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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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포맷변환]1507595442c9fabddc24bba430370925f2529978bb.jpg | 조회수 | 3,744 |
“또야? 대체 뭘 먹어야 해!” 얼마 전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어 매스컴이 떠들썩했을 때 엄마들이 나눈 이야기다. 그간 먹거리 불안이 계속되어 오던 차에, 조리도 쉽고 가격도 저렴해 온가족이 즐겨먹던 계란에서까지 문제가 발생했다. 대량생산을 위해 편리함을 추구하고, 그렇게 생산된 먹거리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계란에 직접 뿌린 것이 아니었음에도, 진드기퇴치용으로 닭에게 뿌린 살충제 성분과 십 년 전에 농사를 짓기 위해 흙에 뿌렸던 농약 성분이 모이를 쪼아 먹던 닭에게 흡수된 것이다. 오래 전에 뿌렸던 농약이 아직도 모래에 남아있다니 얼마나 지독한 놈일지 새삼 궁금해지기도 했지만 참으로 무서워졌다. 날것으로 즐겨먹는 농산물에서는 어떨까. 십 년 동안 비를 맞으면서도 없어지지 않았던 농약 성분이 먹기 전 잠깐 물에 씻는다고 해서 금세 없어질까?
생생마켓이 문득 생각났다. ‘친환경 농산물과 요리 그리고 사회적경제 – 생생마켓’은 지난해 토닥토닥원주맘협동조합이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와 강원로컬푸드협동조합, 청춘팩토리와 함께 기획·운영해 시작된 플리마켓이다. 생생마켓에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출점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면, 먼저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지부터 묻는다. 그러면 “농약을 치지 않으면 농사가 잘 안 된다.”라고 말하거나, 갑자기 친환경농사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곤 한다.
❶ 협동광장 마켓은 장기적이고 정기적으로 운영한다. ❷ 로컬푸드 판매를 원칙으로 하되, 친환경 농산물 판매를 지향한다. ❸ 원주·횡성 지역을 중심으로 참여자를 모집하되, 강원도 전역에서도 참여가 가능하다. ❹ 농사를 직접 지은 직접 생산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 예외 ① 직계가족의 생산물 ② 사회적경제단체 직원, 조합원 참여 판매 ❺ 수공예품은 전체 참여자의 20% 미만으로 한다. 인근 상가와 최대한 중복되지 않는 품목으로 상생을 지향한다. ❻ 일회용품은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다. 종이컵, 일회용 용기 사용은 최대한 자제한다. ❼ 협동광장 마켓의 참가 단체(개인 포함)에게 참가비를 받으며 본 수익금은 마켓 운영비로 활용한다. (판매 금액의 10% 기준) ❽ 협동광장 마켓의 운영에 대한 회계는 투명하게 공개한다. ❾ 참여자들 간의 교류(네트워크)를 통해 장기적인 마켓운영에 대한 신뢰를 구축한다. ❿ 협동광장 마켓 참가 단체의 자기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개별 홍보(홍보, 회원 가입 유도 등)는 적극 권장한다.
참여하는 셀러들과 단체들이 계속해서 바뀌었고, 농산물이 나오지 않는 겨울과 봄이 지났다. ‘1년만 버티자’고 생생마켓 기획단과 농부들은 주문을 외웠다.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았지만, 생생마켓은 이제 곧 1년이 된다. 그동안 참 잘 버텨왔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회의를 열어 의견을 나눴고, 막걸리 파티, 셀러들과 함께 참여했던 지역축제나 행사가 참으로 즐거웠다. 함께하는 이런 일들이 네트워크의 장이었고, 버팀목이었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려는 고집을 한 번도 화내지 않고 들어주려 애쓴, 회계를 도맡아 준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승현 국장과 박경남 씨, 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는 청춘팩토리 장영덕 대표와 강원로컬푸드협동조합 김동필 대표 또한 생생마켓의 큰 버팀목이라 생각한다. 언제나 꾸준히 참여해 마켓을 풍요롭게 해 주는 청년농부들 또한 참으로 소중하다. 늘 초심이 중요하다. 시작하면서 세웠던 초심, 운영 원칙을 잘 지켜간다면 생생마켓은 계속 잘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일회용품 사용자제 원칙은 지키기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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