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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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강원문화발전소_한주이_대표.jpg | 조회수 | 2,836 |
“지역청년이 ‘어쩔 수 없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강원문화발전소 지역의 전문예술인들과 생활문화동호회, 청년문화인들이 모여서 구성된 단체로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다양한 계층의 문화적 교류를 돕고, 실제로 시민들이 참여하며 문화에 대한 가치성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추구하는 강원도 최초 청년 마을기업입니다. ![]() 강원문화발전소 습기로 가득한 여름 한낮을 피해 강원문화발전소(이하 강문발)가 운영하는 카페 겸 복합문화공간 ‘카페 썸짓’에 들어갔다. 원주 지하상가 사거리 옛 대한생명 건너편에 자리 잡은 이곳은 2016년부터 지역활동전문예술인과 지역생활예술인, 지역청년들이 모여 ‘판’을 벌리는 곳이다. “지역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싶어요.” 강문발을 이끄는 한주이 대표 이사가 말했다. “‘공간’과 ‘프로그램 기획’ 파트로 나눠 운영 중이에요. 공간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육지원센터와 카페썸짓이 있는데요. 지금 카페 지하에 8월 말에 여는 것을 목표로 공간을 하나 더 만들고 있어요. 탁 트인 공간으로 주로 연습실이나 소규모 행사용으로 사용할 예정이에요. 물론 신청을 통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강문발은 6명의 직원과 4명에 별도 운영팀으로 움직인다. “카페썸짓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강문발에서 제일 중요한 목표 역시 지역에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고요. 특히 작년에는 여러 가지 활동을 많이 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청년문화프로젝트 <업사이클 놀이터>, 청년활동가 양성 과정 등이 있었죠. 강원문화재단, 원주문화재단, 원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와 협업을 하기도 했어요. 꼭 기관이 아니어도 돼요. 원주 노인복지관에서 문화예술을 활용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원주 점말 마을과 함께 관광문화상품 개발과 체험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최근에 원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와 지역청년이 모여 <청년, 문화를 지도(map)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들이 가진 원도심 지역의 추억과 청년들이 바라는 도시재생지역 아이디어를 공유해, 청년이 적극적으로 지역문제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다.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강문발은 협동조합을 거쳐 마을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2018년에 강원도 최초로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처음부터 마을기업으로 시작하지 않았어요. 4년 전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3개의 지역 그룹(전문예술인/생활문화/청년)이 모여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때 ‘시너지 효과’를 경험했어요. 전문성의 한계를 느끼는 지역청년 그룹을 위해 지역전문예술인이 나서서 도와주는 식으로요. 이후 단체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모였고 긴 고심 끝에 현재의 강원문화발전소 협동조합이 탄생했습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공동의 사업 목표보다는 각 그룹의 네트워크와 활동 욕구, 더 나은 활동을 위한 한계 극복에 제일 먼저 공감했다. “협동조합으로 시작했지만, 단체의 방향성을 두고 많이 고민했어요. 이즈음에 마을기업을 처음 알게 되었고요. 이후 마을기업 설립을 위한 설명과 여러 번의 교육을 받았어요. 하지만 마을기업이 ‘정말로 강문발과 잘 맞을까?’ 오랜 시간 동안 또 고민했어요.” 한 대표는 마을기업을 알아가며 사회적기업도 함께 고려했다. “마을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영리를 추구하면서 지역성을 녹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사회적기업이 가진 의미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비영리 단체와는 결이 다르죠. 고민 끝에 마을기업을 설립하기로 했어요. 그 후에 보조금이나 지원사업 없이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뒤 다음 단계인 사회적기업으로 가자고 마음을 굳혔죠. ”단계적으로 강문발을 발전 시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한 대표의 목표다. “처음 마을기업이 되고 ‘우리가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을 알게 됐어요. 강문발 구성원은 대부분 청년이기 때문에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조건에 딱 맞았어요. 억지로 자격 조건에 맞춘 것이 아닌 이미 가지고 있는 단체의 속성을 활용한 좋은 기회였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청년이 중심이 되는 지역문화콘텐츠를 만들기로 생각이 모였어요.” 지역 청년을 위한 허브 한 대표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지역’과 ‘청년’을 자주 언급했다. “원주에 사는 청년들이 어쩔 수 없이 원주를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1) 멘토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청년들의 니즈(욕구)를 더 또렷하게 접했어요. 우선, 지역에서 활동하고 싶은 청년들을 위한 연결고리가 더 많아지길 바라요. 강문발을 예로 들면 디자인이나 공간 운영은 청년을 중심으로 움직이지만, 경력자 인력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청년들이 굳이 큰 지역으로 가지 않아도 전문성을 키울 수 있어요. 다른 하나는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청년들이 키워졌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 같이 일하던 청년 중 한 명이 창업해서 퇴사를 했어요. 강문발이 일종의 ‘청년-일-지역’ 사이에 허브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이런 역할을 꼭 강문발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아니에요. 지역과 청년을 이을 수 있다면 어떤 단체라도상관없어요.” 강문발은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하고자 하는 방향이 명확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실험을 해보고 싶어요. 그 중 하나가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서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잡지를 만드는 것이에요. 일종의 소통지죠.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담을 수 있길 바라요. 이를 위해 이름만 데면 알만한 곳에서 편집장을 지낸 분의 도움을 받아볼까 생각중입니다.” 현재 강문발은 원주 지역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추후 이름처럼 강원도 모든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한편, 크리스털 실용 공예를 전공하고 예술인으로 등록된 한 대표는 대표직을 맡기 전 핸드메이드 쥬얼리를 디자인하고 납품하는 일을 했다. 지금도 카페썸짓 한편에 한 대표의 공방이 있다. 그래서 카페 곳곳에 영롱한 쥬얼리가 가득하다. 카페 간판에도 ‘Jewelry 한스톤’이 적혀있다. “쥬얼리 상품을 만들고 납품하는 일이 지루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어요. 전시회도 열었죠. 창작하는 일이 재밌고 잘 맞더라고요.” 반짝이는 쥬얼리를 만드는 손은 이제 새로운 꿈을 향한다. 한 대표를 비롯해 강원문화발전소를 이끄는 지역청년들의 미래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1)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마을기업, 협동조합 설립, 지역특화형 창업 등을 통해 지역에서 일자리를 갖고자 하나, 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다. 청년들에게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야별 전문가와의 멘토링을 기반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고, 지역 내 구성원들과 다양한 소통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여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주는 사업이다. ![]() 글 이지은 사진 원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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