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6-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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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스토리_메인.jpg | 조회수 | 2,760 |
2019 『사회적경제란 무엇인가』
지난 4월 10일 원주네트워크 사무국 강의실에서 『사회적경제란 무엇인가』를 읽고 저자 김기섭 박사와 함께 진행하는 학습 모임이 열렸다. 이 날 강의 주제는 『사회적경제란 무엇인가』 중 제2장 ‘교역의 역사’였다. 이 주제로 2시간 동안 강의가 이어졌다.
교역의 역사 ‘교역의 역사’는 크게 교역의 구조, 교역의 태동과 공양, 재분배의 등장과 변화, 시장의 역사와 시장 시스템의 융합 장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교역의 구조 교역은 호혜, 재분배, 상품교환 유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호혜는 우애·사랑·협동을 목적으로 하며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사용가치의’ 증식과 확장이 목적이다. 재분배는 어느 중심에 모았다가 다시 나누는 행위이며 국가가 세금을 걷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제공자와 수령자가 같은 형태, 즉 ‘생명가치’를 추구한다. 상품교환은 화폐를 시장에서 사고파는 것이며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 화폐로 환산 가능한 ‘교환가치’가 얻고자 한다. 저자는 호혜와 재분배는 반대급부가 따를 수 없는 ‘사회적 교역’이며 상품교환은 반대급부가 따르는 ‘경제적교역’이라고 주장한다. 교역의 대상을 ‘상품’으로 한정하지만 상품이 아닌 것 즉, 허구 상품인 ‘노동’ ‘토지’ ‘화폐’도 포함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교역에서 교환되는 것은 상품이지 인간 활동의 다른 이름인 노동, 자연의 다른 이름인 토지, 구매력의 상징인 화폐는 팔기 위해 생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허구상품을 무조건 막기보다는 교역하지만 교환되지 않게 하는 것, 즉 교환될 수 없음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함께 얘기한다.
교역의 태동과 공양 교역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전쟁도 일종의 교역으로 점차 갈등과 싸움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상의 목적으로 교역 활동이 활성화된다. 초창기 교역은 ‘침묵교역’으로 공동체와 공동체 경계지역인 중립지에서 이뤄졌다. 동북아시아에서는 큰 나무인 박달나무 아래에서 이뤄졌다. 이후 공동체가 공동체를 초대하는 ‘방문교역’으로 바뀌었다. 이런 교역은 고조선의 기틀이 마련되어지는 시기, 다양한 공동체와 공동체가 만나는 신시(神市)라는 장소에서 제사와 축제와 함께 이뤄졌다. 저자는 신시에서 우리 역사에서 최초로 제도화 된 교역 유형인 호혜가 이뤄졌다고 얘기한다. 또한 당시 사람들은 지금과는 달리 교역에서 교환되는 물품을 물질(Material)로만 이해한 것이 아니라 정령(Animal)이 깃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간의 노동을 지금처럼 절대 우위적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며 심지어 자연의 정령을 손상하는 행위라고 까지 여겼다. 그러나 현재 시장사회에서 자연은 더는 정령이 아니라 물질일 뿐이며 경제학자 막스 베버의 말처럼 영적인 것, 주술적인 힘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소외당하게 되었다. 저자는 앞으로의 교역이 자연의 호혜에 인간이 답례(=공양)해야 자연과 인간의 교역이 지속한다고 주장한다.
재분배의 등장과 변화 재분배는 국가가 태동하기 이전인 원시공동체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때의 재분배는 토지(자연)를 빌려 쓰며 수확물 일부를 바치는 형태였다. 이것은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증여받았다는 인간의 부채 의식, 증여받은 것 가운데 일부를 내놓아 더 큰 증여를 구하려는 답례 행위였다. 이런 행위의 제도화 된 의식이 제사였다. 제사는 공동체가 생산 소유한 것 일부를 재원으로 충당했으며 공동체가 소비하고 난 나머지에서가 아니라 소비하기 전에 미리 마련했다. 호혜와 재분배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아주 다르다. 호혜의 상대는 인간(공동체)이고, 재분배의 상대는 자연이다. 호혜는 인간-인간의 교역이고 재분배는 인간-자연의 교역이다. 한편, 이런 재분배 활동은 국가의 영향력이 세지면서 약화하여 점차 제도화(세금)되기 시작하며 본래 의미마저 퇴색되었다. 특히 사회가 국가로 대체되면서 재분배의 세속화가 진행되었다. 세속화는 ‘자기목화’를 의미한다. 재분배는 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증여가 아니라 권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시장의 역사와 시장 시스템의 융합 국가에 의해 엄격히 통제된 시장인 시전(市廛)과 달리 장시(場市)는 과거 사람들이 정보를 나누고 유희를 즐기며 민의를 형성하는 유기적인 시장 형태이다. 시전과 장시는 구분되어 사용했지만 점차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시장이 되었다. 지금의 시장은 작은 시장이 큰 시장으로 확대되거나 큰시장이 작은 시장을 포섭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세계적 태동했던 시장이 국가와 자본에 의해 국내적이고 국제적으로 다시 연결되었다. 이처럼 지금의 모든 시장은 자기 나름의 성격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신시·장시·시전으로 대변될 수 있는 대외적시장·국지적시장(Local Market)·국내 혹은 세계시장(Glober Market)중에 대외적시장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교역이 직면한 문제는 세계시장의 확대가 아니라 시장 시스템의 획일화에 있다. 대외적시장의 증여와 답례, 선물(공물)의 제공, 생명가치의 추구가 현재의 시장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 토대 위로 인간의 교류, 노동생산물의 교환, 사용가치의 추구라는 장시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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