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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에서 보낸 편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9-23
첨부파일 강원문화발전소.jpg 조회수 2,864

마을기업과 도시재생

전국적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마다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현장지원센터가 속속 들어서면서 원도심이 조금씩 활발해 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청년들이 모여들고, 주민들이 힘을 보탭니다. 도시의 역사와 문화가 오롯이 남아있지만, 자꾸만 잊혀져가는 것이 안타까운 사람들의 몸짓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도시재생 도시의 사례를 접하다보면 대부분 오랜 기간 노력한 흔적을 만나게 됩니다. 
지자체의 성과가 아닌, 지역 주민 주도의 오랜 노력을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시재생과 사회적 경제 조직과의 연대와 협업을 권장하는 것 같습니다. 점점 더 가속화되는 고령화 추세 속에 청년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하나의 출구이기도 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사회적 경제 조직의 하나인 마을기업은 그 중심에 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전국의 지자체에서 마을기업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을 실천하는 곳도 눈에 띕니다. 
주민이 중심이 돼 주민을 위한 마을기업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곳도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 상도4동 마을기업인 상4랑이 대표적입니다.
동작구 상도4동 마을기업인 상4랑은 상도어울마당을 올해 12월까지 시범 운영한 뒤, 2023년까지 3년 동안 운영·관리를 책임진다고 합니다. 서울시 1기 도시재생 사업 지역 5곳 중에서 마을기업이 도시재생 앵커 시설을 맡아서 운영하는 첫 번째 사례입니다.
상도4동은 전형적인 저층 주거 지역으로 2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65% 이상 차지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3.4%로 서울시 평균 12%보다 약간 높기도 합니다. 아마도 전국의 낙후된 원도심이 모두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따르면 도내 마을기업은 117개입니다. 과거에는 마을기업이라고 하면 대부분 농촌 마을을 생각했습니다. 공동체성을 따지자면 농촌이 훨씬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마을이란 것이 농촌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도심 속에도 마을은 존재했고,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새롭게 부상하는 신도심보다 오랜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원도심의 마을은 오히려 끈끈합니다. 
마을기업이 원도심의 과거를 소환할 수 있는 이유겠지요. 마을기업이 많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장 원상호


여는 글
한여름에서 늦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서있습니다. 아침저녁은 제법 선선해졌지만 한낮은 여전히 뜨거운데요. 올 추석은 한낮의 흘린 땀을 보름달을 보며 식혀도 될 만큼, 조금 빨리 찾아왔습니다. 

미디어에서는 연일 추석기차예매, 추석 장보기 등 추석과 관련한 소식을 전하고 대목을 준비하는 상인들은 분주히 움직입니다.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척을 만나러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합니다. 

한편, 몇 해 전부터 청년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한 ‘명절 잔소리 대처 메뉴얼’이 ‘취업’이나 ‘결혼’을 묻는 추석 단골 인사를 조금씩 바꾸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메뉴얼에는 “왜 연애를 안 하니”라고 물으면 “월 48만 7448원(월 평균 데이트 비용)을 지원해주신다면 하겠습니다.”라던가 “결혼 해야지”라고 말하면 “1억 1천 900백만원만 주세요.(평균 결혼 비용)”라는 식의 대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 억울한 면도 있습니다. 악의 없이 가벼운 안부 인사 차 전한 말일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가족이라도 연애나 결혼, 취업 같은 개인의 사생활을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의 안부인사 소재로 소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입니다. 굳이 이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소재는 많습니다. 아니면 침묵이나 경청이 훨씬 더 좋은 추석 인사가 될 수도 있겠지요.

명절의 순기능은 가족 간 공유와 화합입니다. 많은 분이 이런 순기능을 누리며 알찬 휴일을 보냈으면 합니다.

이번 호 주제는 생산과 조화를 함께 아우르는 [마을기업]입니다. 도내 유일한 청년 마을 기업 ‘강원문화발전소’ 대표와 조합원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지난 8월, 원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에서 열린 ‘공공구매설명회’ 소식도 전합니다. 수공예품으로 따뜻함을 전하는 ‘공방수작’과 향긋한 허브를 키우고, 그것으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허브이야기’ 인터뷰도 실었습니다. 

휘영청 밝은 달의 기운을 받으며 모두 흥겹고 풍성한 추석 명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글 이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