는 색상 기준을 머시스 재단(미피 상표권을 관 리하는 재단)에서 엄격히 관리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미피 박물관 

작가는 곧 일흔을 바라보는 미피 책에 적극적으로 변하는 시대를 담았다.7) 미피만의 방식으로 어 린이에게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과 아픔, 고통과 양식의 가책, 장애와 죽음 등을 표현했다. 나이가 많거나 피부색이 다른 캐릭터를 등장시켜 다양성을 향한 메시지도 전했다. 사람들은 미피에 열광 했고 마침내 2016년에 위트레흐트 중심가에 어린이들을 위한 ‘미피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안타 깝게도 딕 브루너는 박물관이 문을 열고 이듬해에 89세에 나이로 숨을 거둔다. 미피의 할아버지 는 떠났지만 미피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네 가지 색으로 표현한 감정과 네 줄짜리 글을 전하며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책으로 뒤덮인 문학 중심 도시 
한편, 미피 말고도 위트레흐트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약 150년 전에, 위트레흐트 얀 스케르크 7번지에 문을 연 비즈벨드(Bijleveld) 서점이다.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1930년대에 위트레흐트를 여행하며 이곳에 들렀다. 작가는 “네덜란드어만큼이나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로 된 책도 많고 책방도 정말 많다”라는 생각을 일기에 적었다. 비즈벨드는 서점뿐만 아니라 출판사도 운 영한다. 20세기 후반에 철학가 에리히 프롬, 시몬 보부아르 등이 쓴 책을 펴냈다. 이밖에도 위트레 흐트는 수백 명의 작가와 시인들에게 영감이 되는 곳으로, 수많은 인문학 교수와 네덜란드 내 최대 규모의 출판사 본사가 있다. 일 년 내내 크고 작은 문학 행사도 열린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 시의 밤(DUTCH POETRY NIGHT)’ 축제가 있다. 8시간 동안  2,000명의 관객을 두고 시를 주제로 연 극과 뮤지컬 활동을 펼친다. 2021년 현재 38회를 맞았다.

7) <릿터> 25호, 2020 8/9월호 <그림책 속에 현대미술 – 점, 선, 면 속 아기 토끼 미피>, 이지원 


 글 이지은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