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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전문인력 양성과정 청년취업멘토스쿨 교육' 후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9-02
첨부파일 청년취업멘토스쿨.jpg 조회수 2,837

 


원주롭다?

경쟁이 근간인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 협동은 다소 피곤한 개념이다. 일부의 희생으로 나머지 무임 승차하는 무리까지 동등한 결과를 가져가는 부당함을 협동으로 보기 좋게 포장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그런지 차라리 혼자 고생하고 혼자 온전히 보상을 누리는 것이 더 마음이 편했다.

주체적이고 가장 나다운 원주살이는 무엇인지 한창 고민하던 시점에 배운 협동조합은 이전까지 협동을 향한 조금은 삐딱한 나의 시선을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협동조합에서 말하는 협동이란 누군가의 희생 또는 순응을 통해 ‘우리는 하나’임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보다 서로 다른 음역의 목소리가 동시에 만나 또 다른 공명을 만들어내는 합창에 가깝다. 내가 배운 협동은 우리가 서로 다름을 인식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그 차이가 어우러져 제3의 방식을 도출해내는 것, 이 과정을 기꺼이 제 몫으로 여길 때 비로소 우리는 협동했다고 할 수 있다. 

“원주롭다”. 

최근 원주 청년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접하는 일종의 신조어다. 뭘 할지 모르겠지만, 원주에서 살고 싶은 청년들이 자연스레 모였다. 비슷한 고민, 공통의 결핍을 발견했다. 개인의 힘만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음을 인지한 우리는 원주에서 더 잘 살기 위해 이제부터 같이 고민하기로 했다. 무엇이 연상되나? 지학순 주교와 장일순 선생이 활동한 1960년대부터 2019년 청년 간 연대는 어딘지 모르게 조금 닮아있다. 모여서 함께 고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여겨지는 것, 어쩌면 이런 모습이 가장 원주로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글 이효정



협동조합전문인력 양성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두 달에 걸친 협동조합전문인력 양성과정교육이 끝났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 어정쩡한 태도로 교육을 받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협동조합’, ‘협동’이라는 말이 다소 낯설었습니다. 협동조합의 정의, 협동조합의 7원칙, 역사 등이 반복되는 내용이 조금 지겹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지겹다고 생각했던 협동조합의 역사를 비롯하여 설립 절차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재무, 국내외 사례들을 배우는 동안, 협동조합에 무관심하고 무지했던 내가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 있어서 협동조합의 역할과 필요성, 협동이 가진 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내가 이미 이러저러한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참여하면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것, 협동조합 또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우리 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사회적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

습니다. 이틀에 걸쳐 원주의 다양한 협동조합으로 현장견학을 나갔을 때는 협동조합의 설립배경부터 성공적인 운영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방향을 잡아가며 노력해 온 그들의 좌충우돌 경험담과 선배로서의 조언을 들으며 때로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때로는 나는 저렇게 못 할 것 같다는 좌절의 감정 사이를 오가기도 했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협동조합 전문인력 양성과정 교육을 통해서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꿈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비록 꿈 없이 시작했지만, 교육이 끝나가면서 꿈을 꿀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국가와 사회를 향해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인생 2막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면 앞으로는 ‘내 인생 2막의 장은 내가 펼치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도 함께. 이제 나 자신과 사회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새로운 인생 2막을 스스로 가능하게 하는 꿈을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를 통해 이룰 수 있기를 나에게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무사히 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따뜻한 배려와 격려를 해주신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와 새움의 선생님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글 신중년 정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