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기록실


지바 현에서 만난 바람의 마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6-28
첨부파일 20180628_152731.png 조회수 2,763










일본 지바 현에서 만난 바람의 마을

지난 10월 31일 부터 11월 3일 까지 3박4일 일정 으로 방문단 14명과 함께 3기 단장 직함을 가지고 일본을 다녀왔다. 먼저 다녀온 분들을 통해 1인 1 실의 노인요양복지시설 등과 인간의 존엄성을 중 시하는 체계적인 복지시스템을 갖춘 선진기법의 복지시설이라는 칭찬과 다양한 봉사자들의 활동 등은 우리가 배워 와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접하게 되었다. 출발 일주일 전 지하상가 네트워크 강당에 서 미팅이 이루어졌는데, 김영주 회장님과 송정부 교수님께서 방문취지와 목적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다. 강의를 들으면서 비로소 단순한 견학이 아닌 특별한 사명감이 필요함을 직감하게 되었다. 우선 첫 번째 목적이 ‘협동조합과 사회복지 법인의 새로운 관계모델 형성’이라는 데 주목하게 되었다. 신용협동조합의 지상목표가 ‘복지사회건설’이고 이 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신협 내에서 다양하게 진 행되어왔고, 사회복지법인 역시 지역사회 복지실현 을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활동을 해왔는데 이 양자 가 따로따로가 아닌 하나의 관점을 바라보고 있고 서로 힘을 합쳐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모델 을 찾자는데 신선함을 갖게 되었다. 무한경쟁의 치 열한 금융 각축 시장에서 우리 신협의 가장 큰 경쟁 력과 비전은 신협본래의 근본이념을 토대로 한 새 로운 변화를 시도 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주민참 여형 사회복지서비스 개발’이라는 말에 시선이 멈 추었다. 개인적으로 신협생활 30년 가까이하며 가 장 좋아하는 문구가 ‘더불어 함께’인데 각자도생(各 自圖生)의 시절에 자기를 희생해 가며 스스로 참여 하는 봉사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음인데 일본의 생협에서는 이를 어떻게 개척해왔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다른 두 가지 목적 ‘이윤추구가 아닌 존엄 돌봄이 가능한 노인요양서비스 모델 추구’ 그 리고 ‘민-관협력(거버넌스)을 통한 지역밀착형 사 회서비스 개발’이라는 목표도 방문 목적에 있어 흥 미를 갖게 했다. 방문단의 구성원도 흥미로웠다. 처 음에는 당연히 우리 네트워크 단체 소속인 임직원 들로 구성되어 있을 것을 예상했는데 뜻밖에 사회 복지 각 분야 전문가들과 시의원, 도의원까지 참여 하여 이번 방문단의 연수가 의미 있고 뜻깊은 연수 가 되어 감사했다. 일본은 개인적으로 두 번째 방문인데 선입견으로는 무례한 정치인들의 모습이 떠올랐는데 의외로 순박 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과 어디를 가든 친 절하고 깨끗이 정돈된 모습은 방문단이 쉽게 안정 을 찾게 했다. 일본 지바현의 사회복지 법인은 크게 ‘노인요양 복지시설’, ‘중증 장애인시설’, ‘보육시설’ 의 세 가지로 분류 된다. 우리나라에도 같은 시설이 많이 있지만 특별한 차이점이라면 이 모든 시설의 중심에 인간애가 가득 담겨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는 것이다. 우선 노인요양 복지시설을 들여다보면 요양이 필요 한 노인들을 매일 아침에 모셔와 저녁에 모시다 드 리는 개호 서비스와 중증 치매 노인들이 주거하며 함께 지내는 시설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모든 시 설의 공통점은 사용자 즉, 어르신 개개인의 입장에 맞추어 모든 것이 설계되고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다. 시설의 모든 부분들이 철저히 운용자 위주의 시 설이 아닌 환자 개개인의 눈높이와 편의시설에 맞 춰져 있다는 것이다. 환자의 개념이 아닌 인간 개개 인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받게 하고 싶다는 것이 주된 목표로 되어 있습니다.
화장실, 목욕시설, 의자, 책상, 이동시설 등등의 다 양한 시설이 세심한 배려와 애정 어린 손길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중증 치매 노인들을 위한 ‘바람의 마을’ 시설은 설계 기초단계부터 환자 중심 으로 설계 되어 신축되었는데 환자들 개개인의 인 격을 존중하여 독실을 사용하게 하며 집에서 사용 하던 용품들을 가져와 시설이 아닌 본인의 집에서 사는 것처럼 느끼게 배려하고, 5~7인이 함께 이용 할 수 있는  단위로 설계해 거실 형태의 다용도 이용 시설을 통해 이 공간에서 한 식구처럼 생활하며 무 료함을 없앨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 이동 통로에도 편의 시설과 정원이 갖추어져 있어마치 이웃집에 마실을 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이 모든 시설들이 철저히 이용자를 위주로 한 환자 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이 담기지 않고는 생각 해낼 수 없는 시설로 만들어졌음에 감탄할 수밖에 없 었다. 중증장애인 시설장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생각 할 때는 중증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되 지만 장애인도 엄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인격체로 서 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사 소한 일상 속의 소통만으로도 그들도 사회의 한 구 성원임을 인지하게하고, 삶의 가치를 스스로 깨닫 게 해주는 세심한 배려와 간병은 장애인을 바라보 는 우리의 시선방향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생각 을 갖게 했다. 그리고 보육시설 또한 자연 속에서 자연 그대로를 어린이들이 체험하고 스스로 자립 할 수 있는 의지를 키우게끔 설계되고 가르치고 있 음에 감명 깊었다. 이 모든 시설의 중심이 운영자 위주의 사고보다는 이용자 위주의 사고를 중심으로 하여 설계되고 이 모든 시스템에 봉사를 밑바탕으로 한 주민참여형 복지시스템이 작동되고 관리 된다는 것이다. 이러 한 과정까지는 많은 희생이 뒷받침되어야 함인데, 이는 비영리의 사회복지 법인으로 조합원과 주민 들에게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 하며 인간애에 호소한 결과이지 않을까? 
이런 시설을 보며 우리도 한 생각만 바꾸면 얼마든 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나라의 요양 시설과 복지시설은 대부분 민간이나 관 위주로 설 계되고 운영되다 보니 수익성과 편리성에만 치중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복지는 수익성을 담보로 해서는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개인과 영리법인의 영역이 아닌 사회공헌형 비영리 법인으로 운영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영 리의 협동조합과 사회복지법인이 나서서 조합원과 주민들의 참여형 복지(봉사)를 이끌어 낼 수만 있 다면 정부에서 진행하는 개호보험(요양보험)만으 로도 충분한 운영이 가능함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 전제 되어야 할 것이 참여형 복지 마인드를 우리주변에 전파하고 조성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이끌어 내야함은 우리 네트워크 소속 단 체들의 책임이고 숙제인 듯싶다. 
우리 사회에서 복지사회의 구현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일상 속에 있음을 이번 연 수를 통해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복지사회의 실현이 목표를 세우고 체계적으로 거창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내 주변을 애정 어린 눈으로 되돌아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들 여다보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다. 일본 지바현의 ‘바람의 마을’ 설립과정을 들여다봐도 생협 차원에 서 처음부터 복지법인 설립을 검토했던 것은 아니 라는 것이다. 이케다 이사장께서 생협 활동의 한계 에 머물지 않고, 인간애를 바탕으로 환자의 입장에 서 새로운 시각으로 주변을 되돌아보며 사회복지 에 한 발짝 먼저 다가서서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노 력했던 결과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생협이 생협의 시각만으로 생협 일에만 충실했다 면 결코 현재의 ‘바람의 마을’을 설립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훌륭한 사회복지법인이 만들 어지기까지는 ‘바람의 마을’ 설립부지 수십만 평을 선뜻 내어준 조합원 독지가, 그리고 지역 자치단체 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도 중요했지만 생협을 생 협운동에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 여 사회복지에 관심을 기울인 열정의 리더십이 있 어 가능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 원주의 협동조합도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일에 충실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진정한 복지사회 구현을 위 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생협은 이러한 하나의 시설을 만들기까지는 정 말 많은 시간의 대화와 토의 그리고 소통의 과정을 통 해 얼개를 세우고, 그리고 점검하고 점검한 후 구체적 실행 방향을 설정하여 진행한다고 한다. 우리는 우물에 서 숭늉 찾기란 속담이 낯설지 않은 세상 속에서 매일 빨리빨리를 외치며 산다. 일본의 생협이 단계별로 얼마 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를 체계적으로 들여다보 며 현재의 우리모습을 반추해 보아야 할 것 이다. 어설픈 복지가 아닌 우리 삶속에 진정어린 복지를 구현 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한 단계 차분히 준비하고, 마음 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네트워크, 아니 우리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들 이 진정한 사회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고, 함께 고 민하고, 함께 가고자 하는 마음을 이끌어 낸다면 우리 도 일본 ‘바람의 마을’에 견줄 수 있는 주민 참여형 복지 법인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연수 를 통해 우리 연수단은 원주에서도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음을 볼 수 있었고, 힘을 얻고 온 뜻깊은 시간이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복지는 꿈이 아니 다. 복지는 현실이다. 우리 주변을 애정어린 눈으로 둘 러보면 복지는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꿈은 원대하게 그리되 지금부터 우리주변을 둘 러보며 원주만의 장점을 살린 사회복지 서비스의 얼개 를 그리며, 자주 만나고, 마음을 모으고, 고민하며 차분 히 준비하여 협동조합의 산실인 원주만의 특화된 사회 복지법인 설립을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함 께’하는 복지사회 건설을 위해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주 길 기대해 본다.  






글 정용호 원주밝음신협 상무