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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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포맷변환]20170926_091412.jpg | 조회수 | 3,495 |
지난달 11일 오후 일본 나리타공항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행기로 2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나리타. 지바 현 생활클럽 생협 ‘바람의 마을’ 방문을 위한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가입 단체 일행은 비 내리는 나리타공항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하루 먼저 일본에 도착한 김영주 무위당만인회 고문님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김 고문님과 함께 미요시 생활클럽 전무님도 마중을 나오셨다. 그리고 일행이 몸을 실은 지바 현 행 JR열차는 45분을 달려 3박 4일 동안 묵을 목적지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일본의 노인과 장애인 등에 대한 아름다운 복지를 몸으로 느끼며 배울 것이다.
어제와 달리 맑은 하늘과 상쾌한 공기가 아침을 열었다. 덕분에 첫 견학지 사쿠사베 시설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날개를 단 듯 가벼웠다. 사쿠사베 시설의 지역주민 교류실과 데이서비스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되며 우리나라 주간보호소와 비슷하다. 지역 주민 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화교실과 회의실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2층에 위치한 그룹홈은 지바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만 이용할 수 있다. 회의를 거쳐 돌봐줄 가족이 없는 사람을 우선순위로 선정한다. 이용료는 개호介護(간병)보험을 적용할 때 10% 본인 부담금 외 그룹홈에 거주하는 월세를 포함 월 190만 원 정도다. 1인 1실과 공동거실·주방·목욕탕·화장실 등이 있고 직원 1명이 3명의 대상자를 보살피게 된다. 3층으로 이루어진 이 시설은 국세청 관사 이전 후 주민들의 복지시설로 설치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건립됐다. 고령자, 장애아동 및 지역주민이 교류할 수 있는 장소도 운영, 지역주민들의 복합적인 복지시설 역할을 하고 있다. 3층의 소규모 다기능 거택서비스센터에서는 자택생활을 기본으로 쇼트스테이, 재가방문서비스가 가능하다. 1명의 직원이 해당 대상자 1인에게 쇼트스테이를 하거나 방문서비스를 받을 때도 같은 직원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3층의 또 다른 중증 장애아 데이서비스센터는 정원이 5명이다. 방과 후 형태로 방학 기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영한다. 감각놀이를 통한 기능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사회복지사와 아동지도원, 간호사, 물리치료사가 같이 돌본다.
우리는 사쿠사베 시설 견학을 마친 후, 다음 견학지인 이나게빌리지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이시이 시설장의 도움으로 기관 차량을 이용, 두 번째 견학지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이시이 시설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생활클럽 무지개마을에 도착해서는 기무라 이사장님의 생활클럽 생협의 역사와 이념, 생활클럽 그룹의 활동소개 강연을 들었다. 생활클럽은 1965년 6월 시민이 주인공으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도쿄 세타가야구에서 탄생했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생활클럽은 급성장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생활클럽은 또 다른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이트 라이블리 풋을 1989년 수상했다. 특히 많은 조합원의 활동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데 기여하고 있다. 생활클럽이 실천해온 3가지 운동 (생활에 필요한 재료를 만드는 운동, 생활에 필요한 사회적 기능을 만드는 운동,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운동)은 시민자치를 강화하고, 시민사회를 확장하는 데 있다. 그 외에도 에너지 7원칙, 복지·서로 돕기 8원칙 등 생활클럽의 규칙을 만들어 함께 성장하는 운동을 해오고 있다. 생활클럽 그룹의 복지 활동은 고령자 지원(방문개호, 방문간호, 데이서비스, 소규모 다기능, 주택개호지원, 단기입소, 요양원, 그룹홈, 거주, 개호복지 용품, 식사서비스, 이동서비스)등이 있고 육아지원(보육, 육아광장, 그룹보육, 일시보육), 장애인지원(방문개호, 방과 후 아동데이서비스) 등이 있으며 생활곤궁자 지원으로 가계재생지원대출사업을 하고 있다. 조합원뿐 아니라 일반인도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시 조합원 가입을 권유한다. 신용대출이 아니라 연대보증이다. 원주에서는 갈거리사회적협동조합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노숙인 등 극빈층을 대상으로 금융기관 역할을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강연을 들은 후 이나게빌리지 시설장 시마다의 안내로 시설 견학을 시작했다. 빌리지에는 진료소와 의사 1명, 간호사 2명이 근무를 한다. 오전에는 지역 주민이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다. 데이서비스센터의 정원은 30명인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목욕, 점심, 재활훈련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오전·오후로 나눠 점심을 먹지 않는 재활형 데이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주 6일 운영되고 일요일은 휴무다. 사쿠사베 시설과 마찬가지로 장애아 데이서비스가 진행되며, 운영도 사쿠사베 시설과 동일하다. 이곳 시설에는 고령자임대주택 서비스가 제공되며 그룹홈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하는 분들이 이용한다. 하지만 개호보험으로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임대료가 비싸 아무나 이용을 못 한다. 놀이방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유아 및 부모를 대상으로 운영 되는 양육지원활동이다. 이 시설은 아기와 엄마가 함께 노는 공간이고 전담 인력이 있어 육아에 관한 상담도 한다. 지바시에는 6개 구가 있는데, 3개 구에 어린이 리렉스관이 있어 월~토요일 운영 된다. 놀이방은 지바시에서 생활클럽에 양육지원공간을 넣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있어 주 1회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놀이방은 지바시 위탁사업 중 하나이다. 이 밖에도 찻집, 이탈리안 레스토랑, 복지용구사업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나게빌리지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종합 복지 시설이다.
시설 견학을 마친 후, 생활클럽을 위해 누구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이케다 이사장님으로부터 저출산/고령화, 격차 빈곤, 일본의 현상과 과제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이케다 이사장은 “정부는 지역공생케어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바람의 마을에서 생각하는 지역 공생케어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주고받는 사람이 되는 것을 지역공생 케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고령자를 위한 개호보험을 보면 지원에 따라 등급이 있고, 등급이 내려갈수록 요개호도要介護度가 내려가는데 일본 정부에서는 자립도를 높이려고 이 등급을 내리려는 생각이다. 하지만 바람의 마을에서 봤을 때는 단순히 등급만 내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효과적인 등급 판정을 내릴 수 있는 판정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지바 생활그룹 간 통일방침을 세우는 것이 목표다. 생활클럽 지바마을, 생협 생활클럽 무지개 마을, NPO바이크케어, 워 커즈 콜레티브 지바 현 연합회(노동자 협동조합), 지바심의활동 심의지원사업(NPO활동 중간 지원 사업), 비누마을(40년 전부터 합성세제는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근절 운동을 하고 폐식용유를 회수하여 천연비누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지구시민 교류·기금 아시안(파키스탄, 네팔 등 제3국 지원 NGO 단체), 하구꾸미의 숲(바람의 마을에서 만든 지원 시설을 지지 하는 모임), 유니버설 취로 등의 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위 시설들의 통일 방침 중 첫 번째 안심케어시스템은 이용 계약 시 임종까지 책임지는 서비스 제공이다. 계약을 맺지 않은 사람이라도 사업 내 지역주민이면 책임을 지고 보살피자는 신조고, 두 번째는 지역주민이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사회복지 법인에서는 이용자에 대해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용자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지역이 활용되어야 한다고 한다. 세 번째는 유니버설 취로이다. 일 하고 싶지만 일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일자리 연계, 권리 옹호, 학대방지 노력은 자신들이 하는 하나의 일로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 둘째 날
둘째 날, 숙소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돈보샤 사쿠라 장애인 작업장으로 향했다. 지바 현 사쿠라시에 위치한 이 시설은 지적장애인 작업장으로 장애 정도에 따라 적합한 일을 시킨다. 취업준비를 위해 취로계속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2년 교육 후 취업을 하게 된다. 이 시설에서는 채소다듬기를 비롯해 채소 절임과 쿠키 만들기, 젓가락 포장 등 간단한 농산물 가공일을 한다. 이 생산품은 직매장에서 판매, 지역주민들이 장애인 작업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한다. 시설 뒤쪽에는 비닐하우스와 밭이 있어서 직접 농사를 짓는다. 장애인들은 일하고 월급을 받음으로써 한 사람의 몫을 다한다는 자부심이 생겼고 지역주민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더불어 고사사야마 시설장은 자주감사, 자주기준에 맞춰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생활클럽의 생협 중에서도 기준이 엄격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샤워, 금속탐지기, 세균감지검사 등을 자체적으로 실시하여 청결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보호작업장에서도 이처럼 직접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한다면 그 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의 사회적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됐다. 장애인 작업장을 나와 한적한 도로를 달려 중증 장애아 시설에 도착했다. 이 시설은 특이하게 천장이 높았다. 왜 높을까? 중증장애시설이라 대부분 이용자가 누워있기 때문에 천장이 높다고 한다. 스스로 움직이거나 말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용자가 대부분이다. 그런 대상자를 혼자 둘 수 없어서 1대1로 돌보고 있다. 또 의료 케어도 필요한 사람이 많아 간호사 2명이 항상 상주한다. 직원들 역시 간단한 의료케어를 할 수 있도록 계속 학습하고 연습한다. 이 시설에 일하는 직원들 대다수가 보호사자격증이 없다. 시설장은 자격증보단 성실성과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뽑는다고 한다. 우리도 깊이 생각해 볼 문제였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마을 일행은 바람의 마을에서 최초로 만든 시설 특별노인요양홈 야바타 견학을 위해 다시 버스에 몸을 실었다. 특별노인요양홈 야바타는 단기스테이시설과 데이서비스센터, 노인요양홈이 있다. 기존의 노인홈은 4인 1실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본 최초의 1인 1실을 기본으로 개원해 1년 뒤 노인요양홈의 새로운 모델로 지정되었다. 1유닛에 7명 정도 있고 총 4개의 유닛으로 운영한다. 이 시설은 혼마치와 신마치 두 개로 나누어져 있다. 두 곳 다 넓고 퀘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혼마치는 2000년에 준공, 입소자 50명 쇼트스테이 10명이 거주하고, 신마치는 2011년 증축되어 입소자 30명 쇼트스테이 7명이 거주한다. 이곳에 거주하는 입소자들은 정해진 시간이나 계획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이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식사하고 싶을 때 밥을 먹는다. 1인 1실로 운영되며, 각 유닛마다 리빙 룸, 세미퍼블릭룸이 있다. 시간대별로 공간을 선택하여 사용 가능하다. 주방 개수대가 휠체어 높이에 맞춰 있어 식사 후 본인이 스스로 정리를 하는데, 이것은 본인의 힘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용자는 최상의 서비스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특별노인요양홈의 경우는 본인의 힘으로 식사, 배설, 입욕 하는 것을 권한다. 이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시설 관계자는 강조한다. 바람의 마을에서 운영하는 보육원 원생들은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특별노인요양홈 야바타에 와서 정서교류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